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1994년작과 2019년작 비교 (스포)
루이자 메이 올콧의 [작은 아씨들]
인기 고전 답게 여러번 영화나 TV 드라마로 영상화 된 소재로
가장 유명한 두 작품인 1994년작과 2019년작이 역시 가장 많이 비교가 됩니다.
구성과 캐릭터 접근 방식도 다르지만
가장 많이 명확하게 비교되는 부분은 역시 캐스팅과 연기인거 같네요.
물론 마미, 아버지, 마치 고모, 로렌스씨, 브룩 선생 등 조연 캐릭터들은 거의 차이가 없고
아무래도 주요 캐릭터들이 비교가 되죠.
일단,
1. 마치 자매들 케미 - 94년작 승
원작에서는 처음 시작할 때 메그가 16살, 조가 15살, 베스가 13살, 에이미가 12살로 나옵니다.
실제 나이차는 크지 않지만 메그와 조는 각각 가정교사와 말동무로 일하면서 돈 벌 정도로 성숙한 반면
베스는 유약하고 조용한 성격, 에이미는 철없는 성격 덕분에 정신적 나이차는 더 크게 느껴지죠
94년작에서 이 부분을 잘 반영한거 같습니다.
메그와 조는 거의 차이가 없어 보이고 베스는 중간 에이미는 딱 봐도 철없는 막내로 적절히 캐스팅했죠.
반면 2019년작은 많은 분들이 지적했듯이 네자매의 나이가 구분이 잘 안가죠.
자매라기보다 거의 동갑내기 친구 같아 보여요.
2. 메그 - 94년작 승
트리니 알바라도 (당시 27세), 엠마 왓슨 (29세)
둘다 16세를 연기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만....
94년작에서 메그가 딱 제가 생각한 착하고 청순하고 우아한 현모양처를 꿈꾸는 맏언니 느낌이었어요.
왓슨의 메그도 좋았습니다.
근데 트리니 알바라도가 더 잘 어울렸어요.
3. 조 - 동점
위노나 라이더 (당시 23세), 시얼샤 로넌 (25세)
둘 다 살짝 미스캐스팅인거 같은데 연기로 커버한 느낌이에요
위노나의 경우 너무 전형적으로 예쁘기도 하고 실제 위노나는 톰보이 스타일인데 영화에서는 오히려 여성스럽게 표현이 됐더라고요....
(사내아이로 태어났어야 했다는 생각을 품고 사는 캐릭터라는게 납득이 안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털털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잘 소화한거 같습니다.
시얼샤는 중성적인 어필이 살짝 부족한거 같았는데.....목소리가 특히 너무 소녀스러워서....근데 연기와 의상 스타일로 커버가 되더라고요
사실 비평가들 사이에서는 1933년 캐서린 헵번 버전이 조를 가장 잘 묘사했다고 평가 받더라고요
(캐서린 헵번은 할리우드에서 최초로 중성적임을 어필한 배우로 유명하기도 하죠)
이 버전은 안 봤지만 스틸 사진에서 이미 포스가 느껴지네요....
4. 베스 - 2019년 승
클레어 데인즈 (당시 15세), 일라이자 스캔런 (21세)
제가 어릴 때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 입니다
그 누구보다 착하고 순수하고 희생 정신이 돋보이는 아이였죠ㅜㅜ
그런 점에서 일라이자가 더 잘 어울렸어요
사실 클레어 데인즈가 베스라는걸 알고 매칭이 잘 안된게.....
제가 아는 클레어는
이런 모습이거든요ㅋㅋㅋㅋㅋㅋ
홈랜드에서 미친x 연기를 인상깊게 봐서 특유의 울상 표정이 각인돼 있었는데
베스 연기할 때도 이 표정이 가끔씩 나오길래 순간 놀랬네요
(에를들어 피아노 선물 받았을 때 울먹이는 모습이 순간....)
