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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수다 [어게인] 응원을 해주고픈 한국뮤지컬 영화 (hdj0201님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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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포를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시놉시스나 예고편 등 사전 정보를 최대한 차단하는데, 최근에 주로 음악과 관련된 외화 - 슈잉! 블루노트레코드 스토리, 프리저베이션 홀 밴드, 집 없는 소년 레미 등등 - 수입과 배급을 하던 에스와이 코마드에서 한국독립영화 배급을 담당해서 호기심이 일었어요. 거기에 겨울 청아한 푸른빛 포스터에 이끌려 예고편을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뮤지컬 영화라....!

 

뮤지컬 영화는 작곡가 및 노래를 소화할 수 있는 역량있는 배우 섭외에, 극영화와 다른 연출로 거대자본이 필요하다 생각한 장르인데, 겁없이 한국 독립영화서 출사표를 던졌다니 꼭 봐야할 것 같더군요. 158억 자본이 들어간 <스윙키즈>는 흥행참패를 맛보았고, <어게인>은 저예산 독립영화라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다소 무모해 보일지라도 시도를 한 것 자체에 높이 평가해주고 싶고, 기대 이상으로 즐겁게 보았습니다. 

 

또한 어느 뮤지컬 영화던 캐치송처럼 귀에 남는 곡 하나라도 있으면 나름의 성공이라 보는데, 이 영화 오프닝곡은 귀에 착착 붙더군요. “내 이름은 조연주, 하는 일은 조연출...” 주인공 조연주는 조연출 10년차로 학수고대하던 감독 데뷔가 무산된 후 실의를 안고 고향에 돌아가는 길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요즘 흔한 청춘 성장물입니다. 이제껏 남성의 성장영화가 거진 대부분이다가, 요즘 들어 주인공을 여성으로 둔 성장영화가 많아졌습니다. 어게인은 <찬실이는 복도 많지>처럼 여성 영화인의 갈등과 성장담을 담고 있지만, 뮤지컬 영화란 장르적 차이 외에도 내용의 톤이나 주인공의 성격은 사뭇 다릅니다. 찬실이는 힘들어도 오뚜기처럼 벌떡 일어나는 긍정적인 캔디형이라면, 어게인의 조연주는 패배주의적이고 강강약약의 성향으로, 자신에겐 잘하는 사람들, 특히 가족에겐 이기적이고 못되게 굴어서 처음엔 공감하기 힘들었어요. 

 

그러다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성이 주인공인 성장영화에 숱한 변명으로 후회 가득한 패배자와 허무주의자, 심지어 범죄로 빠져 공감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나는 왜 여주인공에겐 완벽함을 요구할까란 현타가 오더군요. 성공한 사람을 통해 얻는 대리만족은 즐겁지만, 실의에 빠진 사람들을 굳이 영화서 보고 싶지 않는 마음이 큰건가 싶더군요. 또한 성공한 여성들에게 보낸 찬사 이면엔 시기어린 질투와 평에 빠지지 않는 말이 있습니다 "독하고 싸가지가 없어서 저만 알고, 같은 여성의 희생이 담보가 되었다"...ㅎ

 

주인공 조연주는 아직 감독으로 데뷔하지 못했기에 성공했다 볼순 없지만, 그동안 영화일 하느라 가족은 등한시하고, 아버지 임종을 지키지 못했으며, 오랜만에 집에 내려와 하는 행동은 그야말로 밉상입니다. 새벽에 잠들어 대낮에 일어나면 깡소주를 먹거나 가게 점원 및 외삼촌은 알아서 각자 식사를 챙기는데, 손님처럼 이거 내오라 명령에 동생의 쌓인 울분이 터집니다. "언니는 최악이야, 늘 제멋대로에 엄마 사랑을 독차지하고, 가게일은 나몰라라...덕분에 내가 늘 착한딸이여햐 했다" 대사는 그야말로 장녀, 장남 등에게 억눌리는 동생들의 대변인같더군요. ㅎㅎ 여기서 영화에 주로 흐르는 잔잔한 발라드 대신 락과 트로트가 가미된 노래가 사이다를 퐁퐁 뿜어냅니다. 

