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흔한 배우들
에디 레드매인, 엠마 톰슨, 틸다 스윈튼, 이안 맥켈런, 레이첼 와이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전부 할리우드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영국 배우죠.
뿐만 아니라 전부 오스카 후보에 오른 적이 있고 이안 맥켈런 옹을 제외하고 수상경력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혹시 눈치 채셨나요?
바로 이들 모두 켐브리지 대학교 출신 배우라는 점입니다.
옥스포드 대학교와 함께 영국 최고이자 세계 최고의 명문 대학교인데 인류역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학자들뿐만 아니라
의외로 유명 배우들을 많이 배출한 학교이기도 하네요.
그래서 (너무 tmi 같지만) 누가 또 케임브리지 출신인가 찾아봤습니다.
유명 배우 위주로 고른거라 빠진 배우들도 많아요.
감독까지 포함시키면 끝도 없더라고요.
웬만한 연기학교 부럽지 않은 라인업이에요 ㅎㅎㅎ
엠마 톰슨 - 영문학
에디 레드메인 - 미술사학
레이첼 바이스 - 영문학
이안 맥켈런 - 영문학
틸다 스윈튼 - 정치 사회학
톰 히들스턴 -고전학
나오미 해리스 - 정치 사회학
(007 스카이폴, 007스펙터, 캐리비안의 해적, 문라이트)
사샤 바론 코헨 - 역사학
(보랏, 브루노, 독재자)
레베카 홀 - 영문학 (중퇴)
(내남자의 아내도 좋아(?), 프레스티지, 아이언맨 3)
톰 홀랜더 - 영문학
(보헤미안 랩소디, 오만과 편견, 캐리비안의 해적)
데릭 자코비 - 역사학
(주로 셰익스피어 연극 배우로 성공을 거뒀지만 글레디에이터, 킹스스피치, 신데렐라, 고스포드파크 등 영화 조연배우로도 활약)
휴 보네빌 - 신학
(패딩턴, 다운튼 애비)
올리비아 윌리엄스 - 영문학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포스트맨, 언에듀케이션)
탠디 뉴튼 - 인류학
(미임파2, 웨스트월드)
댄 스티븐스 - 영문학
(미녀와 야수, 다운튼 애비)
제임스 노튼 - 신학
(작은 아씨들)
프레디 하이모어 - 스페인어 & 아랍어
(찰리와초콜릿공장, 베이츠모텔, 굿닥터)
캠브리지 시절 이안 맥켈런과 데릭 자코비
둘이 연극동아리에서 만났고 당시 이안 맥켈런이 데릭 자코비를 짝사랑 했다고 하네요
시간이 흘러 TV 드라마에서 커플로 재회하셨습니다.
참고로 두분 다 실제로 동성애자이시죠.
레베카 홀과 댄 스티븐스 또한 캠브릿지 연극 동아리 때부터 알던 사이라고 합니다.
톰 히들스턴과 에디 레드메인은 대학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이튼 칼리지)도 같은 학교 나왔다는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죠.
캠브릿지는 진지한 배우들도 많지만 코미디 쪽에서 확실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유명한 분들만 추리면
존 클리스 - 법학 (몬티파이튼 멤버)
에릭 아이들 - 영문학 (몬티파이튼 멤버)
미리암 마골리스 - 영문학 (해리포터 시리즈 스프라우트 교수)
스티븐 프라이 - 영문학 (브이포벤데타,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휴 로리 - 고고학, 인류학 (하우스)
전설의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튼 멤버들 중 3명이 캠브리지 출신(2명은 옥스포드 대학교 출신)
위에 언급한 존 클리스, 에릭 아이들 말고도
지금은 고인이 된 그레이엄 채프먼 또한 캠브릿지 대학교 출신이고
그의 전공은 무려 의학이었다고 합니다.
성 바톨로뮤 병원에서 수련을 마치고 내과의사 자격증까지 땄으나
코미디언하려고 바로 그만뒀기 때문에 제대로 의사로 일한적은 없다고는 합니다만 대단하네요...
('풋라이트' 시절, 뒤에서 멀대처럼 서있는 클리스와 파이프 물고 있는 채프먼)
몬티 파이튼 멤버들이 처음 만난 곳은 바로 '풋라이트'라는 캠브릿지 연극 동아리인데요.
연기 동아리 중에서도 코미디, 풍자극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덕분에 코미디 배우들이 많이 배출했다고 하네요.
