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X [주온: 저주의 집] 후기 - 저주의 의미를 재정립하다 (넷플릭스)
"주온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은 영화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이었다."
예고편에서도 나왔는데 1화 초반부터 등장하는 나래이션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뭔 뚱딴지같은 소리야 라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본 지금으로썬 이 나래이션이 이번 저주의 집을 완벽하게 요약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우리가 여태껏 알고 지냈던 영화 주온 시리즈는 일본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어떤 사건들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고 이번 주온: 저주의 집이 그 실제 사건들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 물론 픽션이긴 합니다만.
주온 시리즈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화가 시작할 때마다 자막이 뜹니다. "누군가가 강한 한에 사로잡혀 죽으면 그 자리에 저주가 생기고 그 저주에 스치기만 해도 모두가 죽는다..." 뭐 대충 이런 내용이죠. 자막만 보면 거창해보이지만 실상 여기서 말하는 저주란 카야코와 토시오라는 이름의 母子모자 귀신이 까꿍 등장해 사람들을 데려가는 것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해 귀신 깜짝쇼이죠. 그니까 영화가 포커싱하는 대상이 '저주' 그 자체라기 보다는 '귀신'이에요. 저주는 귀신의 등장 배경일 뿐이고 메인은 귀신.
근데 이번 저주의 집은 다릅니다. 여기서 귀신은 거의 뭐 찾아보기도 힘들어요. 깜짝쇼도 더이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직 저주가 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만 포커싱을 둬요. 여기서의 저주도 귀신이 까꿍해서 데려가는 것이 아닙니다. 조금 과격하게 말하자면 저주가 완전히 그 사람의 인생을 조져놓는다고... 해야할까요. 귀신이 메인으로 등장하는 호러물보다는 귀신이 살짝 곁들여진 잔혹한 인간 드라마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원래 주온이 공포를 줬다면 저주의 집은 역겨움을 줘요. 왜냐면 귀신은 판타지이지만 인간은 현실이기 때문이죠. 보다보면 진짜 이런 사건들이 실존했고 우리가 알던 주온이 이 사건들에서 영감을 받아 귀신 호러물로 탈바꿈해 내놨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주온 시리즈가 카야코와 토시오만을 내세우다가 밑천이 드러나고 있었을 때쯤 이번 저주의 집이 그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어놓네요. 시리즈의 한계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기반부터 다시 쌓는 느낌입니다. 시리즈를 현실적인 시선에서 다시 바라본 것엔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섭지는 않다는 것. 하지만 대신 엄청난 역겨움과 찜찜함(어쨌든 여기선 좋은 의미입니다)을 안겨주니까 걱정하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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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제가 원했던 호러 같네요.^^
단순히 깜짝 공포가 아니라 오컬트 호러가 버무려진 미스터리같이 느껴져서, 한번에 몰아서 봐버렸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최근 10년간 봐왔던 일본 호러물 중 제일 좋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