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뮤분들은 영화제에 대한 기억이 있으신가요?
사회인이 되고나니 문득 학생이던 시절이 굉장히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물론 학생일때도 그 나이대에 맞는 번뇌와 고민은 당연히 있었구요, 현재 사회인이어서 좋은 점도 분명 있거든요
그런데 마치 예전에 졸업한 초등학교를 지나가면서 느껴지는 아련한 기분처럼
가끔... 예전을 생각하면 가슴 뭉클하게 아련한 기억이 떠오르는 지점이 있습니다.
부국제가 제겐 그런 기억이더라구요.
저는 대학때 속칭 과외돌이였습니다.
대학 전공상 제 주위에도 과외를 참 많이했는데, 저는 유독 더 과외에 몰두했네요.
그래서 수업이 끝나면 부리나케 과외 학생집으로 이동해서 근처 패스트푸드에서 간단히 배를 채우고 수업을 했죠
많으면 하루 3개, 주말엔 아침부터 저녁까지 쉼없이 열심히 했습니다.
주중에도 그렇게 하다보니 사실 대학시절 추억이랄게 별로 없습니다.
동기들과의 교우 관계도 딱히 남아있지 않구요.
전공상 졸업후에도 알음알음 서로의 소식을 전해듣는데도 말이죠
요즘말로 아싸였습니다.
그렇게 과외에 열중하면서도 몇 안되는 여유를 즐길 기간이 부산국제영화제 시즌이었어요.
'내 그 날 만큼은 정말 핸드폰 꺼놓고 쉬리라' 다짐했던터라 거의 한 달 전부터 부국제 주간의 과외 스케쥴을 땡겨서 소화했죠
그리고 마지막 과외를 마치고 바로 열차타고 부산으로 가면 왜 그렇게 행복하던지요...
하루에 영화를 많이 보면 집중이 안돼서 많아야 두어편 보는 게 최고치인데
영화제에서도 별로 다르지 않았어요. 그냥 한 편 보고 서면에서 설렁설렁, 자갈치 시장도 설렁설렁, 깡통시장 찍고 돌아다니다 해운대로 이동해서 한편 보고...
공기중에 섞인 덥고 짠 부산 바다냄새가 참 좋더라구요.
부국제도 한창 잘나가던 피크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살짝 지난 느낌입니다.
제가 대학생때는 진짜 부국제가 국제 영화제의 위상에 걸맞게 훌쩍 성장한 느낌이 있었거든요.
지금은 조금 시들해졌지만 그래도 그 시즌이 되면 뿅하고 생각나요.
찜질방에서 자고 일어나 영화 한 편 보고 국밥먹고 돌아다니던 그때가요..
'라떼는 말이야....' 로 시작되는 이런류의 글을 쓰게되는걸 보니 진짜 아재됐나봅니다ㅠ
아 일하기 싫어서 익뮤에 주절거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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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제일 친한형이 부산국제영화제 1회 자원봉사자 했다는 얘기를들었고, 그러던 차에 어떤 당시 친한 누나가 부천국제영화제라고 같이 가자고 했는데,당시에는 극장에서보면 되지,혹은 극장에서 개봉도 안하는 비인기작 뭐하러 보러가나.. 하다 의리상 같이 가줬다가 못보던 영화들의 무삭제판에 띠융.. 그 후부터는 오히려 저혼자 가다가 영화제에서 친구도 생기고.. 결국은 여차친구들 까지 숱하게 영화제(주로 부천국제와 부산국제)데리고 다녀서 보기힘든? 영화들 심야까지도 같이 보게함..
결국은 저도 이제 이렇게 까지 폐인의삶? 을 사는데 적잖이 일조한? 큰 페스티벌이죠..ㅋ
정말 돈도 없던 시절이라 영화제에 왔던 커뮤니티 회원들, 지인들에게 돈 꾸면서 영화 봤네요... 부끄러운 일이었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