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비아) 다크나이트 관련 소소한 뒷이야기 몇가지 달립니다

1)

배트맨이 시카고 시어스 타워와 홍콩 IFC빌딩 꼭대기에 서있는 장면은 모두 스턴트맨이 아닌 크리스천 베일이 직접 와이어를 달고 촬영한 것입니다. 인터뷰에서 그는 110층 빌딩 가장자리에 서보는 경험만은 절대 놓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2)

다크나이트는 배트맨이 고담 밖(홍콩 씬)에서 모종의 작전을 펼치는 모습이 나온 첫번째 배트맨 무비입니다. 고담촌놈..

3)

고담촌놈이 눈에 별로 안띈다고 몰고 나가 기어코 부숴먹는 슈퍼카는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입니다. 무르시엘라고(murciélago)는 스페인어로 박쥐..

4)

놀란은 배트맨비긴즈와 닼나 대사 중에 다음편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에 대한 힌트를 장난스럽게 남겨두었습니다 물론 조커의 경우엔 마지막에 대놓고 조커카드가 나오긴 합니다만.

비긴즈에서는 라즈알굴과 싸우기 전 웨인저택 파티에서 술주정 연기하며 손님들을 쫓아낼때 "이 두 얼굴의 친구라는 것들아 블라블라블라 웃지마 농담아냐" (all you two-faced friends~~~stop smiling it's not a joke)

그리고 닼나에선 수트 업그레이드받으며 개한테 공격받아도 수트가 잘 버틸 수 있겠냐고 웨인이 묻자 루시우스 폭스가 말합니다. "로트와일러를 말하는 거냐? 치와와를 말하는거냐? 고양이 정도는 잘 막을 수 있을 것"(Should do fine against cats)

5)

다크나이트는 개봉당시 전설적인 바이럴 마케팅으로도 유명합니다. 그것만 따로 장문의 글을 써도 될 정도로요. 지금 당장 기억나는 건 공격적인 확장세에 있던 조커의 조직원을 뽑는 이벤트, 세계 유명 대도시의 상징적인 빌딩 벽면에 고든이 하듯 배트맨 싸인 띄우기, 고담방송국 GCN 홈페이지에 올라온 진짜 방송국처럼 만든 각종 콘텐츠들(그중에선 바람둥이 브루스 웨인의 모든 것 같은 셀럽가쉽영상도 있었습니다), 고담은행, 고담경찰서 등의 홈페이지, 고담지하철 노선도 등도 있었죠.

특히 노선도를 보면 비긴즈에서 배트맨과 고든이 부순 트램구간은 깨알같이 공사 중으로 표시 ㅋㅋㅋㅋ 이 모든 리얼한 고담의 흔적들은 일정기간이 지난 후 모두 조커에게 사이버테러를 당합니다. 멀쩡하던 홈페이지에 온통 조커의 낙서가 가득했었죠

6)

카고트럭 운전석에 조커와 나란히 앉아있던 사람은 크리스천 베일의 스턴트더블인 버스터 리브스입니다. 엄청 유명한 스턴트맨인데 다크나이트에선 배트맨 스턴트 하다가 조커 부하도 하고 그랬다는군요. 닼나라에선 톰 하디의 스턴트더블이었다고 하네요. 덧붙여 이 추격씬을 찍을 때 아이맥스 카메라 한 대를 부숴먹었다고 합니다. 당시 아이맥스 카메라는 전세계에 네 대..

>>>> 카메라 부분은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 아래 댓글을 확인해주세요

7)

브루스가 하비를 위해 연 선거자금 모금 파티장에 조커가 난입하죠. 이때 아버지 생각난다며 조커가 괴롭히는 노신사 분은 당시 버몬트 지역의 상원의원입니다. 배트맨의 엄청난 팬으로 유명해 92년작 배트맨 애니메이션에 목소리로, 또 97년작 배트맨&로빈 파티씬에도 출연하신 경력이 있으시다고 하네요. 놀란의 닼나와 닼나라에도 모두 출연합니다.

8)

고담 경찰청장의 장례식 장면에 도열한 경찰엑스트라들은 비번이었던 진짜 시카고 및 그 주변지역 경찰들이 참여해준 것이라고 합니다.

9)

조커가 유치장에서 고든의 승진에 박수를 보내는 소름끼치는 장면은 원래 시나리오에 없었습니다. 히스 레저가 즉흥적으로 한 연기였는데 놀란이 끊지않고 계속 촬영해서 얻은 대박샷이라는군요.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게리 올드만 옹이 히스에게 방금 박수친 모습은 마치 시계태엽오렌지의 장면 같았다고 하자, 히스가 웃으며 '네네..맞아요. 좀 전에 제 트레일러에서 그 영화를 봤거든요.' 라고 했습니다.

10)

조커의 간호사 복장 명찰엔 '마틸다'라고 써있습니다. 당시 아기였던 히스레저의 딸 이름이죠ㅜㅜ 또 하비덴트의 선거홍보 스티커도 붙어있습니다. 역시 조커 이름값..;

11)

고담종합병원 날려먹는 씬에서 놀란은 철거가 예정된 5층짜리 빌딩을 실제로 폭파시켜 버립니다;; 촬영기회는 단 한번 뿐이었으므로 당연히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병원을 폭파시킨 조커는 인질을 태운 스쿨버스를 타고 유유히 빠져나오는데 자신의 뒤로 빌딩이 엄청난 폭발음을 내며 무너지는 내내 조커는 단 한번도 고개를 돌려 이 모습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히스레저는 뒤돌아 그 장관을 구경하는 건 조커답지 않은 일이라고 여겨 철저히 앞만 봤다고 하네요ㄷㄷ

12)

조커가 고담방송국 GCN에 보낸 협박비디오 두 개는 모두 히스레저가 감독한 것입니다. 가짜배트맨을 위협하며 진짜배트맨을 협박하는 첫 비디오는 놀란의 지시대로 찍었는데 히스가 제법 잘 찍었다고 생각한 놀란은 두번째 비디오 촬영 시에는 히스에게 모든 걸 믿고 맡겼다고 하네요. 납치당한 GCN의 앵커 마이크 앵겔이 거꾸로 매달려 조커의 성명서를 읽는 두번째 비디오가 그것입니다.

13)

히스는 입 주위에 붙인 분장보형물이 말할 때마다 떨어지려고 해서 계속해서 혀로 입술을 핥았는데 이는 결국 조커 캐릭터의 습관이 되어 영화 속에 길이 남게 되었습니다.

14)

히스레저는 조커로 32개의 남우조연상을 사후 수상했습니다. 5개의 탑 메이저 어워드(오스카 골든글로브 새그 크리틱스초이스 바프타)를 모두 싹쓸이했으며 그의 오스카 남우조연상 사후수상은 역대 두번째였다고 합니다

아는 분들은 이미 다 아는 얘기지만 이번 재개봉을 통해 처음 보신 분들이 의외로 좀 계신 듯 하여 소소한 이야기 몇가지 다시 정리해서 재탕+추가해봤습니다 장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