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아메드> 숨막히는 서스펜스, 그리고 짙은 페이소스
아메드의 일상을 지배하는 것은 종교에요. 그가 스스로의 신념이라 주장해도 그건 그의 순진한 생각일 뿐이지요. 아메드는 선지자의 예언서인 코란의 문구 하나하나를 맘에 새기고, 종교적 지도자인 이맘의 말을 머리로 따르며 복종합니다.
그가 철저하게 교리를 따르고, 오로지 종교 안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이, 종교는 그가 누렸을 모든 찬란한 순간들을 빼앗아버립니다. 그는 단지 소년이었을 뿐인데 말이지요.
첫 장면에서 부터 아메드에게 미치는 종교의 영향력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그리고 현재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단적인 상황들과 연결되며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바라보는 저를 팽팽한 긴장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소년이 당연히 누려야할 일상의 행복도, 첫사랑의 날카로운 키스도 그를 흔들지 못합니다. 그에겐 오로지 자신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종교만이 전부였으니까요.
그가 종교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된 계기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대체적 롤모델이었고, 그게 근본주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랑도 구원하지 못한 영혼의 종착지는 심연일 뿐일까요. 단지 맘으로 따르고 의지하고 싶었던 믿음이었지만 그에게 남은건 평생의 속죄일 뿐입니다. 아메드는 단지 소년이었을 뿐인데 말이지요.
서울 아트시네마의 인상적인 인트로에 의해 세상 너머로 초대되어 스크린에서 마주한 84분의 여정은 끝났지만, 오히려 엔딩 크레딧에서 부터 감정의 소용돌이가 시작되어 여전히 마음을 흔듭니다. 여운이 오래 이어질 듯싶어요.
(익무의 고마운 초대로 감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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