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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AN 2020 - 죽어는 봤지만] 간략후기

jim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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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 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세번째 관람작은 월드 판타스틱 블루 부문 초청작 <죽어는 봤지만>입니다.

일본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3월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는 이 영화는

현재 일본에서 동년배 배우들 중 가장 핫한 입지를 자랑하는 히로세 스즈를 필두로

요시자와 료, 츠츠미 신이치, 릴리 프랭키, 마츠다 쇼타, 츠마부키 사토시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합니다.

더불어 TV광고를 주로 연출해 온 감독의 쾌활하면서도 따뜻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21세의 나나세(히로세 스즈)는 아빠 노바타(츠츠미 신이치)를 말 그대로 '극혐'합니다.

아빠는 연구로 자수성가하여 자신의 이름을 건 제약회사를 성공시켰지만, 자기 연구에만 몰두하며

딸도 자신의 뒤를 잇기만을 바라왔고 무엇보다 연구에 몰두하느라 엄마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런 아빠의 냄새조차도 싫은 나나세는 오죽하면 밴드 공연에서도 아빠를 향해 '죽어 죽어'를 연발할 정돕니다.

그런데 그런 나나세의 바람(?)이 먹혀들었는지, 멀쩡하던 아빠가 갑자기 죽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때마침 회사에서는 회춘약을 개발하고 있어 대형 제약 회사가 인수합병까지 눈독 들이는 상황이었는데,

회춘약 개발 중 부작용으로 나온 '48시간동안 죽는 약'을 먹은 사이 첩자를 색출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첩자의 계략으로 아빠가 48시간동안만이 아니라 영영 죽게 될 위기에 놓이고,

그렇게 아빠더러 죽으라 죽으라 노래를 부르던 딸은 졸지에 아빠를 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줄거리에서부터 개연성은 내려놓고 봐야 하는 과장되고 만화적인 상황이 이어집니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제약 연구에만 바친 아빠의 영향으로 집에서도 비커와 샬레에다 밥을 떠놓고 먹으며,

세상을 떠난 엄마에게 기도 드리는 신당을 열 때마다 엄마의 홀로그램 영상이 요란스럽게 인사를 합니다.

아빠의 '노바타 제약'을 먹으려는 대형 제약 회사의 계략은 무시무시하기보다 유치하기 이를 데 없고,

여기에 맞서는 이들의 계획도 현실적이지 않은데 그 계획이 또 여차저차 생각대로 추진이 됩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넘쳐나는 오버액션 연기도 관객이 어느 정도 감당해야 할 부분이긴 합니다.

그런데 또 신기한 건, 이처럼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얼토당토 않은 설정들을 영화는 나름의 떡밥으로 제시하고

기업 드라마와 유사한 형태로 전개되면서 그 떡밥들을 생각보다 괜찮게 회수한다는 겁니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상황들을 정색하며 실천하는 영화의 배짱을 인정한다면, 생각보다 흥미진진합니다.

 

이와 더불어 소통의 벽을 쌓아왔던 부녀간의 화해를 그리는 과정도 비교적 만족스럽습니다.

부녀간에 모르고 오해했던 부분들이 해소되며 마음을 열게 되는 과정을 눈물바다로 그리지 않고

여느 할리우드의 기분 좋게 감동적인 가족영화만큼 따뜻하고 뭉클하게 보여줄 줄 압니다.

실질적인 원톱 주연으로 오버해야 할 땐 얼굴근육을 원없이 사용하다가도 감정 신에서는

담백하게 절제할 줄 아는 나나세 역의 히로세 스즈나, 존재감 제로가 최고의 능력인 새내기 사원을

그에 걸맞게 무던한 연기로 그려내는 마츠오카(일명 고스트) 역의 요시자와 료,

이해 불가능했던 아빠의 모습을 점점 정이 들게 그려내는 츠츠미 신이치 등 만화적인 속성을 가져가되

감정 연기는 넘치지 않게 조절하는 배우들의 연기 호흡도 감정이입에 도움을 줍니다.

 

영화에서만 가능한 '한번 죽어본다'는 설정 덕분에 후회했던 것을 결심하고 실행으로 옮기게 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현실에 있는 우리에게 후회하기 전에 결심하고 실행하라고 다독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게 있다지만, 가장 가까운 사이라도 끝내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게 있음을 일깨우면서 말이죠.

<죽어는 봤지만>은 몹시 허무맹랑한 이야기과 오버액션 정서를 전하며 관객에게 약간의 항마력을 요하지만,

그 항마력만 어느 정도 갖추면 유쾌하고 따뜻한 가족극을 만날 수 있는 영화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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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인 6

  • braeroco
    braeroco

  • 알아맥개봉기원
  • 이안커티스
    이안커티스
  • 박감독
    박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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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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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ani 작성자
박감독
두 분 다 즐거운 관람 되시길!!ㅎㅎ
01:31
20.07.15.
profile image 2등

하시모토칸나에 비해 노래는 잘 못 부른다는 히로세스즈는 처음엔 베이비메탈 을 흉내내나 많이 못미치는 데쓰메탈보컬을 데쓰데쓰데쓰..하며 보여주는데 막판에는 아이묭 같은 소울이 느껴 지게 영화 설정상 보여지기도 합니다.. 베이비메탈 이나 아이묭 영상 혹시 보고 영화를 보시면 더 이해가 잘 되실수도..

07:15
20.07.15.
jimmani 작성자
이안커티스
일본문화를 자세히 모르긴 하지만 스토리상으로 봤을 땐 히로세 스즈가 메탈을 너무 또 잘하지 않은 게 적합한 것도 같네요 ㅎㅎ
08:46
20.07.15.
3등

츠츠미 신이치 배우 진짜 엄청 좋아하는 분인데, 포스터에서 어디 계신가 한참 찾았어요XD

 

한바탕 소동에 저도 휘말려 보고 싶어집니다*

08:21
20.07.15.
jimmani 작성자
알아맥개봉기원
국내 개봉할지 궁금하네요! ㅎㅎ
08:46
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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