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 [양치기 여성과 일곱 노래] 짧은 후기 (raSpberRy님 나눔)
2020년 21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으로 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 (명씨네)와 압구정 CGV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인도 국경지역 너머 소수민족 여성이 한 유목민 남자와의 결혼과 삶을 다루는데, 7개의 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각 장의 성격에 맞춰 구음의 전통노래를 부르거나 배경음으로 흘러나옵니다.
라일라는 아름다운 용모를 지녔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족간의 이해와 구혼자의 의지로 결혼하게 됩니다. 아마 아버지의 부재로 오빠가 대신 혼약의 서약에 증인이 되는군요.
관리하는 경찰관이나 공무원은 핸드폰으로 통화해도 라일라의 고향이나 시집간 곳이나 둘다 너무 외진 빈민마을이라 아직 마을 주민은 신분증이 없이 이장이 마을 전체를 대표합니다.
라일라는 남편이 있는 새색시임에도 마을 관리 공무원들이 어떻게 해볼 심산으로 수작을 걸지만 라일라에게 혼쭐이 납니다. 라일라는 이 사실을 남편에게 알리지만, 남편은 그저 윗사람 비위를 거스르지 말라고 합니다. 라일라가 외간남자에게 강간당해도 참느냐고 화를 내자, 남편은 가난한 곳에 예쁘게 태어난 탓이다라고 할뿐입니다.
그래도 마을 말단 공무원이자 남편이 호형형제하는 자가 계속해서 라일라를 유혹하자, 라일라는 매일밤 약속장소를 잡지만 잠든 남편에게 구실을 불러 대동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로 여러번의 게임을 은근 즐기는 듯한 라일라.. 끝에는 마치 신화처럼 모든 것을 내던지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듯합니다.
뱀의 허물을 통해 인간의 삶의 무게는 육신에 한정된 것인가 시를 통해 철학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사실 영화속 흘러나오는 삶에 대한 노래 가사도 시의 일종이라 볼 수 있겠네요.
인도영화라도 인도도 워낙 지역이 방대해서 흔히 우리가 접하는 발리우드 영화 외에 주제와 장르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라일라의 결혼을 통해 전통적인 여성의 지위와 사회적 역활이 제한되고 남자에 의해 종속되는 모습에다 여전히 카스트 등 계급사회가 만연한 인도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좀 씁쓸하더군요.
인도영화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색감대신 어둡게 가라앉은 화면으로 무게감을 더하는데, 가장 환한 화면들은 극중 라일라가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라스퍼리님의 나눔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중 하나인 독특한 인도영화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