 

주인공은 집에다 어리광을 피우며 지친 마음에 위로를 받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남자동기는 진작에 감독으로 데뷔했는데, 자신은 이번엔 회심작이란 시나리오 마저 10년간 헌신했던 소속사 대표에게 퇴짜를 받고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대표가 꿩대신 닭격으로 수입 좋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줬지만, 장소는 공교롭게도 몇년 내려가지 않았던 고향인데다, 간만에 만난 소꿉친구와는 서로 알게 모르게 상채기를 주거니 받거니 합니다. 꿈을 쫒지만 남들 눈에는 시간 많은 준백수, 꿈을 포기하고 현실에 타협하는데 도전하라는 말에 상처가 되거니...친구라도 일상을 자주 공유하지 못하면 그런 것 같더군요. 

 

거기다 엄마까지 병으로 입원하게 되자 가게일을 돕게 되는데, 다 집어치우고 시집이나 갈까, 콩나물 가게가 뭐가 힘들어 하는 철없는 대사에 혀를 쯧쯧 차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흔하게 주변서 보는 우리들의 모습같더군요. 엄마는 영화를 포기하지 말라고 몰래 통장과 도장을 건내는데 연주는 자존심이 상해서 미안해서 마다합니다. 그러다 엄마에겐 엄마가 아니라 나름의 꿈이 있다는 것을 알고 놀라고 응원을 합니다. 영화는 청춘의 성장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짧지만 세대별로 여성의 삶에 대한 고찰이 있어서 좋았어요. 

 

한편 아르바이트일은 미디어 아트로 일제강점기 마지막 기생이자 화가였던 허산옥을 재조명하는 내용인데, 연주가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서 자극을 받지만 한번 크게 상처받으면 다시 일어서기 힘들어선지 주저합니다. 꿈과 환상의 한바탕 무대를 통해 주인공의 속마음을 그려냅니다. 연극무대같다가, 버라이어티 쇼같은 화려한 장치 등으로 변화를 주었는데, 후시 녹음과 립씽크로 주연 배우의 입모양이 어긋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뮤지컬 부분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뮤지컬 전문배우들 같더군요. 아무래도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기엔 한계가 있어서 그런 듯 합니다. 연주의 환상과 꿈을 통해 요즘 세대에 작고 하찮아 보여도 맡은 바를 열심히 하다 보면 길이 보인다는 메세지를 주고 있는 거 같아요. 

 

연주는 끝이 보이지 않는 철로 위를 걸으면서 마음을 다짐하는 것 같습니다. 지나간 일은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 인생은 진행형이라고요. 

 

hdj0201님 나눔 덕분에 매우 드문 창작뮤지컬 영화를 보게 되서 감사합니다. 

 

추천인 7

  • jujuy
    jujuy
  • hdj0201
    hdj0201

  • 맹린이
  • KST
    KST

  • 목표는형부다
  • 여자친구
    여자친구
  • 솔로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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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댓글을 많이 달아야 레벨업을 할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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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솔로 2020.08.02. 12:55
후기 잘봤습니다~! 내일 보러 가야겠네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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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어 작성자 2020.08.02. 13:02
솔로
네 명씨네서 보면 포인트 두배적립 ㅋㅋ 상영관이 얼마 없더군요 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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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2020.08.02. 13:07
테리어
그래서 서울로 왕복3시간 원정 가야하네요ㅜ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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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어 작성자 2020.08.02. 13:09
솔로
일상입니다 ㅠㅠ 동네영화관선 없어요...반도와 강철비2로 도배 ㅠ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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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여자친구 2020.08.02. 13:21
압구정 사운드가 빵빵하더군요

명동역은 조금 아쉬울 듯 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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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어 작성자 2020.08.02. 13:23
여자친구
시간대가 안맞아서요 ㅠ 그래도 지지직 소리 없이 잘 보고 왔어요.
댓글
3등 lobster 2020.08.02. 13:23
지금보러가는데 기대되네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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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어 작성자 2020.08.02. 13:25
lobster
즐감하세요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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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어 작성자 2020.08.02. 13:45
목표는형부다
타짜 시리즈 안봐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주인공 김에은 배우가 타짜에 나왔군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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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T 2020.08.02. 13:44
보려다가 말았는데 ㅠㅠ 명동은 사운드가 너무 안 좋아서,, 꼭 봐야겠습니다 ㅎ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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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어 작성자 2020.08.02. 13:46
KST
압구정도 있습니다 ㅎㅎ 다른 상영관이 3-4개 더 있던 것 같은데 저는 접근성이 떨어져서 명동가서 봤어요. 빵빵하게 터지는 음악영화는 아니라서 그런지 그럭저럭 들을만 했어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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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j0201 2020.08.02. 15:23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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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어 작성자 2020.08.02. 15:42
hdj0201
덕분에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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