에릭 아이들(뒤 오른쪽에서 두번째)의 경우 '풋라이트' 회장 자리까지 맡았을 정도라고...
당시 멤버 중엔 미리암 마골리스(앞 왼쪽)도 있었다고 하네요.
미드 [하우스]로 유명한 휴 로리는 원래
'프라이 & 로리' 코미디 듀오로 스티븐 프라이와 함께 8,90년대 영국에서 이름을 떨쳤습니다.
이 둘도 역시 캠브릿지 '풋라이트'에서 만났습니다.
당시 이 둘은 훗날 유명 배우가 되는 친구를 만났는데...
바로...
엠마 톰슨입니다. (아래에서 두번째)
이외에도
데이비드 미첼 - 역사학 (핍쇼)
로버트 웹 - 영문학 (핍쇼)
리차드 아요아데 - 법학 (IT 크라우드)
존 올리버 - 영문학 (존 스튜어트 데일리쇼)
[핍쇼]로 유명한 '미첼 & 웹' 듀오 또한 캠브릿지 대학교 '풋라이트'에서 만났고
[IT 크라우드]의 리차드 아이오아데와 미국에서 [데일리쇼]를 거쳐 [라스트 위크 투나이트] 진행자까지 하며 잘 나가는 중인 존 올리버 역시
각각 '풋라이트' 회장과 부회장을 함께 지낸 사이
맨 왼쪽 - 존 올리버, 오른쪽 두번째 - 리차드 아요아데, 젤 오른쪽 - 데이빗 미첼
뿐만 아니라 '미첼&웹'(가운데 두명)은 당시 풋라이트 오디션 보러 갔을 때 올리비아 콜먼(맨 오른쪽- 캠브릿지에서 한학기 이수)을 만났고
그녀는 이때 인연으로 [핍쇼]까지 함께 출연했고
훗날 오스카 위너가 됐습니다.
이렇게 보니까 웬만한 드라마스쿨 뺨치는 라인업이네요
전공을 살펴보니 확실히 영문학이 많고 '풋라이트' 동아리 출신이 많네요.
'셰익스피어' 공부하면서 자연스레 연기까지 이어진 경우인듯요.
그렇다면 라이벌 학교 옥스포드 대학교 출신 유명 배우들은 누가 있을까요?
휴 그랜트 - 영문학
케이트 베킨세일 - 프랑스어 & 러시아어
로완 앳킨슨 - 전기공학 (석사)
(미스터빈- 옥스포드에서 전기공학 석사학위 받고 박사과정 중에 코미디언 하려고 때려쳤다고 하네여.... )
로자먼드 파이크 - 영문학 (나를 찾아줘)
리즈 아메드 - 철학, 정치학, 경제학 (나이트오브, 베놈, 스타워즈 로그원)
펠리시티 존스 - 영문학 (스타워즈 로그원, 사랑에 대한 모든것)
에밀리 모티머 - 러시아어 (메리포핀스리턴즈, 셔터 아일랜드, 매치포인트)
휴 댄시 - 영문학 (한니발)
젬마 찬 - 법학 (캡틴마블, 크레이지리치아시안)
해리 로이드 - 영문학 (왕좌의게임)
앨리스 이브 - 영문학 (밤쉘, 스타트렉 다크니스)
참고로 펠리시티 존스와 해리 로이드는 옥스포드 연극동아리 시절부터 알던 사이라고 하네요
캠브릿지에 비해 적지만
이쪽도 만만치 않네요
그리고 나머지 몬티 파이튼 멤버 2명을 빼놓을 수 없죠.
테리 존스 - 영문학
(몇년간 치매 앓다가 얼마전에 고인이 되신...몬티 파이튼에서 주로 눈뜨고 코베이는 호갱 캐릭터와 여장 캐릭터를 많이 맡으셨죠. 테리 길리엄과 함께 대다수의 몬티 파이튼 영화의 감독을 맡은 브레인이었던)
마이클 페일린 - 현대사학
(에릭 아이들과 함께 제일 좋아하는 파이튼 멤버, 코미디 뿐만 아니라 여행 다큐로 유명하시죠. 국내에서 북한 여행 다큐로 소소하게 화제가 됐던...작년에 기사 작위도 받으셔서 이제 마이클 페일린 경!)
