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래빗] 발에 관련된 이야기(스포)
※ 이 글에는 <조조 래빗>의 스포일러가 담겨져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거나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은 분들은 뒤로 가기 혹은 이 페이지에서 나가는 것을 권합니다.
극중에서 발에 관련된 요소들이 중점적으로 보입니다. 주인공 조조는 자폭 사건으로 얼굴뿐만 아니라 다리에도 상처를 입습니다. 다리의 불편함은 나치의 정신에 지배당한, 어쩌면 자유로울 수 없는 미숙한 조조에 대한 상징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사랑을 춤에 비유한 로지와 달리 다리가 불편한 조조는 사랑을 할 여력이 없다는 대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춤출 수 없는 자신의 상황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조조가 정신적인 성장을 이루는 것과 동시에 다리의 상처 또한 회복합니다. 마지막에서야 회복된 다리로 춤을 춤으로써 자유를 얻은 조조의 성장과 더불어 나치 시대와의 결별을 선언합니다.
엘사는 처음 등장할 때 맨발로 등장합니다. 맨발의 의미는 벽 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엘사의 상태를 보여줌과 동시에 정체성을 가지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다가옵니다.(이 점은 엘사가 로지와의 대화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조와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맨발로 시작한 엘사는 양말을 신게 되고 활동범위가 벽 속을 벗어나 더 넓어집니다. 조조가 엘사를 생각하는 마음의 변화를 보여주지만 그만큼 엘사가 조조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 및 심리의 변화 또한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영화는 조조의 성장담을 다루기도 하지만 엘사가 한 명의 여성으로서 성장하면서 자유를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집 밖으로 나가기 전에 엘사는 신발을 신습니다. 엘사가 신은 신발은 아마 로지의 신발인데 그녀처럼 당당한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나아간다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극중에서 신발을 신은 발의 클로즈업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이하게 초반부터 조조의 얼굴과 로지의 발을 한 화면에 보여주는 장면들이 보입니다. 처음에는 독특한 연출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그녀가 겪게될 비극을 위한 복선이었다는 것을 알게되는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마찬가지로 교수형에 처한 사람들의 신발을 클로즈업함으로써 당시의 공포에 잠긴 사람들 혹은 희생자들의 얼굴을 대신합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조조와 엘사가 춤을 출 때는 절대로 발을 클로즈업하지 않습니다. 공포 시대의 종결을 상징하기 때문에 영화는 계속 그들의 얼굴만 클로즈업해서 마무리짓습니다. 슬픔은 발로, 기쁨은 얼굴로 보여주는 이 영화의 연출은 인상적입니다.
P.S - 어쩌다보니 발 중심으로 얘기했는데 저는 절대로 그쪽 취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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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에서 새벽까지>의 각본을 쓰고 직접 출연한 것도 자신의 취향을 몸소 충족시키기 위함인 것 같아요 ㅋㅋㅋㅋ
그런데 이렇게 쓰면 마치 제가 그쪽 취향으로 오해받을 것 같네요....🤔
저는 초반부가 별로였지만 중반부부터 인상적으로 봤어요.
와 정말 감사합니다 분명히 발을 계속 보여주거나 신발끈 묶는 장면을 계속 보여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라톡에서 언급이 없으셔서 궁금했었거든요 덕분에 궁금증 해결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좋은 해석이네요. 확실히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독이 참 영화를 잘 만들어요.
이 영화를 파보면 흥미로운 메시지들이 보입니다. 그래서 감독이 세심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퀜틴의 맨발 취향과 대조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