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 > 가이 리치의 진화
가이리치의 진화
젠틀맨은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나 <스내치>를 기억하는 오랜 팬들에게 가이 리치의 귀환이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요. 그 동안 힘줘서
찍은 ‘맨 프롬 엉클’이나 ‘킹 아서’ 같은 작품이 폭망하고 재기의 기회를 디즈니가 준걸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알라딘>도 일종의 하이스트무비란
장르로 생각했을땐 가이 리치에게 맡긴 디즈니 수뇌부의 판단은 맞았던 거죠. 작품의 카테고리에 ‘Heist’가 들어가있지 않으면 당체 작품을 성공
시키지 못하는 이 특이한 감독은 갑자기 예술혼이 불타오르는지 열일중인데요. 사실 이 작품은 초기작의 완성형이라고 하기엔 조금은 다른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말하는 <젠틀맨>이란건 보통 그의 전작들에서 나오는 최종보스와 중간보스 캐릭터가 주인공인거든요. 일반적인
‘하이스트무비’들은 언더독이 극중 최고악당들을 통쾌하게 골탕먹이는 내용인데, 이 작품은 나를 골탕먹이려는 갖가지 무리들에게 방어하는
내용입니다. 이런 장르의 전복은 하이스트무비의 장인이니 할 수 있었던 변주이고, 애초부터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특기를 가진
감독이 더욱 더 진화해서 전혀 새로운 변주곡을 보여주는거죠. 오히려 선입견때문에 지극히 뻔하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의 뻔하지
않음을 직접 확인해야하는 부분인거죠. 심지어 감독의 실력은 더 노련해져서 예전엔 후반부에 항상 힘이 빠져서 마지막 모금은 꼭 김빠진 맥주를
마셔야했던 과거의 작품과 달리 탄산이 여전히 목을 따갑게 하는 청량한 마무리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종의 진화과정의 확인인 셈인데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기대되는 감독이 되었네요.
젠틀맨은 조연들의 놀이터
사실 휴그랜트는 저는 ‘노팅힐’ 이후 버렸습니다. 이 배우는 더 성장할 거리도 없고 슬슬 질려졌는데 ‘노팅힐’이면 이 사람의 정점이라 생각했죠.
‘패딩턴2’로 전성기를 찍고 이 작품에서 구강액션으로 작품을 캐리합니다. 이것만으로도 볼만한거죠.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어서 이런
커리어를 쌓고 있는지 궁금한 콜린 파렐. 역시나 연기의 구멍일거라 생각했지만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헨리 골딩. 이런 배우가 어디 숨어있었나
싶은 극중 매튜매커너히의 아내역을 한 미셀 도커리에 다른 깨알같은 조연진들까지 오히려 투톱인 매튜 매커너히와 찰리허냄은 나중에 생각날
정도로 연기앙상블이 뛰어났지요. 사실 작품의 구멍도 있는 편이지만 연기로 어떻게든 만들어낸 것도 사실 그것도 감독의 능력이지요.
원래도 좀 타란티노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오락영화의 타란티노로 급 성장한 느낌이예요. 사실 전 개인적으로 ‘원어할’은 너무 무게잡는거
같아서 별로였거든요. 원숙함과 재미를 동시에 잡는건 어려운건데 ‘젠틀맨’은 여러모로 즐거운 영화였습니다.
추천인 4
댓글 12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이 작품에서도 좋은 연기 보여주신다니 기대되네요 ㅋ
헨리 골딩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으로 데뷔했던 걸로 아는데 대단한 잠재력 가진 배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