(옥스포드 재학 시절 처음 만났던 페일린(왼쪽), 존스(오른쪽))
몬티 파이튼 내에서 캠브릿지 3인방과 은근 신경전도 있었다고 합니다.
둘다 아닌 혼자만 미국인 테리 길리엄은 수가 모자란 옥스포드 편을 들어줬다고.......
병맛 코미디의 조상님들이 알고보면 옥스브릿지 졸업생이라는게 의외인것 같지만
또 그들의 아이디어가 얼마나 기발한가 생각하면 수긍이 가네요.
미스터빈도 그렇고
프라이 & 로리도 그렇고
코미디에 역시 브레인이 필요한가 봅니다.
물론 두 학교 출신이 아니라도 훌륭한 배우도 매우 많습니다. 훨씬 더 많죠.
그래도 캠브릿지처럼 명문대 출신 배우들이 영국에서 은근 흔한거 같아서 신기하네요.
확실히 그중에서 연기말고도 제작, 연출이나 각본가나 작가로 겸업하는 배우들이 확실히 많은거 같아요.
연기만 놓고 봐도 오스카 수상과 후보에 자주 오르는 명배우들도 많고요.
물론 다들 본인들의 학벌을 대놓고 강조하지 않지만
그래도 커리어에 학벌이 메리트가 되는게 없지 않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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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전공은 따로 없고 영국은 드라마 스쿨이라고 해서 연기 학교가 따로 있습니다. 왕립예술극학교, 올드빅, 길드홀, 웨버 더글라스, 이탈리아 콘티 등등 위에 적은 배우들도 대학 졸업하고 따로 드라마 스쿨이나 극단에 들어가서 배우가 된 케이스가 많아요. 아역 배우 출신 아닌 이상 웬만한 영국 배우들이 전부 드라마 스쿨 출신이죠.ㅎㅎ
그러나
제 주변엔 없다는게 함정 ㅋㅋㅋ
교수님들이 교환 교수나 유학 마니 가셨던듯요
그래도 보통은 미국 대학 가죠
미국 갈꺼 같아요
솔직히 영국에 뭐 맡긴 것도 없고
영국 배우들 면면을 보면 영국사회 특유의 계급 질서가 잘 드러난다고 하죠 ㅋㅋ 출신 학교를 봐도 명문 사립학교가 많고
영국은 어떨지 모르지만 한국에선 명문대 출신이면 확실히 이득이더라구요. 기사라도 한줄 더 나가는...^^;;
한계에 부딪치는 재능있는 워킹클래스 출신의 영국 배우들은 헐리우드로 진출하죠,
(워킹클래스 출신에게는 절대 좋은 배역이나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 영국. 특히 왕역할은 절대 안 준다고...
게리 올드만, 제임스 맥어보이 등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여기 올려 놓은 배우들의 성장 배경 보면 부모님이 교수, 작가, 변호사, 배우, 예술가 등 지식인층 출신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아주 상류층은 많지 않지만 그냥 중산층도 아니고 중산층 중에도 상위권인 '어퍼 미들 클래스' 출신 배우가 다수인 점은 할리우드나 우리나라나 흔하지 않은 부분인거 같긴해요.
출신때문에 아예 맡기지 않는다고 들었어요.(영화나 드라마 보면 워킹클래스를 무시하는 상류층, 상류층을 빈정대는 하류층과 중류층이 있죠.)
계층이나 쓰는 단어나 억양 말투가 다 다르니까요.
언젠가 영국 배우들이 연기수업하루때 배운다는 어느지역, 계층에 따른 액센트나 문장 연습하는 음성파일들었을 때도 장난 아니더라구요.
옥스퍼드 출신이 구사하는 퀸스 잉글리쉬랑 변두리 지방 말투와 문장을 비교해서 들려주는 유투브 영상도 있구요.
왕실에 시집간 평민 출신의 며느리의 가족들이 쓴 단어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었죠.
상류층이 하류층 연기하는 건 봤어도 하류층이 상류층 연기하는 건 보기 힘들어요.
재능도 물론 뛰어나야겠지만, 기회의 문 자체도 상류층이 더 진입하기 편한 철저한 계급중심, 학연주의의 나라입니다.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여전한 부분도 많고요.
