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의 10.26 회고록에 등장하는 신들린 관상가
스펙타클3D써라운드
2028 1 2
불현듯 18년간 마음 깊이 간직하면서 누구한테도 꺼내지 못한 한마디가 떠올랐다. 1961년 5·16 혁명 뒤 서울 다동 한 음식점에서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을 모시고 백운학을 만났을 때 얘기다. 유명한 관상가인 그는 거사 전 우연히 나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혁명, 성공합니다”라고 외쳐 놀라게 했다. 백운학은 박 의장에게 “각하, (정권이) 20년쯤 가겠습니다. 소신껏 하십시오”라고 했다. 박 의장은 빙그레 웃었다. 백운학은 식사를 마치고 마루 끝에 앉아 신발끈을 매던 내게 슬그머니 다가와 이랬다. “차마 본인한테 직접 말씀드릴 수 없었는데…. 각하께서 마지막은 퍽 험하게 돌아가실 명운입니다.” ‘험하게’라는 게 총에 맞는다는 뜻이었다. 백운학의 말이 맞아서는 안 되겠기에 내가 얘기하지 못했고, 안 맞으면 싱거운 사람이 되겠기에 얘기하지 못했던 예언이었다. 그 예언은 18년 뒤 참혹한 현실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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