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어벤져스 등 영화 속 자동차들이 의도한 것들

일본의 '도쿄 캘린더'라는 사이트에서..

자동차 전문가가 영화 속에 나오는 자동차들에 대해 썰을 푸는 기사가 올라와서 옮겨봤습니다.

한국영화 <기생충>, <어벤져스> 등등을 이야기하네요.^^

https://tokyo-calendar.jp/article/18881?

자동차 부문 베테랑 필자 사토 타케시

편집부원 후나야마,

후나야마: 그 부잣집 사장이 가족들과 캠핑장에 갈 때 탔던 것이 레인지로버였죠?

사토: 그래, 맞아. 잘 아는구먼. 그건 레인지로버였어. 세상에는 고급 SUV가 잔뜩 있지만, 레인지로버를 이용함으로써, 품격 있는 부유층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지.

후나야마: 확실히 “저런 생활 부럽네”라고 생각했어요.

사토: 레인지로버를 생산하고 있는 랜드로버사는 로열 워런트(Royal Warrant) 인증을 받은 곳이야. 즉 영국 왕실에서 쓰는 차로, 엘리자베스 여왕이 레인지로버를 타고 이동하는 사진을 본 적도 있어.

"역시 코너링이 훌륭하시네요."

후나야마: 가족끼리 외출할 때는 레인지로버였지만, 사무실에 갈 때는 세단을 탔어요.

사토: 그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이고, 뒷좌석을 넓힌 롱바디 사양이었던 것 같아.

후나야마: 제가 의아하게 여겼던 건, 취재로 만났던 일본의 중역들이나 유명 탤런트들은 토요타의 알파드 같은 미니밴을 탄 경우가 많았거든요.

사토: 좋은 지적을 했군. 한국은 일본과 다르게 미니밴이 인기가 없어서, 한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현대도 미니밴은 한 차종밖에 만들지 않는다고 해.

후나야마: 레인지로버가 인기인 건 마찬가지지만, 일본과 한국에서 세단과 미니밴에 대한 호오가 다른 건 흥미롭네요.

사토: 그런데 말이지. 중역들이 이렇게나 미니밴을 많이 타는 나라는 일본뿐이라서, 세계적으로 볼 때는 일본이 특별한 경우라는 생각도 들어.

후나야마: 그리고 마블 영화에 푹 빠져서 복습하는 중인데, 그 시리즈에는 멋진 자동차가 잔뜩 나오더라고요. 예를 들어 <아이언맨> 시리즈 1편과 2편에서 토니 스타크가 타는 스포츠카가 엄청 멋있었어요.

사토: 그건 아우디의 초대 R8이야. 2006년에 데뷔했는데 레이스에서 이길 수 있는 빠른 속도와 초보자도 몰기 쉬운 편의성을 겸비한 새로운 시대의 슈퍼카였지 디자인도 살짝 유기적이어서, 기존의 날카로웠던 형태의 슈퍼카들과는 좀 달라.

후나야마: 그렇군요. 알겠어요! 새로운 타입의 히어로가 타는 차로는, 새로운 슈퍼카가 잘 어울렸던 거네요.

사토: 그렇다고 할 수 있겠네.

후나야마: 그리고 2012년에 공개된 <어벤져스>에선 토니 스타크가 다른 스포츠카를 탔었죠.

사토: 그건 아큐라 NSX야.

후나야마: 아큐라요?

사토: 아큐라는 혼다의 미국, 유럽 시장 전용 고급 브랜드로, 토요타와 렉서스의 관계랑 같은 셈이지.

후나야마: 그 NSX는 어떤 차죠?

사토: 가장 큰 특징은 모터를 3개나 장착한 하이브리드 차라는 점으로, 거의 소리가 안 나는 상태에서 굉장한 속도로 가속해.

후나야마: 그렇군요. 역시 최신 슈퍼카는 그 영화 시리즈의 분위기와 어울리네요.

사토: NSX의 가속감은 차원이 다른 수준이라서 그런 차량을 모는 히어로상을 그렸다고 할 수 있겠지. 다만 영화 속에 나온 건 지붕이 열리는 NSX 로드스터였어. 실제로 판매 중인 NSX에는 로드스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영화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거야. 돈을 들여서 말이지.

후나야마: 와, 그런 거였군요.

사토: 옛날에 <007 두 번 산다>라는 영화에서 토요타 2000GT가 본드카로 이용되었는데, 그 때도 특별히 지붕이 열리는 기능을 만들었어. <어벤져스>는 그런 영화에 대한 사랑을 떠올리게 해.

퓨리가 엄마 찾기 직전에 몰던 차...

후나야마: 그리고 엄청나게 대히트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선 멋들어진 SUV가 나왔어요.

사토: 그건 인피니티 QX50. 인피니티는 닛산의 고급 브랜드야.

후나야마: 그게 닛산 자동차였어요? 일본에선 본 적이 없는데....

사토: 맞아. 그 차는 일본에선 판매를 안 하니까.

후나야마: SUV를 좋아하는 저로선 아쉽지만, 일본차가 그런 메이저 영화에 나와서 조금 뿌듯한 기분도 드네요.

사토: 영화에 나오는 자동차들은 스폰서 관계로 인해 나오는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아큐라나 인피니티가 고급차라고 인식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

후나야마: 마지막으로 사토 씨가 추천하는, 자동차가 활약하는 영화를 알려주세요.

사토: 우선 <블루스 브라더스>지. 모나코라는 미국차가 폭주를 하는데, 제임스 브라운, 아레사 프랭클린, 레이 찰스 등 뮤지션들도 나오니까 음악을 좋아하는 후나야마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거야.

후나야마: 출연진이 엄청 화려하네요.

사토: 마지막으로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걸작 <졸업>에 등장하는 알파로메오의 스파이더. 그 자동차의 관능적인 아름다움이 유감없이 표현돼 있지. 스포일러가 될 테니까 더 이상은 말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