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8
  • 쓰기
  • 검색

[남산의 부장들] 담담하면서 우직하네요(스포)

정ㅋ
2416 4 8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10.26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는 사건이고 이번 <남산의 부장들> 역시 우민호 감독님에게 <마약왕> 이후 터닝 포인트가 되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이 10.26 사건을 두고 그 때 세대와 지금의 세대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이념이나 시선에 따라 이 사건을 다르게 평가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영화도 상당히 많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일 좋았던 점은 우라나라에서 보기 힘든 톤&매너를 훌륭하게 표현한 점인데, 무거운 소재와 장르 영화에 풀어주는 포인트로 기도 안차는 개그를 보여주는 일부 한국 영화들의 재미없던 기조와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우직하게 장르를 밀고 가고 있어 좋았고 오히려 극이 진중한 가운데, 연기와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느껴져서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오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편집이나 흐름도 무척 좋아서 2시간 정도 하는 영화 내내 단 한 번도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구석 없이 보았고 묵직하게 그리고 울림있게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강했습니다.


게다가 이런 영화를 대비가 깊고 단단한 색감으로 잘 표현하고 있어서 마치 외국 느와르 영화나 스파이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더해지면서 앞서 말한 장르적 우직함과 몰입이 되는 톤, 좋은 연출과 화면이 더해져 전체적으로 멋진 앙상블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비유하자면 절대 권력이라는 술자리에서 그 술(권력) 한 잔 나눠 마시겠다고 모여든 부장들의 눈치 싸움과 술을 너무 받아 마시고 주사를 부려 눈밖에 나면서 밀려나는 과정과 선 넘은 행위의 결과가 점철되어가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게 그려지기 때문에 취향만 잘 맞으시면 실제 역사적 사료들과 비교해가면서 흥미롭게 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또 배우들의 연기 부분 역시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데, 전반적으로 연기를 다 잘하셨지만! 특히 이병헌은 자신의 권력을 잃어 감에 따라 분을 삭히고 감정 조절을 하는 연기는 이 영화의 백미였는데, 잘 참고 참다가 박통을 감청하면서 마치 바람난 연인을 목격한 듯한 눈물을 보여주는 장면과 박통의 토사구팽에 제대로 엮이며 자신의 혁명의 꿈과 자존심처럼 담배갑을 구겨버리는 장면은 소름이 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희준씨는 30kg이나 덩치를 불리신 만큼 보면서 사람이 달라보일 정도로 딱딱해 보이는 그리고 무대포인 것 같으면서 여우짓을 하는 곽실장으로서 연기변신이 흥미로웠고 특히 그가 재현하고 있는 그의 걸음걸이는 이 영화의 신 스틸러였습니다. 

 

또 이성민 씨는 그냥 다른 말 필요 없이 박정희 대통령이 살아있는 착각이 들정도로 소름 돋았는데, 누군가를 노려볼 때 하얗게 빛나는 눈이 너무나 매서웠던 것 같습니다.

명장면도 무척 많았는데,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파리에서 죽기 직전 자신의 잃어버린 신발을 바라보는 곽도원과 박통 저격 후 돌아가는 차 안에서 신발을 잃어버린 이병헌 두 사람이 최후에 신발조차 챙기지 못하고 가는 모습을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의 끝에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맨 발뿐이라는 상징적인 모습으로 남아 큰 울림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서현우 배우가 연기한 전두혁이 청와대 금고를 털며 대통령 자리를 바라보는 장면은 실제 이야기가 있는 박정희 대통령의 금고에 있던 자금과 박근혜 씨에게 전달된 금액의 출처 그리고 무엇보다 무너진 권력 뒤에 또 다시 잉태되는 폭력의 정권을 암시하는 장면으로 그려져 10.26이 끝나고 소강이라고 생각했던 극의 분위기를 다시금 확 타오르게 만드는... 무척이나 소름돋았던 장면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근래 봤던 한국 영화 중 상위권에 들 가치가 있는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2~3회차 해도 아깝지 않을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4

  • 사라보
    사라보

  • 취영블
  • golgo
    golgo

댓글 8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글 잘 봤습니다. 2회차 더 해야할 것 같아요.^^
19:27
20.01.22.
정ㅋ 작성자
golgo
감사합니다. 저도 시간되면 또 볼까 합니다 :)
19:28
20.01.22.
profile image 3등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네요 배우들 연기도 기막히고

영화적 평가를 뒤로 하더라도 전 탱크에서 가장 놀랬어요 정말 저랬다니

01:10
20.01.23.
정ㅋ 작성자
사라보
되게 은유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장면이었고 이어 나오는 실제 사료로 김재규가 생각한 혁명을 자신의 기회로 만든 사람은 전 장군이었다는 게 소름 또 소름이죠.
03:32
20.01.23.
profile image

혹시 곽도원이 양말 신은 발 바라보는 장면에서 축축하게 젖은게 땀 맞나요? 공포와 압박감에 나온..?

