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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쾌적한 극장 관람을 방해하는 몇 가지

LinusBlanket LinusBlan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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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마지막 날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지점에서 [미스비헤이비어] 마지막 회차를 관람하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영화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담론에 발을 걸치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BBC 제작 영화들이 대개 이 지점에서만큼은 훌륭한 거 같네요.

다만 영화를 관람하면서 몇 가지 불편했던 점이 있어서 투덜거리려고 글을 적습니다.

 

 

1. 일하는 사람이 너무 적다 (1) - 입장 전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해 영화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이해하지만, 그 이전에도 이미 극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충분하지 않았었는데 더 줄어드니 너무 심각해졌습니다. 티켓 창구와 매점이 통합된 것은 이미 작년부터 어느 지점에서나 매한가지였지만, 일요일 야간시간대가 되니 그 모든 걸 단 한 사람에게 맡기니 일 처리가 느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미스비헤이비어]의 포스터를 수령할 때 딱 그랬습니다. 상영종료 시각이 10시 반 이후라 미리 받는 수밖에 없을 거 같아서 갔더니, 영화 끝나고 다시 오라더군요. 이거 8시 50분에 상영 들어간다, 그거 끝나고 나오면 직원 있냐고 되물으니 그제서야 이해하고 포스터를 주더군요. 게다가 제가 포스터를 받느라고 뒤에서 티켓을 끊으시려던 분이 꽤나 기다리셨습니다. 만에 하나 고객을 응대할 직원은 한 명인데 키오스크 같은 무인 주문 시스템(롯데시네마 건대입구의 경우에는 태블릿 여러 대를 설치해두었죠. 그나마도 제가 갔을 때 이미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70% 정도는 꺼뒀더군요.)에 익숙지 않은 관객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이 상황처럼 매표, 매점 업무는 그 즉시 마비될 게 자명한데 너무 방치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2. 일하는 사람이 너무 적다 (2) - 입장 후

입장할 때는 더 심각했습니다. 코로나-19 시대의 입장 체크하는 직원은 티켓 확인 뿐만 아니라 체온 측정 업무까지 같이 해야 합니다. 일부 지점의 경우는 고객에게 명단 작성을 부탁하기도 해야 하지요. 그런데 이렇게 업무가 배로 늘어난 위치의 직원을 단 한 명 두고서, 그 직원이 분실물을 찾아달라는 신고까지 접수해야 하면 일이 원활하게 돌아갈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를 포함해서 몇 명 되지도 않는 관객이 전부 입장 게이트에서 몇 분씩 기다려야 했습니다.

영화 시작 때도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곤란을 겪었습니다. 평상시였다면 상영관에서 상영이 시작 될 때 직원이 와서 문을 닫고서 정상적으로 상영이 되는지 지켜봤어야 했겠지요. 상영이 시작됐는데 아예 문을 닫지를 않았는지 얼마 동안 복도쪽 소리가 새어들어오더군요. 제때에 맞춰 그 일 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모자라구나 싶었습니다.

 

 

3. 사람이 줄어드니 커진 '자연'의 존재감

뉴스에서 보셨을 겁니다. 사람들 발길이 끊기니 베네치아의 수질이 맑아지고, 세계 곳곳에서는 동물들이 개체수가 늘어나고, 맘껏 활보하는 영역이 넓어져서 아프리카의 어느 국립공원에는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사자가 낮잠을 자는 일까지 벌어졌다고요. 영화관에도 자연이 기지개를 켜는 손길이 닿았나 봅니다. 영화 상영 중간 중간에 스크린에 미세하게 거뭇거뭇한 얼룩이 드문드문 나타나더군요. 처음에는 원래 프린트에 있는 효과였나 했는데, 규칙성 없이 여러 차례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던 걸 보니 날벌레들이 영사기의 영역 안을 왔다갔다 했었나 봅니다. 만약 필름으로 상영되는 영화였으면 그냥 필름이 보존이 조금 완전치 못했구나 하고 말았을 텐데 DCP 시대에 그럴리는 없지 않습니까. 평상시에는 한 여름에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었는데 이것도 코로나-19 시대 사람이 줄어들어서 동물들의 영역이 늘어난 건가 싶기도 합니다.

 

LinusBlanket LinusBlanket
19 Lv. 34947/36000P

스누피 팬은 아니고 그냥 다 커서도 담요 끼고 자는 얼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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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2등
어쩔 수 없을거 같아요
솔직히 직원 한명 월급주기도 힘들거 같음..
01:32
20.06.01.
profile image 3등
급여 지급 부담은 이해가 갑니다만, 평일에 큰 지점에 한명, 주말에만 2명이 매점과 티켓부스를 담당하는건 너무 하더라구요 ㅠㅜ 관객들이나 알바분들이나 모두가 고통이더라구요 ㅠ
01:39
20.06.01.
profile image
오늘 수유에서 영화 봤는데~ 마감 시간인건 이해하지만... 영화는 크레딧까지가 영화라고 생각하는데요.. 크레딧을 다 보고 일어서는 스타일인데 청소해주시는 어머님들이 불을 켜버리시더라고요.. ㅠ.ㅠ 살짝 언짢았네요
01:58
20.06.01.

급여 부담 정도가 아닐겁니다.
사업을 하냐 마냐 할 정도의 위협이니까요.
메가박스만 하더라도 작년 순이익 360억인데
올해 1분기만(1~3월)만 적자가 160억 이상 났습니다.
코로나가 2월중순부터 본격화되었다고 생각하면 2분기 적자는 모르겠네요..

고객이 있어야 일단 사업을 유지하는건데 여행업이나 영화업이나 비슷하다고 봅니다 현 상황은

겨우 1~5명 들어가는 상영관을
유지하기에는 적자폭이 너무 큽니다.

그래서 임대료는 나가도 휴업을 하는거고 결국 그 전부터 인건비를 먼저 줄이는거죠 ㅠㅠ

02:07
20.06.01.
profile image
이런 사태가 오다 휴업 폐업으로 갈까봐 영화관에 사람이 없는게 점점 두려워집니다 ㅜ
09:30
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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