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리오 연출 간단한 분석(스포)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인 드니 빌뇌브의 작품 시카리오에 대한 간단한 분석을 해볼까합니다.
영화를 잘 모르기 때문에 얕은 분석일테니 양해부탁드립니다. 틀리게 본 것이 있을 수도 있구요.
이 영화에서 가장 재밌었던 부분은 대화장면입니다.
이런 구도를 취해서 맷을 강조하는 장면도 인상깊고
이렇게 더 중요한 인물들을 부각시키는 것도 좋습니다.
재밌는 것은 케이트가 작전의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한 이후
한 프레임에 한명만 담았습니다. 방금 전까지 케이트와 맷을 한 화면에 두었지만 이 장면서는 서로를 분리시켜 한 프레임에 한명만 찍었죠. 싱글 샷으로 인물을 촬영했습니다.
사실 작전 목표는 여기서 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 둘의 목표가 다르고 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카메라로도 전달한 장면입니다.
알렌한드로가 처음 케이트와 만났던 비행기에서도 둘은 한 프레임에 존재하지 않죠.
또
둘의 대화 장면을 찍을 때 서로를 다르게 찍은 이 연출도 대단합니다.
맷은 케이트의 어깨 너머로 찍었고
케이트는 싱글 샷으로만 잡았는데요.
맷을 어깨너머로 찍으면 관객과 맷 사이에 장애물이 있기에 거리감이 생깁니다. 동시에 관객이 (이 영화의 장르를 보면)어깨 너머로 보기 때문에 훔쳐보는 듯한 긴장감도 조성되죠. 이를 통해 우리는 맷이 비밀이 있고 우리와 다른 위험한 인물이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케이트를 보면 장애물이 없고 더 가까이서 촬영했기에 관객에게 친밀하게 느껴집니다.
그가 관객과 비슷한 상식적인 관찰자라는 것을 감안한 연출이였습니다.
클라이막스서 둘이 어둠속에서 대화를 하는 장면도 좋습니다.
보면 케이트는 측사광을 받고 있습니다. 두 눈과 얼굴의 많은 부분이 보이죠.
반면 맷은 강한 측광을 받고 있고 한 눈과 얼굴의 반만 볼 수 있습니다.
측사광은 케이트를 보통인처럼 보이게 합니다.
측광은 맷을 좀 더 강하고 위험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빛과 어둠이 (상대적으로)명확하게 선으로 나누어서 보이는 얼굴로 만들죠. 이 작전이 가지는 성격, 맷이 합법과 위법, 정의와 불의가 같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 무엇보다 경계(현실과 원칙,미국과 멕시코, 선과 악)가 이 영화의 핵심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담아낸 촬영이였습니다.
경계와 분리라는 면에서
이 장면 거울을 두면서 현실과 이상의 분리를 설명하는 것도 멋집니다.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풍경을 위에서 찍는 숏들을 많이 사용했는데
이런 식으로 보여주면 도로가 일종의 선으로 경계를 표현합니다.
동시에 이 영화서 멕시코의 국경 부근이라는 공간이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촬영으로 보여주는 연출이기도 하죠.
또 제 추측으로는 망원을 사용한 것 같은데 망원은 공간을 압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마도 관객에게 저 장소가 주는 답답한 압박감,긴장감을 전달하는 의도였을 겁니다. (망원이 아닐수도 있으니 그냥 넘기세요~~)
작전을 낮과 밤의 경계에 실행하죠?
이 설정도 경계를 잘 드러냅니다. (각본도 정말 탁월합니다)
케이트(법과 원칙,상식을 대변하는 캐릭터)를
멀리서 작게 찍는 촬영도 뛰어납니다. 저 장면은 도로서의 총격전 다음장면입니다.
케이트가 ,합법,상식,원칙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완벽하게 보여준 연출이였죠.
이 장면도 그렇죠?
제가 잘못 캡쳐했는데 가에서 고개를 돌리는 사람이 에밀리가 연기한 케이트입니다.
중요한 작전, 대화서 그가 얼마나 배제되어있는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마지막의 케이트와 알레한드로의 대화도 훌륭합니다.
케이트는 빛을 받고 있죠.
알레한드로는 어둠 속에 있고 감독은 (이전에 제가 말한 장면의 맷처럼)어깨 너머로 보게합니다.
알레한드로를 더 위험하고 강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연출입니다.
또 어둠이 알레한드로의 얼굴을 덮고 있기 때문에 그의 어두운 내면을 표현하는 장면이기도 하죠.
마지막 케이트가 그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 다음장면인데요.
로우 앵글로 잡았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그에게 위압감을 받고 그가 힘을 가지고 있으며 주도권도 알레한드로가 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케이트는 그를 향해 총을 쏘지 못하죠.
에밀리 연기는 정말 좋았습니다. 관찰자포지션이여서 눈에 들어오지 않는 연기였지만 캐릭터만의 강인함,두려움을 잘 드러냈습니다. 관객이 무엇을 느껴야할지 알려주는 길라잡이인 동시에 관객의 감정을 증폭시키는 스피커여야 했죠. 에밀리는 더없이 잘해냈습니다.
조쉬 브롤린은 쾌할하면서 무시무시한 캐릭터를 능글맞게 잘 소화해냈습니다.
하지만 최고는 베네치오 델 토로입니다. (영화가 알레한드로 중심이긴 하지만)그의 연기,카리스마는 이 작품의 핵심을 지탱하고 표현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되게 존경하는 배우인데 너무 멋있더군요.
연기.각본,촬영 모두 최상이었고 그것들을 모두 장악한 감독의 연출도 매우 탁월했습니다.
로저 디킨스의 촬영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다만 오스카수상은 아쉽게 못했는데 바로
이 영화 때문이였죠.
아쉽지만 곰과 싸우는 레오를 자연광과 롱테이크로 찍느라 고생한 치보에게 돌아가는 것이 맞았다고 생각합니다.(몆년있다가 로저옹도 받았으니 해피엔딩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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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최애감독인데 시카리오는 그 때 중학생이여서 보지 못했고 컨택트부터 좋아하게 되었네요.
루베즈키 대단하더군요 ㅜㅜ
빌뇌브 영화 중 특히나 시카리오는 카메라가 정적임에도 긴장감이 많았던 영화였습니다.
어깨너머 찍는건 오버숄더샷 즉 o.s는 대화씬의 가장 기본 샷입니다.
o.s가 기본적이라는 것은 저도 압니다.
그런데 케이트를 찍을 때는 o.s로 찍지 않는데 맷은 그렇게 촬영한 게 독특해서 적었습니다.
작품의 의미는 작가의 의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의 해석이 개입하는 영역이기도 하죠. 전혀 그런의도가 아니였다해도 제 의견이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이 그렇게 보았다 정도의 글로만 보시면 될 것같네요.
저는 저 장면이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자막만 보는 사람들도 많아서 이런 경험이 다소 옅어진채 영화 관람을 하시는 분들도 많죠. 그래서 더 이해가 안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캐릭터마다 연출의 차이가 있자면 그건 분명 의도가 있는 것일 겁니다. 감독이 대충찍는 사람은 아니기때문에..
읽어보면서 시카리오 블루레이 꺼내서 코멘터리 한 번 들어보고싶어지네요. 계속 미뤄두고있었는데.. ㅎㅎ
오버 더 숄더 샷(Over the shoulder shot)
영화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두사람의 촬영구도
입니다.
말 그대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