01:43
20.01.23.
정ㅋ 작성자
미술관옆영화관
저도 갑자기 기억나진 않는데, 피와 땀 같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2회차때 다시 봐야겠네요 ㅎ
03:30
20.01.23.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범죄도시 4] 호불호 후기 모음 2 익스트림무비 익스트림무비 1일 전08:38 12627
HOT 2024년 4월 25일 국내 박스오피스 2 golgo golgo 30분 전00:00 448
HOT '시티헌터' 재밌게 감상했습니다. 4 하드보일드느와르 1시간 전22:50 784
HOT 시티헌터 노스포 리뷰 3 GreenLantern 1시간 전22:44 595
HOT 코난 극장판 홍보 시구 1 GI GI 1시간 전22:42 300
HOT 미국 극장가의 재개봉 영화 붐 기사(feat.올드보이) 3 golgo golgo 2시간 전22:26 507
HOT 범죄도시3 아웃박스 한정판 개봉기 (feat.30일 리콜디스크) 1 카스미팬S 2시간 전22:14 331
HOT 범죄도시4 후기... 매우 통쾌한 오락영화 3 놀아조 2시간 전21:44 645
HOT 범죄도시4: 상업성 10점 작품성0.5점(노스포) 9 골드로저 골드로저 3시간 전20:59 1021
HOT 오시키리 렌스케 호러 만화 실사영화 <사유리> 티저 ... 2 카란 카란 4시간 전20:24 538
HOT Putin 전기 영화 9월 북미 개봉 5 totalrecall 4시간 전20:07 621
HOT 할리우드, 문화적 다양성 확보로 연간 300억 달러 이상 매출... 4 카란 카란 4시간 전20:02 510
HOT 박찬욱의 미학 4 Sonachine Sonachine 4시간 전20:02 1387
HOT 시드니 스위니, “예쁘지도 않고 연기도 못 한다”고 발언한 ... 4 카란 카란 5시간 전19:18 1777
HOT 엠마 스톤,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자를 욕하지 않았다 6 카란 카란 5시간 전18:57 1402
HOT <원더랜드> 서비스 소개서 3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18:50 661
HOT 김무열 정오의 희망곡 2 e260 e260 5시간 전18:36 413
HOT 시티헌터 넷플 공개(청불) 8 GI GI 6시간 전17:58 1720
HOT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IMAX 개봉 확정 &...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7시간 전16:56 715
HOT <스턴트맨> 4DX 효과표 공개 3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7시간 전16:53 632
1134064
image
초우 26분 전00:04 308
1134063
image
golgo golgo 30분 전00:00 448
1134062
image
카란 카란 35분 전23:55 202
1134061
normal
totalrecall 1시간 전23:26 239
1134060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2:51 386
1134059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1시간 전22:50 784
1134058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2:48 159
1134057
image
GreenLantern 1시간 전22:44 595
1134056
image
GI GI 1시간 전22:42 300
1134055
image
시작 시작 1시간 전22:38 279
1134054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22:26 507
1134053
image
카스미팬S 2시간 전22:14 331
1134052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1:58 628
1134051
normal
놀아조 2시간 전21:44 645
1134050
normal
골드로저 골드로저 3시간 전20:59 1021
1134049
normal
미래영화감독 3시간 전20:42 1118
1134048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20:24 538
1134047
normal
Johnnyboy Johnnyboy 4시간 전20:09 808
1134046
normal
totalrecall 4시간 전20:07 621
1134045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20:02 510
1134044
image
Sonachine Sonachine 4시간 전20:02 1387
1134043
normal
golgo golgo 4시간 전20:01 355
1134042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5시간 전19:28 566
1134041
normal
토루크막토 5시간 전19:19 335
1134040
image
카란 카란 5시간 전19:18 1777
1134039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5시간 전19:16 768
1134038
image
시작 시작 5시간 전19:10 428
1134037
image
golgo golgo 5시간 전18:57 1578
1134036
image
카란 카란 5시간 전18:57 1402
1134035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18:51 433
1134034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18:50 661
1134033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8:48 202
1134032
normal
시작 시작 5시간 전18:46 1381
1134031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8:46 304
1134030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8:44 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