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V 기획전] 《데드링거》의사도 약이 필요합니다
원래는 글을 R등급으로 써볼까 했는데 숨겨진 그놈을 끄집어 내는 것보다 익무에선 그냥 선량하고 평범한 raSpberRy의 모습을 유지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 유별나지 않게 대충 써볼랍니다.
신체 변형에 관심이 많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다른 의미에서의 ‘바디’ 호러인데 어찌보면 20여년 후에나 나올 《맵 투 더 스타》 같은 영화를 만드는 전조가 된 영화였다는 생각도 들고요. (연예계는 정말 그래? 싶기도 ㅎㅎㅎ)
좀 쉽고 재밌게 볼 그런 영화는 아닙니다. 사실 찜찜한 영화죠. ‘의사’는 사람을 고치고 살리는 것만으로 존경받는 게 아닙니다. 바로 환자에 대한 윤리를 지키는 것도 그 존경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단 맨틀 형제는 그 반대 지점에 있습니다. 특히나 여성의 은밀한 부분(신체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을 가장 가까이서 접하게 되는 이들이 벌이는 행위가 부도덕한데 인간에 대해서 의학적 접근 이상이 없었던 동생과 인간을 성적 대상으로만 받아들이던 형에게 ‘사랑’이라는 것이 개입되면서 파멸해가는 이야기입니다.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극중 연기자인 클레어는 오히려 진실 앞에 섰으나 ‘연기’앞에서 무력해지고 의사인 맨틀 형제는 ‘약’에 의존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태어날 때부터 지닌 몸의 특성을 핑계삼아 자신의 의지나 정서를 정당화 시키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건 아닌가 합니다. 가끔 인물들의 의지가 발동하긴 하지만 이내 무력해지고 말고요…
제레미 아이언스가 성격이 상극인 일란성 쌍둥이 맨틀 형제를 연기하면서 일인 이역을 보여주는데 역시 이 분은 다크하고 섹시한 역할에 잘 어울리시는듯. 그 후에도 좋은 영화에 많이 나왔지만 아무래도 이 분의 최 전성기는 8~90년대였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 볼 만큼 애정하는 영화는 못 되겠지만 어렸을 때 노잼이었던 영화가 왜 그렇게 다가왔는지 이제는 사람들의 심리도 좀 알고 이상한 것도 많이 보다보니(응?) 좀 알겠습니다.
그러나저러나 크로넨버그님은 언제쯤 다시 영화를 만드실지...
raSp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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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염은 한데 저걸로 에로틱함을 느껴도 되나 자신을 시험하게 되고요... ^^;;;
숨겨진 그놈 기대할게요(?)
역시나 제레미 아이언스는 잘못된 사랑의 아이콘이군요!
갑자기 이 영화를 보니까, 오종 감독의 두개의 사랑이 떠오르네요.ㅋ 두개의 사랑이 시작부터 너무 강렬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새해를 처음 시작하는 영화로 너무 강한 걸 보았구나 생각한 사람...)
언젠가는... 언젠가는 보겠죠 크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