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아담> 차라리 다큐였다면 (빨간당근님 나눔)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주인공에 실화 바탕 영화. 뭔가 굉장한 인생 역정을 다룬 감동 스토리일 거 같고, <미 비포 유>나 <언터처블 1%의 우정> 같은 사랑이나 우정 이야기를 보여줄까 싶었는데 그거와는 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어요.

좋게 말하면 사고 이후 아담의 일상을 그의 안 좋은 모습까지 포함해서 담담히 그렸고, 나쁘게 말하면 이것저것 에피소드를 짜깁기했는데 뭔가 매끄럽게 연결이 안 된다고 할까요. 여자친구와의 관계, 가족이나 간병인과의 갈등과 우정, 장애를 이겨내고 전 직장에 복귀하는 과정 등이 쭉 나열되는데 너무 여러 이야기들이 나와서 중심 스토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토리 자체가 극영화로 풀어내기엔 뭔가 매끄럽지 않은 느낌이었어요. 차라리 아담이 살아 있던 때 다큐로 만들어졌다면 훨씬 더 흥미롭고 자연스러운 작품이 나왔을 거 같아요.

박평식 평론가 한줄평을 지금 봤는데 이 영화가 그 얘기만 하는 건 아니지만 솔직히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장애가 있든 없든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인데 말이죠. 근데 영화는 그 문제를 막판에 애매모호하게 처리해서 차라리 안 넣으니만 못한 거 같아 좀 안타깝더라고요.

아담 역 애런 폴과 간병인 예브지니아 역 레나 올린의 연기는 참 좋았습니다~ 특히 레나 올린의 러시아식 발음이 섞인 영어는ㅋㅋㅋ 이 둘의 스토리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면 <1%의 우정> 느낌이 많이 났을려나요? 여러모로 '차라리 다큐'였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