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드 님 나눔) '주디' 후기 - 주디 갈란드와 르네 젤위거의 'There's no place like stage'
스페이드 님 나눔으로 <주디> 보고 왔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몇주째 거의 신작 소식이 없던 차에 <주디>의 개봉 소식이 들려서 크게 반색했어요 :)
올해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타간 영화라서 기대가 되었구요.
정말 오랜만에 마주한 르네 젤위거의 연기는 여전히 대단하며, 세월이 지나면서 원숙미가 더해진 것 같아요.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주디 갈란드의 비극적인 삶에 녹아있는 애환을 그대로 스크린에 투영한 연기는 정말 놀라웠어요.
젤위거 특유의 의뭉스러운 입매가 예전엔 귀여움을 부각시켰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드라마에 깊이를 더해주었네요.
그리고 그 슬픈 눈망울은 왜 이 연기가 압도적으로 여우주연상 카테고리를 쓸어갔는지 단번에 이해시키는 대목이었습니다.
심지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도 그 눈을 보면 마음 한 켠에 애잔함이 느껴졌어요.
<시카고>의 록시 하트를 맡았던 배우답게 가창력 역시 훌륭했습니다.
영화의 구성 역시 좋았습니다. 갈란드의 마지막 몇 달을 플롯의 기본 줄기로 사용하면서 간간히 아역 배우 시절을 플래시백으로 보여주는 구성을 택했는데요.
꽤나 단조롭긴하지만, 고통스러웠던 아역 시절의 나날을 무의미하게 전시하는 것보단 삶의 끝자락에서 무대를 통해 가슴 벅찬 피날레를 장식하는 방식이 더욱 드라마틱하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갈란드의 삶에서 '무대'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가졌는지 생각해보면 이 방식이 최적이었다고 봐요.
배우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주디 갈란드는 결국 '가수'로 정점을 이룬 사람이죠. <오즈의 마법사>의 유명한 구절 'There's no place like home'에서 home이 그녀에겐 무대(stage)였을지도 몰라요. 가장 행복했던 곳에서 화려하게 막을 내리는 모습은 관객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 그녀의 삶은 얼핏 그녀를 연기한 르네 젤위거의 모습과도 닮아있어서 더욱 감정이입이 잘 되었어요.
<제리 맥과이어>,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카고> 등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다가 2000년대 후반 이후로는 커리어가 급격히 쇠락하여 대중들에게 잊혀졌던 배우였던 르네 젤위거는 이 영화를 통해서 다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몇년전부터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와 넷플릭스 시리즈를 통해 활동을 재개하긴 했지만, <시카고>의 그 엄청난 모습을 보면 르네 젤위거도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배우임이 틀림없어요. 다시 그녀를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으로 봐서 정말 좋았습니다.
영화관에 간다는 일상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몸소 느끼던 와중에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행복했네요.
영화 자체도 좋아서 더욱 기뻤습니다 :D
좋은 영화 나눔해주신 스페이드 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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