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 뛰어난 통찰력으로 써내려간 흡입력 있는 시나리오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이 영화의 감독님도, 배우 분들도 잘 몰랐기에 사실 사전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저 귀엽고 알록달록한 포스터, 그리고 뭔가 흥미로운 코미디처럼 보이는 예고편을 보고 흥미로운 작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영화를 보러 갔었습니다.
사실 주로 기자 분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언론배급 시사회 같은 경우엔 일반 시사회에 비해 워낙 관크율이 높아서 (특히 시도때도 없는 폰딧불이...) 그리 좋아하는 시사회는 아닙니다만, 이 영화의 개봉일이 무려 3월 5일이기에 그때까지 기다리기가 싫어 언론배급 시사를 다녀왔습니다. 아무래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 탓인지 좌석이 상당히 비어있는 상태에서 영화가 상영되었는데, 기자 분들의 폰딧불이 관크는 여전하더군요...ㅠㅠ 영화만 상영하는 줄 알고 갔는데 상영 후 기자간담회까지 포함된 시사였습니다. 덕분에 영화의 연장선 격으로 감독님과 배우 분들의 말씀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스토리적으로 완성도가 정말 높은 영화입니다. 촌철살인의 각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적 재미를 위해 상황 같은 것들이 조금 과장된 부분들도 있긴 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굉장히 현실감 있게 현대 사회의 가부장제의 차별적인 면모를 드러낸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사전정보 없이 보러간 거라 영화를 보며 여성 감독님의 작품이 아닐까...조심스레 예측했는데, 간담회 때 보니 남성 감독님의 작품이더군요. 그래서 리뷰 제목에 '통찰력'이란 단어를 써보았습니다. 가부장제라는 체제 하에서의 여성들의 삶을 (제가 느끼기로는) 굉장히 사실적이고 공감가게끔 보여주는 영화인데, 아무래도 남성 감독님 본인이 직접 겪으셨을 리는 없고, 주변 인물들을 통찰력 있게 관찰하시고 그에 공감해가며 시나리오를 쓰신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전달하고자 하는 평등의 메시지와 별개로 오락적 재미도 상당한 영화입니다. 상황 하나하나가 너무나 귀엽고 공감 가능하고 재미있습니다. 누가 봐도 극 중 인물들이 현실남매로 보이지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로 보이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정말 잘 쓰여진 각본의 결과물인 것 같네요.
영화를 보고 나니 묻고 싶은 의문점도 참 많이 생겼지만, 간담회 때는 기자가 아닌 일반 관객에겐 질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아쉬웠네요..ㅜㅜ 스포가 될 수 있어 그 부분은 하단부에 흰색으로 작성하겠습니다. 드래그하면 글자가 보일 겁니다.
(스포 시작)
1. 휴게소에서 '동민'의 머리를 쓰다듬고 가시는 노인 분과 나중에 시체 화장 후 착잡한 표정의 '관택 (할아버지)' 의 옆에 서계시는 노인 분이 같은 인물로 보였는데, 별다른 설명 없이 이 분을 영화에 두 번 등장시킨 이유가 상당히 궁금하더군요. 뭔가 의도가 있는 것인지, 감독님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배우님이신지..
2. 시체 화장 후 식사 장면에서 '관택'은 밥을 먹지 않고 계속 반찬만 주구장창 먹는데, 이것은 편집 상의 우연이었는지, 일종의 심리묘사였는지 궁금하네요.
3. '동민'이 혼자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폐가(?) 같은 곳에서 위를 쳐다보는 샷이 있는데 '동민'과 폐가 사이의 주제적 연관이 있는 건지..
4. 영화의 마지막에 '금희'가 (아마도) 아버지의 휴대폰에 있던 미작성 문자를 읽는데, 그 휴대폰이 금희에게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도 궁금하네요. 금희가 아버지와 가장 가까워서였는지...
5. '동민'이 달을 쳐다보는 장면이 여러차례 등장합니다. 달은 무엇의 메타포인지 궁금합니다.
(스포 끝)
추천인 8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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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황을 익히 알기에 크레딧 가리기 시작한 시점에 별 미련 없이 나왔습니다 ^^; 폰딧불이야 에휴... 그덕(?)에 퇴장 길에 배우분들 스친 행운?은 있었는진 몰라도... 뭐 별 수 있었겠나 싶고요
영화 잘 나왔나 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