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 제목 잡담
영화 람보는 '퍼스트 블러드'라는 소설을 영상화한 작품입니다.
영문과 교수인 데이빗 모렐씨가 부업으로 쓴 소설이라고 해요.
외국 창작물의 제목은 번역하기 아주 곤란한 경우가 많습니다. 뜻이 애매하거나 중의적 함축적이어서 애매한 경우도 많지만 문장같은데서 단어 몇개만 떼어와서는 아예 번역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거든요. '퍼스트 블러드'도 그쪽입니다. .
'draw first blood'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옮기면 대락 '선빵을 날린다'.... 정도의 의미.
근데 'draw'를 빼버리면 남은 두 단어만 가지고는 의미 성립이 안되거든요.
영화 대사에도 나옵니다. 람보가 트로트맨에게 항변하는 말.
"Not me, they drew first blood'
내가 아니고 저놈들이 먼저 공격했습니다.
보통 '저쪽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해석하는데, 람보의 처지나 성격을 봐서는 군사용어로 사용한 것 같습니다.
'선제공격'. 단순히 시비를 걸었다 정도가 아니라 상대방이 먼저 공격을 해왔기 때문에 자신은 적에게 대응한 것이라고.
뭐 어쨌든 간에 'first blood'란 두 단어만 가지고 의미까지 살려서 제목을 짓는 건 꽤나 난이도가 높은 일이라서 언어가 달라 번역하기 어려운 몇몇 나라들에선 쉬운길로 갔습니다. 주인공 이름을 내세우는 거죠.
'람보'
우리나라는 일본에서 '람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다음에 그걸 그대로(일본에서 사용한 선전용 자료들까지 그대로) 들고와서 사용했습니다.
근데, 일본에서 '람보'는 흔히 쓰는 말입니다. '난폭'하다는 말을 일본어로 읽으면 람보가 됩니다. 외래어 표기법상 '란보'가 되겠지만 실제로는 일본어에서는 람보로 발음됩니다. 일본의 홍보 담장자는 영화의 내용과 어울리는 재미있는 제목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죠. 람보 영화는 나왔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폭력물이었으니까...
또 근데요... 람보를 일본에 배급했던 토와측에서는 자기네가 세계 최초로 람보라는 제목을 발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어요. 스탤론이 이 일본 개봉제목에 너무도 감명을 받아서는 자기네한테 감사장을 썼다느니, 그래서 2편 제목은 미국에서도 람보가 되었다느니 어쩌구하고 떠들어댔었는데... 여기가 일본에서도 '구라' 홍보로 전설적인 곳이라... 신빙성은 뭐....
토와에서 뭐라고 떠들어댔건 간에, 람보 1편은 원작도 있고 주제도 있는 영화였으니 함축적인 제목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속편들은 주인공 혼자서 다해먹는 1인 영웅물이 되었으니 주인공 이름이 제목에 붙는게 당연하다고 하겠죠.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도 2편부터 주인공 이름이 제목에 붙기 시작했으니까...
그 주인공인 람보라는 이름은 미국 사람 이름치고는 독특한 편입니다. 이게 미국에서도 화제가 되어서 잉여들이 조사를 해보았더니 실제로 월남전에 참전했던 군인 중에 람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몇명인가 있었다고 합니다.
원작자인 모렐씨가 나중에 밝히기로는, 람보 사과라는 걸 먹어보고는 이름이 재미있어서 갖다쓴 거라고 합니다.
람보 사과는 예엣날 옛적에 살았던 람보라는 스웨덴 사람의 이름을 따서 붙인거라고 하고요. 까마귀 둥지라는 뜻이 있다는듯...
satt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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