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설국열차-3화 리뷰(스포)
이번 화의 시작은 "접근성"이라는 화두로 시작하더군요. 생각해 보면 열차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이기는 합니다. 1001칸에 이르는 열차를 관리하려면 접근성은 필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접근성이라는 화두가 어떻게 극을 지배하게 될지요! 사실 이 의문은,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접근성이라는 말은, 뒤집으면 통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접근성이 쉬울수록 통제가 쉽고, 통제가 쉬울수록 더 많은 접근이 가능하지요. 이런 의문 하나를 두고 3화가 시작합니다.
3화는 접근성이라는 한 단어로 내레이션이 정리해버렸지만 실은 혼란이라는 말이 더 어울렸던 화였습니다. 이 혼란을 맥락부터 하나씩 써보겠습니다. 시작에서는 시체에서 꺼내는 칩 같은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 칩은 시작과 끝의 대구를 이루듯 등장하고 사라집니다. 이 칩의 용도는 뭘까요?
그리고 크노롤의 존재 역시 알려집니다.
바로 레이턴의 수사에서 밝혀진 사실입니다. 1001칸이나 이르는 열차에서 사실 수사관 역할을 해줄 사람이 레이턴밖에 없다는 설정은, 개인적으로는 약간 의아하기도 했고, 실소가 나기도 했던 겁니다. 아마도 많은 검증이나 브레인스토밍을 거쳤겠지만 작가진에게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독점적인 설정으로 인해 플롯이 살아나간다는 것은 또 접근성의 반대로 읽히기도 하네요.
문제가 있던 수납칸에서는 만신창이가 된 모습으로 니키가 깨어납니다. 니키에게서 레이턴은 그녀가 크로놀과 관계했음을 직감합니다. 그러나 멜라니는 레이턴의 수사를 니키에게서 떼어 놓습니다.
열차의 불안 역시 커집니다. 늦은 진행이나 반란, 그리고 가축칸의 상실 등으로 사람들이 수군댑니다. 이를 위해 멜라니는 접근성 즉 통제 카드 하나를 꺼냅니다. 바로 결투의 밤, 이라는 설국열차 내의 행사입니다. 3등칸 사람이 결투에서 승리하면 2등급 칸으로 갈 수 있다는 일종의 계급 상승 기회입니다. 물론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멜라니의 고육지책입니다.
그 사이를 비집고 레이턴은 수사도 사랑도 쟁취하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깨어났던 니키의 존재가 부각하고, 더불어 꼬리칸의 여장부인 조시 역시 무언가 음모에 가담하는 듯한 냄새마저 더합니다.
그리고 니키의 존재가 다시금 부각하고 마지막에서 일어나는 살인까지!
와.
몇 줄로 정리했지만 그야말로 혼란스러울 정도의 플롯이 다양하게 얽히고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얽히고 설킨 원인 역시 하나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접근성이었습니다.
극 초반과 말미에서 대구를 이루듯 오갔던 칩의 존재는 접근성이 매개가 되어 시체에서 상류칸으로, 그리고 마지막 조시에게까지 이어졌습니다. 레이턴의 수사, 그리고 사랑 역시 접근성이 없었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과정이었죠. 특히 멜라니의 통제나 또는 관용은 극의 제목처럼 "접근성이 힘"이기 때문에 생겨날 수 있는 방주 생활입니다.
혼란을 펼쳐놓은, 그래서 빠른 전개로 보였지만 실은 그 어떤 전개도 없었던 3화는, 극의 제목 하나가 전부였음을 알려주는 화였습니다.
-접근성이 힘이다
이 힘이 4화에서 어떻게 파생할지요. 4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생겨납니다.
마지막으로 마일스의 모습은, 인간이 체제에 순응하거나 적응할 경우,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 같아서 한편으로 씁쓸했습니다. 특히 마일스의 모습에 안도하는 레이턴이나 조시의 모습이 더욱 씁쓸함을 배가시켰답니다.
설국열차. 그랬죠. 여기는 방주를 가장한 가장 단편화시킨 인류 역사의 또한 계급과 차별의 상징적인 공간이니까요.
그나저나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벌려놓고는 어떻게 오므리려고 그러는지! 살짝 걱정 하나가 꼬리칸 탑승객 같은 저의 심정에 스며듭니다.
흥미로운 분석 잘 봤습니다. 원래 승객 중 형사가 없었다는 설정이 없인 아무래도 꼬리칸 인물이 활보하긴 힘드니까 그런 설정을 도입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