당시 나이는 클레어가 베스 나이에 더 가깝지만 일라이자가 더 어려 보이네요
(사실 일라이자도 [몸을 긋는 소녀]에서 무시무시했죠 ㅎㅎㅎ)
5. 에이미 - 94년작 승
커스틴 던스트 (당시 12세), 사만다 마티스 (당시 24세), 플로렌스 퓨 (24세)
퓨가 연기 잘하는 배우인건 분명하지만 열두살을 연기할 땐 어색하긴 하더라고요
성인이 된 에이미 연기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역시 94년작에서 커스틴 던스트가 딱 제가 생각한 얄밉고 철없는 에이미였네요
성인 에이미였던 사만다 마티스는 성숙해보이는건 괜찮은데
어린 시절이랑 매칭이 안될 정도로 급성장한거 같아서 그부분이 아쉬웠네요
던스트> 퓨> 마티스 순으로 좋았습니다
6. 로리 - 94년작 승
크리스찬 베일 (당시 20세), 티모시 샬라메 (24세)
티모시 샬라메도 좋지만 크리스찬 베일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라 게임이 안되네요 ㅋㅋㅋㅋㅋ
티모시의 로리가 더 어려 보이고 소년같아 보이는 반면
베일의 로리는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ㅎㅎㅎ
가장 중요한 조, 에이미와 케미와
결정적 장면에서 연기는 아래에서 비교하겠습니다.
참고로 둘은 같이 영화 찍은 인연이 있죠
스캇 쿠퍼 [호스타일]에서 같이 나왔다는데 티모시 분량은 아주 적다고 하네요...
7. 조 & 로리 케미 -94년작 승
제일 좋아하는 무도회에서 둘의 첫만남 장면
94년작은 마냥 장난기 가득하고 코믹한 반면
2019년작은 자유롭고 아슬아슬해보이더라고요
어린 시절 케미는 둘 다 좋았어요
다만 94년작은 살짝 미묘해 보이는 지점도 있었다면
2019년작 짝사랑이라는걸 확실하게 못박아두더라고요
그래서 성인이 되고 나서 둘의 관계가
94년작은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거 같았다면
2019년작은 친구에서 남동생이 되는거 같았어요
그래서인지 94년작에서 청혼씬이 더욱 가슴 아프게 느껴지더라고요
위노나 조가 베일 로리의 청혼을 거절했을 때 "미쳤어!!!"를 외쳤다면
쎨샤 조가 티미 로리를 거절했을 땐 수긍이 갔습니다.
베일의 로리는 정중하고 철 든 어엿한 청년같은 반면
티모시의 로리는 마냥 애가 투정부리는거 같았거든요
거윅의 말에 따르면
"조는 남자애 이름을 가진 여자애, 로리는 여자애 이름을 가진 남자아이에요.
쎨샤한테서 잘생김아 티모시한테서 예쁨이 보이죠.
둘은 어떤면에서 서로의 중성적인 쌍둥이 같은거에요."
"조와 로리의 관계는 티미와 티미의 누나 모습에서 참고 했어요.
티미 누나가 어느날 파티에 왔는데 티미의 여자버전 이더라고요
둘이 같이 춤을 막 추기 시작하는데 딱 로리랑 마치 자매들을 보는거 같았죠"
거윅이 애초에 남매 케미를 의도한거는 잘 알겠지만 어쨌든 둘이 주인공은 주인공인지라
위노나와 베일의 연인 같은 케미가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습니다.
8. 로리 & 에이미 - 2019년 승
반면 에이미와 로리는 2019년작에서 더 자연스러웠습니다.
어떤분들은 둘이 결혼하는게 갑작스러워 보였다고 하지만
94년작에서는 더 갑작스러워 보였거든요 ㅎㅎㅎㅎㅎ
2019년작이 둘이 발전되는 과정이 더 설득력 있게 보여줬고
더 잘 맞는 짝이라는걸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9. 베어 교수 - 2019년 승
가브리엘 번 (당시 44세), 루이 가렐 (36세)
조 배우와 나이차는 각각 21살, 11살 차이
원작에서 나이차가 정확히 얼마나 났는지 몰라도 늙었다는 인상을 많이 주었죠
94년작에서는 너무 나이 들어 보였고
2019년작에서는 너무 어려 보였어요
94년작에서 로리를 거절한 것도 말이 안되는데 훨씬 늙은 남자랑 결혼한다는건 더 말이 안되더라고요
2019년작에서는 로리 대신에 오히려 더 잘생기고 성숙하고 베스랑 비슷한 젊은 남자라서 위안이 됐어요
누가 댓글로 "조는 베스같은 남자랑 에이미는 조같은 남자랑 결혼한거다"라는데 완전 수긍이 갔습니다
결론은 접근 방식이 달라서 두 작품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지만
영화 자체로는 그레타 거윅의 접근 방법이 신선하고 더 뛰어나다고 머리로는 생각하는데
가슴 속엔 여전히 원작에 충실하고 단순한 94년작이 더 좋더라고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 바뀔 수도... )
무엇보다 위노나와 베일의 케미가 너무 좋았어요
베일의 거의 유일무이한 로맨스 영화라서 베일팬으로서 이 영화가 특히 소중하네요
실제로 베일은 나중에 위노나의 어시스턴트 시비와 결혼해서 애 둘 낳고 잘 사고 있죠...
