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배우 혼자 캐리하는 영화들
이번 글에서 제가 모아놓은 영화들은, 단순히 주연배우의 역량이 매우 뛰어나서 영화를 장악해버리거나, 주연의 비중이 대단히 큰 정도가 아니라
아예 각본부터 주연배우 한명에게 모든 포커스가 맞춰지게 설계된 영화들입니다. 형식상 1인극이나 다름없는 경우도 있구요.
베리드 (2010)
처음부터 끝까지 라이언 레이놀즈밖에 나오지 않는 영화입니다. 그것도 관에 갇혀 있는 상태로.
이렇게 극단적인 형식적 제약을 가진 영화임에도 그 흔한 회상씬 하나 없고, 오직 휴대폰 하나 갖고 이야기를 푸는데도 엄청나게 긴박하고 흥미진진한 영화가 되었죠.
폰부스 (2002)
위의 배리드만큼 극단적이진 않지만 어쨌든 그와 비슷한 제약을 갖고 출발하는 영화입니다.
분량의 90% 이상을 어쩌다 공중전화 부스에 갇힌 신세가 된 콜린 퍼렐이 가져가죠.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예요.
127시간 (2010)
제임스 프랭코 주연. 본 리스트에서 유일하게 실화, 실존 인물에 직접 기반을 둔 영화입니다.
한 익스트림 스포츠 매니아가 협곡에서 하이킹을 하다가 바위 사이에 팔이 끼어서 127시간 동안 조난되었던 이야기인데, 리얼한 생존극이라기보다 극한 상황에 내몰린 주인공의 기억과 심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로크 (2013)
한밤중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차를 타고 먼 길을 떠나게 된 한 남자의 갈등을 조명했습니다.
이 영화도 단 한 순간도 운전 중인 차 내부를 벗어나지 않는데다, 다른 작품들과 달리 딱히 극적인 상황도 아니니 더욱 답답한데
그러한 제약을 톰 하디 개인의 탁월한 감정 연기를 통해 극복하고 있습니다. 배우의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예요.
더 길티 (2018)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덴마크 영화. 한국에선 작년에 개봉했어요.
경찰 콜센터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한밤중에 어떤 여성으로부터 전화를 받는데, 곧 납치 상황이란 것을 깨닫고 여자를 구하기 위해 전화기를 붙잡고 고군분투하는 내용입니다.
스릴러로서도 꽤나 쫄깃하지만, 주제가 정말 깊고 묵직한 영화였어요. 작년 상반기 베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아틱 (2019)
비행기가 추락해서 북극에 홀로 조난당해 있던 주인공이, 마찬가지로 조난되어 목숨이 위험한 여자를 발견하고 그녀를 살리기 위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극중 여자의 비중은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매즈 미켈슨의 1인극이라 해도 무방하죠. 어딘가에 갇혀 있진 않아도, 위 영화들의 주인공 못지 않게 심하게 고생합니다. ㅠ
이렇게 리스트를 적고 보니 죄다 남자배우 주연의 외국영화여서 비슷비슷해 보이네요... ㅋ
위 5편보다는 원톱 배우의 비중과 제약이 덜하지만, 한국영화와 여배우 주연 영화에서도 한 편씩 골라봤습니다. 이보다 더 적절한 픽도 얼마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더 테러 라이브 (2013)
한국 상업영화 중 배우 하나가 극을 '캐리'한 영화로는 이게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러닝타임 내내 나오는 하정우의 장악력이 눈부셨습니다.
주인공이 위기 상황에 빠져서 특정 공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통화에만 붙들려 있어야 한다는 설정은 <폰 부스>와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내일을 위한 시간 (2014)
여성 주연 영화 중에는 위와 같이 혼자 극적인 상황에 빠진 영화가 좀처럼 생각나지 않네요. ㅠㅠ 대안으로 떠올린 영화가 이 작품입니다.
리스트엔 어떤 이유로든 한 장소에 갇혀 있는 영화들이 많은데, 이 영화에선 쉴새 없이 직장 동료들의 집을 돌아다니며 피로에 찌든 주인공을 계속 따라다닙니다.
생각해보니 직장에서 해고될 위기에 처했으니 이것도 나름 극한 상황이긴 하네요;; 구성도 좋고 결말도 진짜 감명 깊었는데, 무엇보다 마리옹 꼬띠아르가 이렇게 연기 잘하는 배우였나 새삼 놀랐던 영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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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부스 다시 보고싶네요...👍👍👍
진짜 괜찮은 작품
아틱은 정말 감탄하면서 본 기억이있습니다.. 닥터스트레인지의 그 악역배우가 저렇게 연기를 잘했다니..
여배우 혼자 캐리하는 영화에 블레이크라이블리의 언더워터 추천해요 ㅎㅎ
본문 리스트에 있는 영화중엔 로크랑 베리드 정말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