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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수다 <조디악> 재개봉 기념, 봉준호 감독의 <조디악> 극찬 멘트 (스포)

1.jpg

 

<조디악>은 많은 분들이 데이빗 핀처의 최고작으로 꼽는 작품이지만, 그의 전작들과는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서 개봉 당시 지루하다며 호불호가 꽤 갈리기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또 재미있는 것이 봉준호 감독의 최고작으로 가장 자주 회자되는 <살인의 추억>과의 비교인데, 봉준호 본인은 <조디악>을 극찬하면서 이 영화에 비하면 <세븐>은 유치원생이 똥싸는 수준;;이라는 과격한 발언까지 서슴치 않았죠 ㅋㅋㅋ 

 

이번에 재개봉한 기념?으로 과거 <조디악>에 대한 봉준호 감독의 애정 가득한 멘트를 긁어와 봤습니다 ㅎㅎ 

 

<조디악> 결말에 대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허문영 : 아까 연쇄살인범 장르의 5대 걸작 말씀하실때 <조디악>을 포함시켰잖아요.

 

<조디악>이 한국에서 개봉했을때 <씨네21>의 모 평자가 20자평에서 "왜 <살인의 추억>이 훌륭한지 알겠다"라고 썼던 게 기억납니다. 그 논평을 보면서 정작 <살인의 추억>을 만든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를 어떻게 봤을까 궁금했습니다. 

 

 


봉준호 : <조디악>의 살인범은 제가 알아요. (모두 놀라자) 아, 물론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일동 웃음) 알고 지냈다는 게 아니라, 워낙 연쇄살인범 리서치를 많이 했잖아요. 굉장히 슈퍼스타급 살인범이거든요. 그런데 핀처가 그걸 다룬다니까 흥분했지요.

 

<세븐>도 물론 멋진 영화였지만 <세븐>을 보다가 <조디악>을 보면 <세븐>은 완전 아기 영화, 유치원 애가 똥 싸는 영화예요. 두 영화 사이의 그 12년 동안에 이 사람이 무슨 일을 겪었기에 저런 거장의 리듬, 호흡을 갖췄을까. 좀 다른 의미가 되겠지만 저는 <소셜 네트워크>도 재미있게 봤거든요. 말로 하기 참 어려운데, 그런 리듬이라는 문제가 논리적인 분석의 영역을 넘어서는 것 같아요.


폴 토마스 앤더슨의 <펀치 드렁크 러브>를 봐도 그래요. 물론 저보다 나이가 어린 친구고 저하고 차이가 있다면 약을 좋아한다는 거! 현장에서 약을 하다가 모니터 앞에서 막 쓰러지고 그런대요. <펀치 드렁크 러브>도 완전히 약 영화지요. 약기운으로 완벽한 영화를 찍은 거다, 라고 저를 자위하죠.

 

완벽한 리듬의 음악을 보는 것 같은 거지요. 단 한 프레임을 늘리거나 줄일 것도 없는 것 같은 느낌. 편집 뿐 아니라 숏의 설계나 사운드라든가, 어어 하다가 끝나버리거든요.


<조디악>도 그런 경험이었거든요. <조디악>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느릿하고 그 어떤 흥분이 없어요. <살인의 추억>은 어떻게든 흥분시켜보려고 아등바등 애를 쓰잖아요. 감정적이고 찔찔 싸고. <조디악>은 차분히 가라앉아서 리듬을 장악하는데 완전히 충격이었어요.

 

<세븐>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이 사람은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간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 사람 영화야 늘 재미는 있었지만 <조디악> 보고 호흡이나 리듬이 정말 부러웠어요. 놀라운 경지였어요.


마지막에 제이클 질렌홀이 상점에 가서 남자가 일하고 있는 걸 보고만 나오잖아요. 그 행위만 보면 얼마나 심심한 행동인지. 하지만 그 영화를 2시간 넘게 보면 주인공이 조용히 범인을 대면하고 뒤돌아 나올 때 그 뒷모습에서 묵직한 바위 같은 느낌이 있더라고요.

 

화성살인사건을 다시 찍는다고 하더라도 난 결코 그렇게 찍을 수는 없겠다는 생각도 들고. 리듬을 장악하는 게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고. 결국 그런 거 못해보고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마크 러팔로 등 배우들도 놀랍지만 감독이 더 놀라웠어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그냥 그렇게 되는 건가. 

 

 

 

막상 봉준호 감독이 '흥분시켜보려고 아등바등 애쓰고, 감정적이고 찔찔 싼다'며 폄하한 <살인의 추억>을 저는 더 재밌게 봤네요 ㅋㅋ

 

물론 <조디악>도 재밌게 보긴 했습니다만, 봉준호 감독과 정성일, 이동진 등 수많은 영잘알들이 격찬한, 그 작품이 이르렀다는 경지?를 저는 느끼지 못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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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댓글을 많이 달아야 레벨업을 할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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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AbsoluteCarnage 2020.07.06. 19:36
조디악 보고파도 관람하기 안좋은 자리만 남았거나 시간대가 최악이거나 둘중 하나네요 ㅠ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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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타비 2020.07.06. 19:39
저두 어제 보고 완전 좋았던 영화에요 👍
저두 강추
댓글
3등 대림나주 2020.07.06. 19:48
그 영화의 리듬이 정말 좋을때가있는데 이게 글이나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죠 그럴때마다 답답해서문제...ㅜㅜ 전 조디악 듣기만들었지 본적없는데 시간되면 꼭 봐야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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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리요 2020.07.06. 19:50

리듬이라니 뭔지 알거 같네요! 조디악 정말 잼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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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chanted 2020.07.06. 20:18
봉감독님 평도 주옥같네요ㅎㅎ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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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팅 2020.07.06. 20:38
조디악이 이정도였나요ㅎㅎ 각잡고 한번 봐야겠어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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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야수 2020.07.06. 22:05
조디악 무척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개취로는 세븐이 더 좋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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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 2020.07.06. 23:08
저두 살추가 더 좋긴한데,ㅎ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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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입이다 2020.07.14. 22:28
13년?만에 다시 조디악 보고 나와서 검색해보다가 뒤늦은 댓글 남깁니다ㅎㅎ
나이 먹고 다시 보니 정망 봉감독님 표현대로 '가랑비에 옷 젖는', 그런데 그렇게 가랑비 맞고 다 젖는 줄 모를 정도의 리듬이 압도적이었네요.

봉감독님이 말한
<세븐>은 "완전 아기 영화, 유치원 애가 똥 싸는 영화"
라는 표현은 표현이 달랐을 뿐이지 데이빗 핀처가 인터뷰에서 스스로 했던 말인 걸로 알아요. (워딩 다르겠지만 같은 뉘앙스로)
세븐 이후 시간이 지난 후 세븐을 그렇게 찍은 걸 반성하고서 조디악을 찍었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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