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리키-리뷰
음...!
먼저 리뷰 쓰기가 최근 기생충 이후로 가장 어려운 영화가 어니었던가 생각됩니다. 영화를 본 지도 꽤나 오래됐군요. 그건 그렇고.
영화 이야기를 하기 전에 친구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주변 친구들. 연락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만 이제 네 부류로 나누어진 듯합니다. 실패했거나 실패하고 있거나. 보통이거나 성공했거나.
실패한 친구들은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간혹 카더라 통신만 들려옵니다. 실패하고 있거나 보통이거나. 이 친구들은 생활에서 차이가 납니다. (육체가 아닌)건강하지 못한 삶이 바탕한 녀석들은 실패하는 중입니다. 반면 난관을 뚫고 보통의 삶을 건강하게 사는 녀석들은, 솔직히 존경심이 입니다. 멋지니까요.
친구 중에 쌍둥이녀석이 있어요. 택배를 합니다. 서로 다른 택배사에서 서울 S동을 맡아 택배를 합니다. 진짜 힘듭니다. 그런데 이 쌍둥이 녀석들이 묘안을 짜냈습니다. 묘안은 이겁니다. 같은 동에서 택배를 하는데 서로가 서로의 물건을 받아서 하루씩 쉬면서 일을 하는 겁니다.
같은 동. 다른 택배. 물론 물건은 2배겠지만 둘은 교대로 하루씩 쉽니다. 그러나 타인이 보기에는 같은 사람인 겁니다.
-와 너희 대단하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니?
-이대로 일하면 죽을 것 같았거든.
이해가 갑니다. 서울에서도 난코스로 알려져 두어 달이면 택배기사가 그만두는 곳이었거든요. 사업에 실패한 둘은 울며 겨자먹기로 난코스를 맡았고 어떻게든 버티려다 보니 서로의 살점을 떼먹듯 아이디어를 냈던 겁니다.
한데 S동은 자취생이 대부분이고 택배 절도가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생수를 비롯한 생필품은 없어지기 일쑤고 그러면 쌍둥이가 그 금액을 변상해야 한다고 합니다. 월급에서 까는 식으로요.
침몰할 것 같았던 둘은 어떻게든 버텨내며 보통의 삶으로 진입하려 했습니다만. 둘 중 하나가 실패해가는 중입니다. 알코올로 인해서.
서두를 그야말로 길게도 썼습니다. 미안해요 리키.
영화 보는 내내 쌍둥이 녀석들과 또 저역시 순탄하지 않았던 과거가 계속해서 오버랩됩니다. 그냥 오버랩이 아니라 자꾸만 가슴을 후벼팝니다.
영화라기보다 누군가의 뒤를 좇는 다큐에 가깝습니다. 때론 저에게도 있었던 그리고 쌍둥이에게 현재 진행형인 이야기가 미안해요 리키에서 펼쳐집니다.
홍상수 영화가 지극히 현실에서 벌어질 법한 낭만을 다루는 반면 켄 로치의 미안해요 리키는, 꼬챙이로 가슴을 후비는 듯한 보통사람의 이야기를 포장 1도 또 낭만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아프게 담아냈습니다.
사람은 살아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살아가기 위해서는 삶의 버거움과 반드시 싸워야 합니다. 그런 까닭에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리키가 가족의 반대을 무릅쓰고 차를 돌리는 엔딩에서 가슴이 아파 눈물이 깨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살아가야 합니다. 사람이니까요. 쌍둥이 녀석들이 살기 위해 둘이 한 사람인 것처럼 택배를 배달하는 이유 역시,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였습니다. 녀석의 말이 엔딩과 겹쳐집니다.
이대로 일하면 죽을 것 같았거든...!
추천인 11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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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보면서 한숨과 암유발이... 노력의 댓가가 따라주었으면 합니다.ㅠㅠ
말씀처럼 노력의 대가가 인정 받는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영화는 너무 아팠어요.
진솔하고 차분한 영화평 잘 읽었습니다.
사랑스러운 가족이 무너지는 과정을 리얼리티로 보는것같아
마음아팠고, 보는 내내 불안하고 초초하더라구요.
그야말로 현대판 노예가 따로 없어요.
저라도 우리집 기사분들께 좀더 친절하게 인사하고 가끔 음료라도 건네려구요.
택배일 하시는 분들은 주변에서 많이 봐왔기에, 더한 상황도 보았고.
상황을 좀 다르지만, 파업하시는 것도 보았고, 계절이 바뀌면 그만두시는 분들이 너무 많았던 상황들도 보았습니다.
리뷰 잘 읽었어요. 삶의 질이 더 나아져야 하는데, 오히려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꼭 보아야 할 영화입니다.
영화는 초리얼리티였어요.
잘 쉬시고요. 내일도 행복하세요.
보는 내내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다가 마지막에 눈물 터지고 엔딩크레딧 다 올랐는데도 나오기 힘들더라고요ㅠㅠㅠㅠ 켄 로치 감독님 좋아하지만 어떤 면에선 넘 잔인하세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그래도 연대의 아름다움이 있었는데 리키는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ㅠㅠ
오늘 일요일네요. 잘 쉬시고 좋은 일 가득하세요.
많이들 우셨을 것 같아요. 그래도 영화와 반대로 내일은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
현실의 이야기와 차분하게 연결해서 영화가 잘 느껴집니다
안타깝고 밖에다 놓고 가라고 했을텐데 배상을...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이 생각나네요
이 영화도 힘들거 같아 계속 미루긴했는데..
영화관에서 안보면 힘들거 같아 미뤄지더라구요
잘 읽었습니다 후기가 너무 좋네요
영화가 좋다고 해서 기대했지만 용기를 내지 못했는데 다시 도전해서 볼 기회를 만들고 싶어요
그 쌍둥이 친구분들 사연..ㅜ
절대 무너지지 말고 더욱 꿋꿋이 나아가길 간절히 빕니다
홧팅! 크게 외쳐드리고 싶네요
미안해요 리키 보며 너무 마음이 아파서,...ㅠ
영화 꼭 한 번 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