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일본 배급사에 대한 좋은 글
코마네 켄지라는 일본 마이니치신문사 기자가 트위터에 쓴 글인데.. 꽤 읽을만해서 우리말로 옮겨봤습니다.
https://twitter.com/kenji_komine/status/1226911868481986560
우리나라에도 흥행이 잘 안 될 법한 예술/다양성 영화들을 위해 소규모 수입, 배급사들이 열심히 애를 쓰고 있는데... 일본에도 마찬가지로 그런 회사가 있고 이번에 <기생충>으로 대박을 터트렸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많은 노력들이 있었다고 하는 내용이에요.
https://twitter.com/kenji_komine/status/1226911868481986560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제패하며 화제가 되었는데, 그 영화의 일본 배급사가 비터스엔드(BITTERS END)라는 결코 크지 않은 회사라는 점에 대해 제대로 써보려고 한다. 대표인 사다이 유지 씨와 그 팀이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타기 전에 <기생충>을 사들였다는 것도 말이다.
<기생충>은 아카데미상 수상 전에 흥행 수입 15억 엔(약 161억 원)을 벌며 히트를 쳤지만, 그 이면에는 흥행 못한 작품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작품을 발견하면 사다이 씨 팀은 반드시 일본에 그 작품들을 소개해주었다. 작년만 해도 <애쉬>(※역주 중국 지아장커 영화), <사탄탱고>(※역주 헝가리 벨라 타르 작품),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역주 중국 후 보 감독) 같은 수작들을 소개했다.
또한 그 훌륭했던 <뉴욕 42번가 기타샵>(론 만 감독 다큐멘터리)까지 배급해줬으니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배급작들을 봐도 지아장커, 필립 가렐, 오타르 이오셀리아니, 홍상수 등 흥행이 안 될법한(실례!) 감독작들을 우리에게 소개시켜주고 있다.
하지만 흥행될 것 같지 않아도, 또 무명이나 마찬가지라도, 일본에 배급시켜준 사다이 씨를 믿고서 다르덴 형제와 로이 앤더슨 등이 비터스엔드와 계약을 맺고 싶어 한다고 업계 사람들한테서 들은 적이 있다.
봉준호도 그랬던 사람 중 하나여서 <기생충> 이전에 <마더> <설국열차>부터 관계를 이어왔다.
사다이 씨 팀이 맡은 작품은 앞으로도 계속 공개된다. <골든글러브>(※역주 독일 피터 아킨 감독), <나의 아들에게>(※역주 중국 왕 샤오슈아이 감독) 등도 <기생충>의 배급사가 사들인 작품으로서 관심을 가진다면 좋을 것 같다. 개성이 강해서 대중적이진 않을지 몰라도...
이런 이야기를 계속 쓴 것은, 순전히 사다이 씨와 그의 팀이 관여한 작품이 내 안에 피처럼 흘러서 은혜를 입었다고 내 멋대로 느꼈기 때문이다. 그 작품은 이를테면 <공포분자>(※역주 대만 에드워드 양 감독)였고 <헬프리스>(※역주 일본 아오야마 신지 감독)이자 <듀오>(※역주 일본 스와 노부히로 감독)였고, <소무>(※역주 중국 지아장커 감독)이자 <아사코>(※역주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였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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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국 일본 .. ㄷㄷ 작지만 알찬회사들임
오.. 마더 때부터 봉준호 감독 영화 일본 배급사였군요. 여기도 얼마나 기쁠까요... 칸에서 상 받기도 전에 이미 배급결정했다는게 감독님도 배급사에 신뢰가 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