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타이거 킹' 솔직히 좋은 소리가 안 나오네요

제목보고 낚이셨을 분들께 미리 사과부터 드리자면 다큐 퀄리티 문제가 아님을 밝힙니다. 

아울러 스포도 최대한 자제했음을 밝히지만 그래도 보실 분들은 이 글은 스킵해 주세요.

 화제의 다큐 '타이거 킹'을 봤습니다.

 개인 성향인지 모르겠으나 진짜 막장 경진대회를 벌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닥 좋아하진 않습니다.

 등장 인물 중 누가 낫네 팩트체크가 부실하네 할 수도 있는데 제가 봤을 땐 중심 인물들 다 이상합니다.

조 이그조틱

 그나마 명목상 주인공을 '조 이그조틱'으로 설정한 건 그가 에고가 강하고 재밌는 사람이며 시청자들이 가장 몰입해서 보기 딱 좋은 드라마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 그렇죠. 다큐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지만 자칫 감정에 휩쓸리다보면 달리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다큐일수록 이성을 찾아가면서 냉정하게 제3자가 되어 떨어져서 봐야 합니다.

 조는 멍청한 badass인데다 다른 등장인물에 비해 덜 약아서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인간이긴 해요. 쓸데없는 자신감과 극도의 찌질함이 보는 이들로부터 재미를 주는데 제 기준으로 절대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캐롤 배스킨

 가장 짜증났던 건 2화인데요, 개인적으로 '우상화 된 인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그런 인물들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이 다큐에 담겨져있기 때문인데요, 이 다큐의 중심 인물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팔아서 열심히 악용하고 있거든요. 

 이건 중심인물들의 측근들이 그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죠. 캐롤 배스킨이나 앤틀은 부를 누리고 있음에도 직원들 대하는 게 형편없습니다. 임금이 '주 100달러'라는 데서 리모컨을 집어 던질 뻔 했고요...(제가 옛날에 캐나다 스타벅스에서 일했을 때의 주급이 더 많을듯 ㅎㅎㅎ) 다들 가스라이팅 되어있는지 새벽부터 야밤까지의 과업이나 주말이 없는 삶같은 열정페이에 익숙하고 혐오만화로 유명한 모 만화가의 200달러어치 일에 익숙한 분들 같더라고요.

 그나마 이그조틱 라인 사람들은 조를 동정하는 듯 합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단지 '하향평준화'되어서 다들 정때문에 으쌰으쌰 하는 모습이라 보기가 씁쓸합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뭔가 대단한 걸 하는 것처럼 포장되어 있는 모습들이 짜증이 나더라고요.

 여담이지만 2화에 나왔던 peta라는 단체도 그닥 안 좋아하는데, 동물권 보호 등등은 좋다 이겁니다. 그런데 그런 걸 표현할 때 굉장히 성적 대상화나 불필요하게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많이 씁니다. 여러분의 시각을 해치지 않기 위해 관련 자료는 피하겠습니다만 사회적인 목소리를 낸다고 혐오 소구에 기대는 집단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캐롤이 그들과 손잡았다니 딱 그 수준이겠구나 싶더라고요. ㅎㅎㅎ

제프 로우

 이제 슬슬 3, 4화에는 법정 공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모습들은 자본주의 사회가 법치국가 시스템을 만나 어떻게 변태적으로 변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더라고요. 돈으로 영향력을 사고 법적으로 어떻게 상대를 누를 수 있는가를 파악하면 여기서 또 화딱지가 납니다.

지금 4화까지 봤는데 흥미진진은 해서 나머지를 봐야하나 말아야하나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욕하면서 보는 다큐로 선택할 것인가 그냥 다른 좋은 걸 볼 것인가. 이런 건 저의 선택이고 아마도 많은 인기를 끌 것 같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