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뭘까][익무시사] 사랑은 상대적인 것(노스포)
어제 아트나인에서 익무시사로 <사랑이 뭘까>를 보고 왔습니다. 어제 2~3분 정도 지각하다보니 표 수령을 못할꺼라고 우려했었는데 배부처가 남아있었던 덕분에 볼 수 있었습니다. 시사회 끝나고 나오면서 극장에 스틸컷이 걸려져 있길래 혹시나하고 찾아보니 배급사가 아트나인을 운영하는 엣나인이었습니다. 배급사가 운영하는 극장이다보니 정시 넘어서도 배부처가 대기할 수 있었나 봅니다. 표를 받은 것과 별개로 지각을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들어가는 와중에 스크린을 가리게 되었습니다. 먼저 그때 상영관에 계셨던 분들의 감상에 방해를 드려서 죄송합니다.
이 영화의 첫인상은 비호감이었습니다. 공감할 수 없거나 기겁할 만한 내용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정이 붙을 수 없게 시작합니다. 이렇게 보면 고구마 투성이 주인공 연애사로 끝나고도 남을 법한데 중반부부터 이 영화의 특징이 나옵니다. 보통 로맨스 영화는 연인들이 꽁냥꽁냥하는 이야기를 주로 보여주는데 비해서 이 작품은 등장인물들이 대상을 관찰하거나 관찰당하는 식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관찰하는 타인의 모습과 타인이 관찰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평면적으로 보였던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보이게 됩니다. 언뜻 비슷한 방식의 사랑을 취하는 사람들도 상세히 보면 전혀 다르다고 볼 수 있듯이요.
감이 안 잡힐지 모르겠지만 의외로 웃깁니다. 빵 터뜨릴 정도는 아니지만 잔잔하게 흘러가는 와중에 엉뚱한 돌직구를 던지면서 소소한 웃음을 줍니다. 마냥 밝지 않은 분위기 속의 감초같은 역할을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크게 웃길 것 같지 않은데도 임팩트가 남습니다.
다만 이 영화는 상큼하면서 발랄한 면모가 없고 남들에게 얘기하면 욕 먹거나 공감받기 어려운 내용들 위주여서 보는 사람들을 불편하거나 답답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이런 부류의 이야기를 싫어한다면 끝까지 이해할 수 없으면서 짜증만 밀려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기때문에 달달한 로맨스를 기대한다면 그다지 추천드리기 어렵습니다.
이 작품을 보고 누군가는 소름돋을 수 있고 누군가는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만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봤던 <호박과 마요네즈>가 떠오르네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고 그들마다 다양한 사랑의 방식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의 사랑에 대해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도 결과적으로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왜냐면 사람마다 사랑에 대한 정의나 방식은 상대적이니깐요. 이 영화는 끝까지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런 사례가 있다고 보여줄 뿐 정답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관객들에게 물어봅니다. 당신의 사랑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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