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 앤 글로리] 화려한 색감과 생경한 시선...감독 자신의 이야기
생각나는대로 적겠습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자서전적 이야기 같았습니다.
극 중 살바도르 말로(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모습은 감독이 스스로를 본떠 만들어낸 페르소나겠죠.
소년과 어머니, 감독과 배우 그리고 연인, 인연들...
이야기 하나하나가 감독이 실제로 겪은 체험을 시나리오로 옮겨 적은 느낌입니다.
특히 연인에 대한 감정을 헌정하듯 공들여서 찍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직도 설레이는 감정을 가지고 있나봅니다.
그리고
첫 시작부터 마블이라고 하나요?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지만 색들이 뒤섞여 현란한 인상을 줍니다.
의상, 가구, 벽, 커튼, 건물 등 모든 색감이 강렬합니다. 순백도 자주 등장하죠.
감독이 원색을 아주 좋아하는 성향인가봐요.
극 중 화려한 색의 미술관 같은 살바도르 집을 보니 실제 감독 집도 비슷하게 꾸며 놨을 것 같더군요.
특히 빨간색 주방가구나 보관함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전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페넬로페 크루즈를 정말 오랫만에 스크린으로 접합니다.
두 배우에 대해서는 각각 데스페라도나 바닐라 스카이의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있어서인지
뭔가 전혀 다른 사람들처럼 느껴지네요.
저는 이 영화 보기 전에 일부러 영화설명을 하나도 안찾아봤습니다.
포스터에 있는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소년을 구하는 내용에 폭력이나 성적 내용이 나와서 미성년 관람불가가 아닐까?
그렇게 상상하고 갔었는데 그냥 헤로인같은 마약을 하는 모습이 등장하기 때문에 청불인 것 같습니다.
(아니...그렇다면 독전은 왜 15세관람일까요???)
유머러스한 내용도 상당히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건조한 느낌이 납니다.
템포도 느린 편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냥 관객이 술술 따라갈 수 있는 이야기 구조를 갖추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배경을 해석하거나 유추해봐야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뭔가 뒤섞여 있다는 느낌도 들기때문에 받아들이는 사람입장에 따라
생경하며 신선할 수도 있고 불편할 수도 있는 그런 영화입니다.
한 세 번은 곱씹어 봐야되지않을까 생각됩니다.
결국 아주 대중적인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반부에 빨래터에서 부인들이 노래를 부르는데 가사는 왜 번역을 안했을까요?
무슨 가사내용인지 궁금합니다.
아마 그 노래에도 감독의 추억이 들어있을 듯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곳저곳에서 스페인 영화다움이 확 느껴지는 색깔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한 소년이 어릴때 어떤 영향을 받아 영화감독의 길을 걷게 됐는지,
또 화려한 전성기 시절과 달리 노년은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예술가의 일생을 담아낸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