[작은 아씨들] 내용이랑 살짝 평행이론 같기도??하네요
어쨌든 두 배우의 풋풋하고 예쁜 모습을 [작은 아씨들]에 남겨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94년작은 조-로리 관계에 모든걸 쏟은거 같았다면
2019년작은 조-프레데릭, 에이미-로리 등 골고루 균형있게 배분하고 캐스팅한거 같네요
추천인 20
댓글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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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마지막에 소설을 완성하기 위한 현재의 조 관점에서 본 네자매 이야기 같았어요 ㅎㅎ
저도 94년작이 더 좋아요 ☺️ 19년작도 매력있긴하지만 어린 시절 추억과 얽힌 영화는 못이기는 듯 ㅋㅋㅋ
전 클레어 데인즈가 줄리엣 이미지가 강해서 베스 역할에 딱으로 보였어요. 그리고 19년작이 월등히 좋았던 건 교수님 😍 그리고 에이미와 로리의 서사를 잘 풀어준 거! 예전엔 로리랑 조가 안된게 엄청 서운했는 데 이번엔 충분히 납득했습니다
키얼스틴 던스트가 특히 아주 잘 컸죠 ㅎㅎ성인 에이미 한 십년전쯤에 맡았서도 잘어울렸을듯요 ㅎ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94년 작품은 전형적인 캐스팅 같아서 저는 현대판이 좋더라구요! 94년꺼 최근에 봤는데~ 역시 그때 당시 감성이 요즘감성이랑 좀 다른것 같아요! 전 개성면에서 2019년 작품이 좋았습니다. 😅 2019 캐스팅이 가족과 연기자 개개인의 개성이 뚜렷하고 영화전체적 풍도 좋았네요. ( : 작은아씨들 원작 저도 좋아했지만, 영화는 책과 다른 이런맛도 있는거지 하고 다시 느꼈네여~
아 그리고 베스는 원래도 제가 좋아하는 인물인데, 저는 2019년 캐스트가 더 만족스럽더러구요. 조랑 합이 좋아서...^^;;그리고 연기자도 귀엽구요ㅎㅎ;;
전 로리 빼고는 49년 캐스팅이 좋더라고요
클레어 데인즈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 역을 맡았고 (디카프리오 나오는거) 리암니슨 나오는 레미제라블에서 코제트 역도 했었어요. 예쁜 역할은 도맡아 하던 배우였는데...전 클레어 데인즈의 베스 좋더라구요.
음 저도 1949년 작에 점수를 더 (베일 배우에 대한 사심의 이유로도 ..ㅋ) 주고 싶네요
먼저 본거기도 하지만 원작의 감동을 영화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죠
그 맘 이해합니다 ㅎㅎㅎ그래도 그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는 아름답고 힐링 되는 영화에요 ㅋㅋㅋㅋㅋ영화로 1권 작은 아씨들이랑 2권 착한 아내들까지 커버하는데 저는 작은 아씨들까지만 좋더라고요 ㅜㅜㅜ2권은 너무 가슴 아파서 ㅜㅜㅜ
저는 시간이 좀 지나면 (특히 해외에서) 19년작 평가가 더 올라갈 거라고 보는 쪽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94년작에 대한 유년시절의 따뜻한 추억에 친근감을 느끼는 관객층이 꽤 많아서 94년작과 다른 접근방식(그게 연기이든, 각본이든, 배우의 외모적 느낌이든)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는 경우들이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그 거리감을 작품의 평가와도 연결짓는 경우가 있더군요. 국내외 막론하고 상당히 다양한 매체평이나 관객평들을 찾아보았는데, 일단 현재 시점에서도 해외 - 국내 평가가 좀 괴리가 있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평가 기준이 있기에... 모두의 감상평이 다 똑같이 소중하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19년 버전에서 좀더 배우들의 개성을 느꼈습니다. 역할에 본인들의 색깔을 좀더 생생하게 불어넣었더군요. 그래서 더 '재미'있었습니다.
이렇게 비교하니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