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설국열차-1화 리뷰(스포)
강렬했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가 TNT를 통해 방영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 됩니다. 10부작입니다.
한국에서 넷플릭스에서 업로드하기 전부터 몇몇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 들려왔습니다. TNT는 워너 미디어 산하 터너 브로드캐스팅 시스템의 케이블 TV라고 합니다. 몇 해 전 방영했던 에일리어니스트 이후 330만 명이 시청하며 시청률에서 유의미한 기록을 거뒀다고 하죠.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봉준호 감독님의 설국열차가 935만 명이라는 엄청난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던 터라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를 보는 거의 모든 한국 시청자에게 부지불식 중에 비교하는, 또는 비교 당하는 운명에 처할 수밖에 없을 거라 판단됩니다. 저 역시 그런 비교에서 자유롭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영화 설국열차는 뇌리에서 최대한 지우려 애썼습니다.
며칠 전 공개되었던 1화는 '날씨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부제를 달았습니다.
날씨의 변화를 애니로 처리했고, 1001칸에 이르는 설국열차의 모습과 꼬리칸 사람들의 모습을 스피디하게 훑습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며 빠르게 배경을 부여한 모습에서 분명 영화가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1001칸에 공식적으로 오른 사람들, 반면 꼬리칸으로 무작정 달려들어 올라탄 사람들은 얼어버린 지구로 인해 최후의 생존자들이 됩니다. 결국 설국열차 1001칸에 올라탄 사람들은 노아의 방주 속 노아의 가족과 다를 바 없어진 것입니다. 더불어 설국열차는 1001칸으로 직관화하고 단순화시킨 세계로 바뀌었습니다. 이를 이루어낸 사람이 바로 윌포드입니다. 그는 노아의 방주에서 방주를 만들라고 시켰던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1001칸 사람이 사는 곳. 극명하게 갈리는 계급과 환경. 단백질 바를 먹는 사람들과 스테이크를 써는 사람들.
단백질 바를 통해 겨우 연명하는 꼬리칸 사람들은,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죽을 위기에서는 살려만 달라는 게 사람이지만, 무릎을 꿇고 한참을 지나면 발을 펴고 앉고 싶어지는, 그게 사람입니다.
이후 꼬리칸 사람들의 모습이 비칩니다. 6년 9개월 26일째 운행했다는 자막에서 사람들 역시 상당한 생활의 변화가 발생했고 불만 역시 거대해졌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곧바로 "반란"을 모의합니다. 꼬리칸 사람들의 반란에 모두가 동조하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주인공 역을 맡은 레이턴 역 다비드 비그스입니다.
레이턴은 꼬리칸 사람들의 무모한 도전에 회의적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반란은, 목숨을 잃기밖에 더도 덜도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겠죠. 그에 반해 불만이 목에 찬 사람들은, 오늘 죽어도 꼬리칸을 벗어나겠다는 이상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무모한 그들만의 반란을 결행하고 말지요.
배신자 소리를 듣는 레이턴에게 열차를 관리하는 몇몇 사람들, 특히 제니퍼 코넬리가 분한 멜라니를 통해 특별한 임무가 맡겨집니다. 바로 살인사건의 수사입니다. 꼬리칸 탑승자인 레이턴은, 전직 형사였고 열차 전체에 직업이 형사였던 사람은 레이턴이 전부였습니다.
두 사람의 조우. 레이턴과 멜라니의 어긋남. 그리고 남은 사람들의 모습.
1화는 이를 중심으로 남은 9화를 준비하는 주춧돌 역할을 합니다. 다만 기본적인 미드의 작업에서는 조금 비켜간 것이 사실입니다. 상당한 유료 시청자를 사로잡아야 하는 일반적인 미드는 1화를 강력하게 전개합니다. 그러나 TNT가 넷플릭스라는 큰 산을 등에 업은 탓인지 안정적인 플롯의 진행에 초점이 맞추어진 듯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시청자의 눈이 채널을 바꿀지 말지를 상당히 고민하게 만들 것 같습니다.
수사라는 이름으로, 치트 키를 얻어 열차를 여기저기 다니게 될 레이턴의 모습과 살인사건이 있었다고는 하나 1001칸에 이르는 열차를 통제해야 하는 멜라니의 대비되는 모습은 향후 어떤 모습으로 설국열차가 진행될지 가늠하는 맛보기였습니다. 그리고 남겨진 꼬리칸 사람들의 분노가 어떻게 발화할지요.
강력한 1화보다 안정성에 주안점을 둔 채 빌드업에 주목한 설국열차 1화. 특히 캐릭터와 배경 설정에 공을 들였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1001칸에 이르는 열차를 하나하나 보게 될 경이로움은 조금씩 아껴두게 하네요.
1화가 끝났는지도 모른 채 넘어가 버려 2화를 보고 있던 저의, 1화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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