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넷플릭스 [드라큘라] 시리즈 정주행 후기: 아직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리즈
상당히 흥미롭게 전편을 몰입하며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TV 시리즈임에도 불구, <셜록> 시리즈처럼 애초에 3회 밖에 되지 않아 부담없이 시작했다 부담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던 점도 좋았습니다. 각 에피소드별 대략 90분 가량의, 짧은 극영화 한 편 정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어서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마치 영화 한 편 한 편 보듯 즐겁게 시청했습니다. 특히 에피소드가 3편 밖에 안 되지만, 각 에피소드의 감독이 다르고 분위기와 스타일들이 상당히 많이 달라서 (특히 3화는 정말 극단적으로 달랐죠), 하나의 연속된 시리즈를 본다는 느낌과 동시에 정말 3편의 각기 다른 극영화를 보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본 시즌을 다 보고 나니 역시 가장 좋았던 에피소드는 바로 첫번째 에피소드인 ‘야수의 법칙’이었습니다. 고전적이고 고풍스러운 느낌과 함께 기괴한 호러 느낌을 가장 잘 살린, 가장 쫀쫀한(?)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드라큘라 백작이 늙고 병든 모습에서 서서히 젊음을 찾아가는 과정이 가장 몰입도 높게 전개되었던 부분이었네요. 첫 번째 에피소드의 관전 포인트는 무섭도록 빨리 회춘해가는 드라큘라, 그리고 그가 온전히 기력을 되찾기 전에 진실을 밝혀야만하는 조너던 사이의 긴장감 넘치는 대립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매료되어 결국 마지막 화까지 정주행을 해버렸네요..ㅎㅎ
두 번째 에피소드의 관전 포인트는 1화와 비슷한 듯 다른, 영악한 드라큘라, 그리고 그만큼이나 영리한 아가사 수녀 사이의 혼란 속의 대립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가사 수녀는 확실히 1화의 조너던과는 거의 정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인물이죠. <드라큘라> 시리즈에서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성을 가진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착하지만 소심했던 조너던과 달리 아가사 수녀는 거침없이 드라큘라의 심기를 건드리며 그가 만들어낸 심리게임 속을 자유로이 활보합니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상상인지 모를 상황 속에서 드라큘라와 아가사의 티키타카에서 오는 재미가 상당했던 에피소드였습니다.
세 번째 에피소드의 관전 포인트는 고민없이 미장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시리즈 전체의 미장센에 공을 많이 들인 걸 알 수 있으나, 3화는 정말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다는 착각을 심어주는 장면들이 곳곳에 배치되어있습니다. 특히 시리즈 사상 가장 강렬한 색조명을 거침없이 활용해 진한 보라색, 진한 붉은색 등의 강렬한 색들을 화면에 입히고, 감각적인 슬로우모션을 활용하는 등, 시리즈 내에서 시각적으로 가장 화려한 에피소드입니다.
에피소드별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들을 한 장면씩만 뽑아보자면...
에피소드 1. 야수의 법칙 - ‘완전히 생기를 되찾은 젊은 드라큘라의 모습이 처음 스크린에 등장하는 장면’
앞으로 시리즈를 이끌어나갈 주인공의 모습을 처음 제대로 보여주는, 정말 강렬한 첫인상을 심어주는 장면이었습니다. 클라에스 방이라는 배우의 미친 연기력을 알게 해준 장면이기도 해요...
에피소드 2. 피의 선박 - ‘9호실에 묵고 있던 인물의 정체가 밝혀지는 장면’
속임수를 참 교묘하게 쓰는 에피소드였습니다. 9 호실이 사실은 드라큘라의 방이 아니라 아가사 수녀의 방이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전개가 급물살을 타게 되리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네요.
에피소드 3. 어두운 나침반 - ‘드라큘라와 조가 하나가 되는 마지막 장면’
스토리 면에서나 미장센 면에서나 충격이 큰 시즌 피날레였습니다. 드라큘라가 그렇게 자살해버리고 타오르는 불꽃 사이의 뒤엉킨 드라큘라와 조의 나체로, 평생을 쫓고 쫓기던 그들의 최후를 표현한 것이 뭔가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선하고 색다른 드라큘라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세계관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리즈로 보이는데, 이야기를 좀 더 확장시키고 스케일을 좀 더 키운 시즌2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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