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넷플릭스-1일1넷] 1. 아무 일도 없었다(잡설에 노 스포)
스릴러, 라는 단어는 현대에 이르러 거의 모든 범죄와 관련된 창작물을 "퉁"치는 개념으로 등장한 강력한 단어입니다. 더티 해리(하드보일드)나 용의자 X의 헌신(본격 미스터리), 나를 찾아줘((완전)범죄물) 등이 모두 스릴러라는 대전제 아래로 가둘 수 있습니다.
이러하다 보니 작금에 이르러서는, 상당히 근거가 부족하거나 타 장르의 색깔이 짙어도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는, 쉽게 말해 아무렇게나 사용가능한 단어가 된 것이 사실이기는 합니다.
그렇다면 스릴러는 뭘까요?
사실 이 물음에 정확하게 대답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가장 간단히는,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영화나 소설이라면 스릴러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특정 사건을 매개로 "벌어지는" 쫓고 쫓기는 이야기, 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일단 스릴러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요.
마이 넷플릭스 이벤트를 익스트림 무비에서 합니다.
저 같은 경우 넷플릭스로 매일 영화를 2~4편 정도를 보는 터라 굳이 하지 않아도 보는 넷플릭스입니다마는, 또 익무가 하는 이벤트에 익무인으로(자칭!) 열심히 참여하는 게 또 도리라고 여겨지네요.
그 첫 번째로(사실 먼저 하려고 했던 영화는 안 핸섬한 형사 핸섬, 이었습니다만) [아무 일도 없었다]를 소개합니다.
영화를 소개하기 앞서 이 영화는 굉장히 특이합니다. 뭐랄까, 스릴러의 자격이 부족한 스릴러, 라고 불러야 할지 아니라면 발라드 스릴러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네요. 왜냐, 이 영화는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이게 과연 영화로 만들어졌을까, 하는 결론이 들었던 터라 어쩌면 마이 넷플릭스에 가장 적합할지 모르겠다 싶었어요.
보통 스릴러 영화는 기획 단계에서 볼 때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합니다. 물론 [나를 찾아줘] 같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는 스릴러도 탄생합니다마는 적은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기획력을 끌어모아 플롯으로 재미를 주는 형태를 취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에서 상업영화로 스릴러 영화가 많은 이유 역시 그래서입니다.
한국영화시장이 성장일로를 거듭했지만 한계는 분명하거든요. 년관람인원, 약 2억2천여 만 명, 매출 1조9천1백여 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해도 올해는 급적직하가 분명하지요. 어쨌든 저 관람인원과 매출 대부분은 흔히 말하는 블록버스터에 약 70퍼센트 가까이 "몰빵" 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30퍼센트로 영화 시장의 다양성이 담보되는 현실이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우리가 작년 한 해, 그렇게 열광했던 벌새의 관람인원이 14만 명 정도에...!)
[사냥의 시간]에서도 주지된 바이지만 그래서 넷플릭스의 문전성시는 여러 활로의 모색에 분명하고 다양한 상징과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야기가 잠시 샜네요. 어쨌든 이는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크게 다르지 않아서,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측면으로 기획되는 스릴러는, 겉으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최고의 상업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다시 옆으로 샜던 이야기와 제가 스릴러 운운했던 이야기를 합칠게요.
그리하야!!!
넷플릭스에서 만들어지는 스릴러는, 희한하게도 이러한 기존 영화의 답습을 피해갑니다. 이 영화 [아무 일도 없었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발라드 스릴러, 라고 부른 이유도 그래서입니다. 돈이 되려면 "아이돌" 스릴러여야 하거든요. 그리고 다서 써먹는 문장으로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이게 과연 영화로 만들어졌을까!"
아무 일도 없었다!!!
일체 상업성과는 담을 쌓은 듯한 스릴러. 어쩌다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 벌어질 이야기에, 조마조마 계속해서 보게 되는 이야기라면 [아무 일도 없었다] 소개로 적당할까요. 영화는 그저, 아니 반드시, 그래서 그냥, 넷플릭스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다만 큰 기대, 어마어마한 "아이돌" 같은 댄스 뮤직 스릴러에 대한 환상은 접으십시오. 그저 영화 한 편 보고 싶은데, 블록버스터는 보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남들 달달해서 좋아 죽는 로맨스는 보기 싫은 날, 그래 이런 영화도 있네, 하는 신대륙 말고 무인도 발견하고 싶은 날, 한 번! 보시라 권합니다.
그냥 아무일도 없는 날, 아무 것도 아닌 영화를 보고 싶은 그런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