근데,참 웃긴 건, 그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미국인의 피가 영국 왕실에 흐르고 있어요.ㅋㅋㅋ
영국 귀족들 1,2차 세계 대전이후 몰락할 때 미국의 달러공주들이랑 결혼 많이 해서...ㅋㅋㅋ
그래서 영국 배우들 보면 일반적으로 계층보다도 출신 지역에 따라 맡는 배역이 제한적이더라고요. 북부와 잉글랜드 이외지역(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출신은 주로 노동자층, 중부나 남서부 출신은 노동자층&중산층, 남동부 출신은 중상류층이나 상류층 등...그래서 커리어 초기에 어느쪽으로 이미지 메이킹하는가가 중요한거 같아요...그래서 그 고착화된 이미지를 뛰어넘고 다양한 계층 연기를 소화하는 배우들은 참 대단한거 같네요(언급하신대로 이런 경우는 할리우드를 거쳤다가 돌아온 경우가 대부분이죠) 특히 잉글랜드 이외의 지역 출신 배우들은 거의 노동자층으로만 출연하는거 같아요.
물론 예외도 있지만요...
예를 들면 틸다 스윈튼...이분은 흔히 퉁쳐서 스코틀랜드 귀족 출신이라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귀족이라기보다 스코틀랜드 특유의 씨족,부족 사회 전통에 존재하는 족장(?) 가문 출신이라 성격이 다른데, 어쨌든 이런 가문들도 시간이 흘러 현대에 이르러서는 거의 잉글랜드 상류층으로 편입되서 잉글랜드에서 태어나고 상류층 교육 받고 자란 그런 케이스라 그냥 보면 딱 전형적인 포쉬한 잉글리시처럼 보이더라고요. 근데 더 웃긴건 틸다 본인은 알고보면 스코티쉬 정체성 엄청 쎄고 공산주의자에다가 강력한 스코틀랜드 독립 지지자인......ㅎㅎㅎ
위키피디아에 가끔 보면 배우들 성장 배경란에 부모님부터 고조 증조 할어버지 등 조상들이 듣보잡 하급 귀족인거라도 내세워서 일일이 빽빽하게 필모보다 자세히 적어 놓은거 보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참 이상하기도 한.......그런 나라입니다.
학벌 얘기하다가 여기까지 얘기가 나와 버렸네요. 결론은 학벌과 집안 배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죠. (우리나라도 그렇고ㅜㅜ)
많은 분들이 댓글에서 영국의 계급사회를 언급하시길래 혹시나해서 여기 나온 배우들의 집안 배경도 알아 봤는데 그래도 중상류층 이상보다는 중산층이 많더라고요...(노동자층은 거의 없는거 같은...) 중상류층 이상 금수저 배우들은 에디 레드메인, 톰 히들스턴, 휴 로리, 휴 그랜트, 레베카 홀, 해리 로이드 정도되는거 같고 ...부모님이 배우였거나 영화계 종사자들인 경우(케이트 베킨세일, 엠마 톰슨, 프레디 하이모어, 에밀리 모티머)도 꽤 있네요. 이런 배우들은 보면 살짝 위화감이 느껴지긴 합니다 ㅎㅎㅎ그래도 이중에 제일 재능이 쩌는거 같은 몬티 파이튼 멤버들은 페일린, 클리스 빼고는 가난한(?) 중산층 정도인거 같고요.. 이런 분들은 위화감보다 대단하다는게 먼저 느껴지고 괜한 희망도 주네요 ㅎㅎ
쓸데 없는 얘기하다가 댓글이 너무 길어졌네요ㅎㅎ
댓글에 흥미로운 얘기를 자세하게 써주셔서 저도 신나서 막 적다보니...죄송합니다 ㅎㅎㅎ
다만 영국 사회의 특성상 상류층인 점도 무시는 못할 것 같아요.
많은분들이 댓글에 영국의 계급사회를 언급하시네요 ㅎㅎ그들의 성장 배경이 그들의 학벌과 성공과 어느정도 상관관계가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여기 나열한 대다수의 배우들은 그걸 뛰어넘는 재능이 특출난거 같아요...ㅎㅎㅎ반대로 배우로서 재능보다 배경, 학벌등이 돋보이는 경우도 있고요...누군지 말 안하겠지만 ㅎㅎㅎ그런 배우들은 별로 좋은 배역이나 작품에 나오지는 못하더라고요...
저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라이프 온 마스님의 폭 넓은 지식에 또 한 번 감탄하고 갑니다.
양질의 게시물 감사합니다. 재밌게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