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마로나> 시사회 후기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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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그림체와 다채로운 컬러에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나름의 신선한 매력이 있는 작화였습니다. 곡예사, 건설업자, 소녀 등 '마로나'의 주인에 따라 달라지는 디자인과 연출은, 각 인물의 특성과 그에 맞추어 조금씩 변화하는 '마로나'('아홉', '아나', '사라')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개성적인 추상파 혹은 입체파 화가들의 작품이 걸려있는 미술관에 온 듯하며, 회화에 둘러싸인 느낌이었습니다. 기존의 선이 깔끔하고 정돈된 그림체의 애니메이션과는 색다른 시각적 자극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화려하고 역동적이며, 꿈꾸는 듯 몽환적이기도 했습니다.
강아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간 세상을 동화처럼, 때로는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개를 대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환상적이면서도 진지하게 묘사합니다. 제한적이고 수동적이며 사랑받고 버려짐을 반복하는 삶에서도 점차 성장하고 긍정을 잃지 않는 '마로나'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인간이 원망스럽고 반성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오색찬란한 작화나 스토리의 전개와 대조적으로 내레이션은 오히려 담담했습니다. 개를 키우지는 않지만 개를 비롯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반려동물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