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큘라 2화-리뷰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 원작에 보면, "드라큘라를 실은 배로 추정하는" 데메트르 호가 폭풍우를 뚫고 미나와 루시가 사는, 크레센트 지역 항구에 그야말로 멋지게 당도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배가 부서지는 활극에 가까운 입항이었죠.
이는 미나의 일기장에 첨부된 내용이라는 설명으로 한 꼭지를 담당합니다. 여기에서 선장은 배의 난파도 막는 동시에 자신 역시 어떤 특정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배를 운항하는 키에 자신의 몸을 묶어버려, 자살과 다름없지만 장렬한 죽음을 맞는 것으로 나옵니다.
이후 이루어진 조사에서, 데메트르 호는 그저 흙을 나르는 목적으로 영국에 왔다는 기록을 남겨두었습니다.
러시아 선박인 데메트르 호는 그렇게 영국에 당도합니다.
이 이야기를 한국으로 한 번 가져와 보겠습니다.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요.
사실 어디에선가 제가 써먹은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
오래 전, 늑대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또는 늑대인간의 다른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구미호는 어떻게 한반도에 살게 되었을까요? 죄송합니다만, 구미호가 어딨어, 같은 물음은 하지 말아 주세요.
그 기원에 대해 생각해보면, 또 반대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아니 한반도에 살았던 구미호가 어떻게 동유럽을 넘어 유럽 전체에까지 가게 됐대??!!
상상은 알아서!
네, 아마 브람 스토커의 원작을 읽으며 이 드라마를 제작한 BBC와 넷플릭스는, 이 드라마의 성공을 위해 수많은 다각도의 고민과 연구를 했을 겁니다. 그 가운데 이런 질문이나 의문도 한자리를 차지 했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드라큘라는 어떻게 영국에 왔대?
이 질문은 상당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만듭니다. 특히 돌리 웰스의 아가사 반 헬싱이(셜록에 이어 아가사의 작품도 넷플릭스에서 런칭하려나요? 런칭해주라!!! 넷플릭스!!!!!) 캐릭터 역전을 이뤄냈을 때부터 여러 부분에서 진지하게 논의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이 상상력을 극대화시킨 작품이 드라큘라 2화였습니다.
드라큘라는 어떻게 영국에 왔대?
그럼 배에서는 무슨 일어 벌어졌을까?
1화에서 반 헬싱에게 호되게 당한 드라큘라는, 그저 단순히 배를 타고 영국으로 가는 여행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영국으로 가는 것 역시 하나의 모험을 택했습니다.
2화의 도입부에서는, 드라큘라로 통칭되는 흡혈귀가 단순히 한곳에만 머무른 일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시작하더군요. 또는 이미 드라큘라가 상당히 흡혈귀 현상을 퍼뜨렸음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그리고 데메트르 호에는 그의 정적이랄 수 있는, 닥터 샤르마, 루벤스 경 등이 함께 오릅니다.
치말한 드라큘라의 일면을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또한 데메트로 호에 탑승하도록 극화된 인물들은 현대적인 의미에서 상당한 이슈를 가진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이미 이 드라마의 시작이 2화의 결론에서 시작합니다. 드라큘라와 반 헬싱이 체스를 두는 장면이죠. 그러며 말하는 반 헬싱. 영국에는 어떻게 왔대?
함께 배에 오른 여러 승객들의 목숨을 건 노력에도 불구하고, 드라큘라는 살아서! 아 이 표현을 틀렸군요. 드라큘라는 사라지지 않고, 영국에 도착합니다. 이 여정은 충분히 흥미로웠고, 원작을 완전히 재창조해낸 대목이었습니다.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 또는 창작자들은 드라큘라의 활극 그리고 이를 처단하는 반 헬싱에만 초점을 맞추어 재창작을 해냈었거든요. 그에 반해 어쩌면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았을 "그래서 드라큘라는 어떻게 영국에 왔대?"를 극화시켜 하나의 질문이 하나의 드라마로 자리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2화의 연출자는 데이먼 토마스라고 하네요. 페니 드레드풀과 킬링 이브 등을 연출했다고 합니다.
이 2화는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거나 "왜?" 하고 되물을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1화와 3화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튀거나 개성을 한껏 보여주기보다는 다리로서의 역할을 잘해준 듯합니다. 다만! 이 영악한 제작진들은, 그런 질문이나 감상을 할 것을 미리 알았다는 것처럼 행동하죠. 극의 마지막에서요.
와. 좋은 표현으로 "짜증"나게 하는 결말이었습니다. 메타포까지는 아니더라도 극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반전을 던져주었거든요. 뭐나고요?
직접! 확인하시라 말씀드려요. 그리고 확인을 하시는 시청자를 위해 반 헬싱이 친절하게 반겨줍니다.
"영국에 온 걸 환영한다. 왜 이리 늦었지?"
추천인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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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안에 탄 인물들이 소설 속에서 주요 케릭터들이었나보네요. 박사님이 뭔가 사연이 있어보였는데 원작을 찾아봐야겠어요ㅎㅎ 근데 주석달린 드라큘라 책 두께가 남산의 부장들 뺨치던ㅠㅠ
뭐 연구자가 아니라면, 주석 달린 드라큘라는 제 경험 상 오히려 독서를 방해할 거라 여겨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