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일본에서 이례적인 확대 개봉이 의미하는 것
일본 '리얼사운드'라는 사이트에서 한국영화 <벌새>가 나름 히트하는 상황과 그것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분석한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일본도 코로나로 인해 좌석간 거리두기를 하는 상황에서 <벌새>가 극장 안을 최대한 채워주고 있다고 하네요.
원문은 아래
https://realsound.jp/movie/2020/07/post-581652.html
<벌새> 이례적인 확대 개봉. ‘수용 인원 50% 이내’ 기간을 상징하는 히트
지난 주말은 그 전주에 이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이 (일본 박스오피스) Top 3를 독점했다. 박스오피스에 첫 등장한 신작은 오모리 타츠시 감독, 나가사와 마사미 주연의 <MOTHER 마더>뿐, 전체적으로 변동이 적은 랭킹이 되었다. 즉, 아직은 관객들이 극장에 확실하게 돌아오지 못했다는 의미다. 지금의 흥행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 이전부터 꾸준히 극장을 찾았던 열혈 영화팬이 중심이라 할 것이다.
그런 상황을 상징하는 히트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코로나로 인해 제대로 홍보 활동을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극장 영업 재개 시점인 6월 20일 개봉 후부터 SNS에서 조금씩 호평 반응들이 퍼지고, 흥행통신사가 발표한 미니시어터 랭킹에서 개봉 2주차에 7위, 지난 주말에는 4위에까지 랭크업한 김보라 감독의 <벌새>다.
원래는 4월 25일에 일본에서 개봉할 예정이었던 <벌새>. 처음에는 도쿄 유로스페이스 1개 관에서 먼저 개봉한 뒤, 전국에서 순차적으로 30개관 규모로 개봉될 예정이었지만, 평일 상영 때에도 매진(단, 원래 수용 인원의 50%만 입장 가능)이 속출하는 유로스페이스에서의 대히트로 인해, 전국적으로 70~80개관 규모로 확대 개봉이 결정됐다. 코로나로 인한 신작 부족이라는 배경도 있지만, 7월 3일부터는 배급사 GAGA의 협력을 통해 (멀티플렉스) 토호시네마즈에서도 상영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되었다.
1994년 서울을 무대로 중학교 2학년 소녀가 동급생, 학원 선생과의 만남과 엇갈림을 통해 자신의 외부에 있는 세상을 인식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 <벌새>. 개요만 설명하면 화려함이 없는 아트하우스 계열의 작품으로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최근 한국영화계의 충실함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적 풍부함과 폭넓은 관객층을 끌어당기는 흡입력을 겸비한 훌륭한 작품이다.
<벌새>에서 주목할 부분은 일본에서 화제가 된 지금까지의 한국영화들과 다르게, 배우들의 지명도, 감독의 세계적 평가가 포인트가 되는 작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감독, 각본뿐만이 아니라 제작까지 맡은 30대 김보라에게 있어서 이 작품은 장편 데뷔작이다. 출연진 역시 거의 모두가 일본에선 무명이다. 이러한 작품이 일본에서 히트하게 된 것은 <기생충>의 대히트도 한몫하면서, (일본의) 일반적인 영화팬들 다수가 “한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에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신뢰와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시대 배경과 테마의 공통점으로 인해,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벌새>와 김남주의 베스트셀러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종종 비교하며 이야기하는 사례들이 보인다. 한국에서 크게 히트한 영화판 <82년생 김지영>(일본에서는 10월 9일 개봉)도 한발 앞서 먼저 봤는데, 이 작품도(원작과 다르게 각색된 부분들의 좋고 나쁨은 일단 접어두고서) 영화로서 빼어난 만듦새를 갖고 있어서 일본에서도 꽤나 히트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늦어진다 해도 그때쯤에는 극장의 좌석들이 모두 개방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영화, 음악 저널리스트 우노 코레마사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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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는데 인기를 타고 일본 미니시어터 차트 4위까지 올랐네요
좋아하던 영화라 잘 되어서 기분이 좋네요
번역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