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 뒤늦은 리뷰 스포(라스트 오브 어스2에서 부족했던 것)
엔드게임에 대한 늦은 리뷰입니다. 1년 전 영화에 대한 글이고 예전에 쓴 것이지만 라오어 때문에 다시 생각나서 올리네요.
개인적으로 가오갤시리즈를 제외하면 마블에 큰 애정이 없는 저한테는 좋은 오락영화 정도였지만 팬들의 감흥은 클 수 밖에 없는 영화였습니다. 또 경험해보지 못한 스타워즈나 반지의 제왕같은 전세계적 아이콘이 될 가능성이 높은 시리즈를 보는 흥분이 있더군요.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준수함을 지향하는 마블영화다운 작품이었습니다.단점을 최소화했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인 무언가는 없는 그런 느낌이였지요.
제가 팬이 아니여서 그런지 초반 멤버들의 감정은 공감이나 동화라기보다는 이해 내지는 보통 정보에 그친 것 같습니다. 그냥 저 캐릭터가 슬픈 기분이구나 이런 느낌정도였습니다. 스칼렛 요한슨을 위시한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각본/연출의 아쉬움을 가릴 수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각자 느끼는 감정이 흥미로웠습니다. 가장 정신적으로 성숙했던 영웅이였던 호크아이가 도덕적으로 무너졌다는 것, 비밀스러웠던 캐릭터인 나탈리가 속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점, 가장 열심히 움직였던 토니가 역설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려 하는 설정까지 각 캐릭터서 의외의 모습을 이끌어내는 연출이 재밌었습니다.
.토르의 변신은 소탐대실처럼 보입니다. 약간 희화화시키면서 감정의 농도가 옅어졌습니다. 진지한 감정을 유머가 가볍게 만드는 선택이 좀 아쉬더군요. 하지만 앤트맨이 절박하게 캐시를 찾고 재회했을 때의 느낌은 잘 전달되었고 좋았습니다. 호크아이의 변신은 좀 설명이 필요하지만 제레미 레너가 워낙에 좋은 배우여서 그런지 괜찮았습니다. 헐크 캐릭터는 문제가 많습니다. 이렇게까지 대충 넘어갈 묘사였으면 인피니티 워에서 왜 그런 떡밥을 심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네요.
시간여행은 팬들을 향한 감사인사처럼 보이더군요. 서로 함께 걸어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느낌이 있고 또 그 과정이 자연스럽습니다. 뭉클하기도 하지요 로켓의 일갈, 토르가 어머니를 만나는 장면, 보르미르서 보여주는 클린트와 나타샤의 행동과 감정( 두 배우 연기가 정말 좋았죠), 그들이 처음 뭉쳤던 뉴욕을 거쳐 더 먼 과거의 장소,(스티브 로저스가 캡틴아메리카 되었던 곳,그의 가장 큰 그리움이 있는 곳,아이언맨이 아닌 토니의 가장 큰 상처와 슬픔이 있던 곳)에 가게되는 두 캐릭터의 여정, 오브를 찾을 때 네뷸라가 로드와 한 대화 모두 감동적이고 멋있습니다. 약간 늘어진다는 느낌이 있지만. 나타샤의 희생과 그에 따른 슬픔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더 깊이있고 길게 다루어야할 부분인데...
타노스 캐릭터는 아쉬움이 큽니다. 전편에서는 인피니티 스톤의 다양한 능력을 통해서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었고 또 스톤마다 색깔이 달라 시각적인 재미가 더해졌었습니다. 엔드게임에서는 스톤이 없기도 하고 닥터같이 다채로운 능력을 가진 히어로와 직접적으로 맞서지 않아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쾌감이 떨어지더군요. 또 지구의 반을 제거했을 때의 반응을 정말 인피니티 워에서의 타노스가 예측을 하지 못했을까? 라는 의문도 생겼구요.
마지막 액션신은 볼 만했습니다. 토르 토니 캡틴v 타노스의 액션은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전편서 아이언맨슈트를 다양히 변용해가며 보여준 액션이나 마법의 화려한 시각효과에 비해서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집결장면은 반지의 제왕만큼의 압도적인 비장미는 없었지만 충분히 멋있었습니다. 팬들이 원하던 '그 대사'도 나오고. 큰 전투장면이 산만한 감이 있었지만요. 확실히 루소형제는 대규모 액션보다 세밀한 소규모 액션을 더 잘하는 것 같습니다. 건틀릿 이어달리기로 각자 캐릭터의 특색을 살린 것은 멋있었습니다. 또 초반에 페퍼와 등을 맞대며 싸우는 토니,피터를 안는 토니, 호크아이 이름을 부르는 티찰라, 또 포격 때 그루트를 안는 로켓, 가모라와 네뷸라,피터의 모습처럼 세세한 디테일이 감정을 건드리더군요. 캡틴 마블의 등장은 토르보다 멋이 없었는데 그 이유는 토르는 그 전 과정의 설명이 영화에 있었다는 것, 와칸다에서는 상대적으로 캐릭터와 가까운 위치서 찍어서 그 위기가 잘 전달되었고 토르는 그 현장에 바로 도착했다는 것,또 그 파장을 적당한 거리감으로 보여주었다는 것 ,캡틴마블의 모선파괴를 원경서 찍어서 그 느낌이 덜 살았던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여성히어로 집결 씬은 작위적이더군요. 토르, 캡틴,캡틴마블의 타노스와의 대결신은 괜찮았고 마지막에서 나노입자를 이용한 토니의 기지는 돋보였습니다.
전체적인 액션씬이 큰 그림은 약한데 디테일은 괜찮은 수준이였달까요.
그 후의 페퍼,피터,로디와의 작별도 적절했고 마지막 영상메시지는 더 그랬고요.
전세계가 주목하고 그 큰 자본이 들어가는 영화를 팬들을 위한 영화로 만들었다는 것에서, 마블의 자신감과 그 이상의 팬들을 위한 애정과 감사가 보였달까요. 그 모든 여정을 함께해주었던 팬들에게 우리가 만든 영화에 설레했고 기뻐했고 슬퍼했던, 그리고 후에 추억해줄 그 시간들이 너무 고맙고 사랑합니다 뭐 이렇게 말하는 느낌이였습니다. 제가 드길3를 보며 느낀 감정과 비슷한거겠지요. 닐 드럭만이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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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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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변의 마블 팬들은 만족하더군요.
마블의 감독보는 안목에 감탄했습니다.
규모가 너무 커져서 피로감이 생긴 것 같아요..
윈터 솔져 같이 세공된 이야기로 거대해진 세계관의 나사를 조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제 생각엔 매번 같은 느낌만 주고싶지 않아서 라오어는 기존의 틀을 깨는 시도 한번 해본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