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리> 소리를 듣고 싶은 게 아니라 잃고 싶다고? (낡낡님 나눔)
이게 무슨 발상의 전환(?) 같은 소리인가 하겠는데 주인공 보리가 처한 상황을 보면 이해가 갈 겁니다. 아빠, 엄마, 동생 모두가 농인인 가정에서 보리만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거든요. 실제로 이런 분들을 지칭하는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란 용어도 있어요. 처음 이 단어를 들은 건 5년 전 이길보라 감독의 다큐 <반짝이는 박수 소리>에서였습니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3565
이길보라 감독과 마찬가지로 <나는 보리>의 김진유 감독도 코다이고, 영화엔 감독의 실제 경험들이 녹아 있죠.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이지만 보리가 느끼는 알 수 없는 소외감을 굉장히 섬세하게 표현한 것도 다 감독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덕분일 겁니다.
<나는 보리>는 정말이지 청정 무공해 자연 같은 영화입니다. 이렇게 착하기만 한 영화는 오랜만이네요. 옷가게 종업원들 말곤 나쁜 인물들도 없고, 싱그러운 자연과 어우러진 아역들의 맑은 연기를 보면서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진짜 어디서 이런 친구들을 찾아냈는지ㅎㅎ 보리 역 김아송은 말할 것도 없고, 보리 동생 정우 역 이린하는 실제 농인인가 착각할 정도로 수어 솜씨가 일품이네요. 보리 친구 황유림도 저런 친구 하나만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고요^^
보리 엄마 아빠를 연기한 허지나, 곽진석 배우는 실제 부부라는데 호흡도 찰떡같고 아마 진짜 농인인가 검색해보신 분들도 많을 거예요ㅎㅎ 그만큼 리얼하고 따뜻한 연기를 잘 보여줍니다~~ 보리가 들리건 들리지 않건 예쁜 딸이라고 아빠가 말해줄 때 눈물이ㅠㅠㅠㅠ
무엇보다 들리는 분들과 들리지 않는 분들이 모두 볼 수 있는 베리어프리 영화로 제작된 게 참 마음에 드네요^^ 수어가 나올 때도 그냥 말이 나올 때도 다 자막이 깔려 있어요. 영화 보면서 수어를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언어 실력이 꽝이라 어떨지^^;;;;)
지난주 시사회 당첨됐다가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취소했는데 낡낡님 덕분에 놓치지 않고 잘 봤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ps) 영화 보고 나면 짜장면이 넘 먹고 싶어지니 각오하세요ㅋㅋㅋ 아님 짜파게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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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짜장면 먹으러 나갈까 생각 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