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마지막 게임' 후기 - 이렇게 맥락없이 치명적인 척하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
넷플릭스 신작 <마지막 게임> 봤습니다. 심한 혹평 주의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감독이 뭘하고 싶은지 모르는 영화를 정말 싫어합니다.
남의 돈 가지고 영화 만들면서 혼자서 소꿉놀이 하는 느낌 나는 영화는 정말 무책임하고, 관객으로서도 받아들이기 굉장히 어려워요.
<머드바운드> 디 리스 감독의 신작 <마지막 게임>이 전형적인 그런 영화였습니다.
초반부터 분위기 잡는 음악깔면서, 80년대를 흔들었던 이란-콘트라 작전의 음모에 대해 파헤치는 듯한 플롯으로 진행됩니다.
그러나 영화는 점점 이 주제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이리저리 부유하고 말아요.
주인공과 함께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느끼는 흥미진진함을 선사하고 싶은건지, 이란-콘트라 사건에서 드러난 미국의 양아치짓에 대해 비판하고 싶은건지 도대체 알 길이 없습니다.
주인공은 이런 어두운 음모를 파헤치기 좋은 기자라는 설정을 부여받았지만, 중반 이후로는 딱히 이 설정이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런거와 상관없이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혼자서 지레 겁먹고 마치 거대한 음모에 사로잡힌 듯한 표정을 보여주는게 이 사람이 하는 전부이기 때문이죠.
아니 근데 그 거대한 음모가 도대체 뭔데요? 관객은 아....그런가? 하면서 지레짐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영화가 차분하게 서사를 쌓아올리는데에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주인공 역을 맡은 앤 해서웨이는 캐릭터 해석에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사실 각본부터 엉망진창인 이 영화에서 배우가 뭘 할 수 있겠느냐만은, 그래도 아카데미까지 받은 스타 배우에게 기대하는 게 최소한 이보다는 낫기를 바란 것이기 때문에 실망도 컸네요.
직업 정신이 투철한 기자를 보여주려고 그랬는지, 피부톤부터 뭔가 기존의 화려한 톤에서 초췌하고 창백한 모습으로 낮춘 것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까지 노력하면서 자기가 아직도 '캣우먼'인줄 알고 있는지.....
치명적인 척하라고 그렇게 역할을 설정한게 아닐텐데 말이죠. 언뜻언뜻 섹시하게 보이려는 모습을 보일 때는 당황스러웠네요.
오버스러운 감정 연기도 이 영화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구요.
뜬금없는 베드씬은 배우 스스로도 납득하기 어려웠을 것 같았어요.
벤 애플렉은 도대체 나와서 뭘한건지 1도 모르겠습니다. 이 배우의 25년 정도 커리어에서 이렇게 존재감없는 배역은 난생 처음이예요. 커리어 최악의 영화입니다.
그나마 윌렘 데포는 나올 때마다 제 역할은 하는데 비중이 너무 적어서 영화를 살릴 수도 없습니다. 윌렘 데포는 <데스노트>도 그렇고, 가끔씩 배역 선택을 이상하게 하는데 좀 안타까워요....
영화가 거대한 음모를 다루고 있는 줄 자기 스스로 착각하는데, oh no....이 영화 자체가 거대한 X입니다.
이렇게 맥락없이 치명적인 척하는 것도 재주는 재주입니다.
그 재롱에 같이 놀아주다가도 어느새 지쳐 쓰러지게 되더군요.
진짜 오랜만에 별점 1개가 아깝지 않은 영화를 만났네요.
코로나19 사태로 극장 나들이도 당분간 어려워서 넷플릭스를 주로 볼 것 같은데, 이런 영화가 대부분이면 취미 생활 심히 곤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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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평도 안 좋던데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