[69세] 믿고 보는 배우 예수정님을 위한 영화 (약스포)

믿고 보는 배우 예수정님의, 예수정님에 의한 예수정님을 위한 영화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사회 신청을 사실 조금 망설였었습니다. 무슨 이야기에든 과히 이입하는 편이라서 자칫 마음을 너무 많이 다치게 되진 않을까 염려가 되었거든요.. 허나 다행히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정도'를 아는 우아한 영화였습니다. 극사실주의를 표방한답시고 주인공을 전력을 다해서 학대하며 그 과정을 집요하리만치 빠짐없이 담아내어 레이가 자주 듣던 "이럴 필요까진 없잖아!" 란 말을 절로 내뱉게 할만큼 관객을 고통스럽게- 질리게 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충분히 이 영화만의 고상한 방식으로 고통을 안겨 주었습니다. 속이 상했고 슬펐고 외로워졌고 또 얼만큼 시원하게도 했습니다. 평생 늙지 않을마냥 외면하던 노년의 아픈 삶을 직시하게 하며 자연스럽게 이게 남일이 아닌 나의 일로 여기게끔 하였습니다. 고운 우리 어머니의 머지 않을 미래와 제 장래를 덧 입혀보게끔 했더랬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바라게도 했습니다. 모쪼록 우리가 몇 살을 먹건 어떠한 모습으로 어느 시대를 살아가건 그 곳에서 최소한 존중 받을 수 있길- 하고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저한테는 이 영화가 좋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다시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참입니다.

덧+ (배우 설정 관련 약스포)

웹드 xx에 이어 여기에서도 역시 xx한 역으로 나와주고 계신 배우 김준경님. 자주 뵌 건 아니지만 이런 류의 역에 심히 찰떡이시라 안쓰러우면서도 한편으로 대견하기도 하더랬습니다. (너가 뭐라고) 언젠가 제 안에 박힌 이 불쾌한 이미지를 털어버리실 수 있길, 응원하고픈 인생 캐릭터를 만나실 날이 오길 소소히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