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를 부정하다 몰락한 시리즈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길고도 긴 여정이 끝이났습니다.
사실 이미 끝이 난 이야기를 억지로 생명을 불어 넣어서 연장 시킨 여정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광활한 우주를 여행하는 느낌을 통해 모험활극으로서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두근거림으로 가득찬 영화여서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물론 앞선 시리즈들도 그렇지만 이번 시리즈도 광대한 스케일에 비해 막장드라마 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요. 어떻게보면 그냥 가족극인데 이걸 엄청나게 큰 서사 안에 넣은 것 뿐입니다.
근데 전작들은 그게 딱 적당한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큰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 있었죠. 스타워즈의 아버지이자 어머니이며 악당이었던 '조지 루카스'입니다. 본인이 원해서 수정에 수정(팬을이 원하지 않았음에도)을 거쳐 본인이 원하는 스타워즈 세계관을 만들어 버린 분이시죠. 물론 영화 세계관 밖으로 확장되는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었던 것 같습니다. 게임과 만화로 이어지는 스타워즈를 영화와 연관은 시키지 않지만 그 세계관에서 재미있게 놀아 보렴 하고 내버려 둔 분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어쩌면 팬들은 영화 외적인 부분에서도 열광했을지 모릅니다. 다양한 제다이와 시스들을 만들어서 이야기를 창조 할 수 있었으니까요. 루카스가 혼신을 다해 만든었던 1~6 시리즈가 끝나고 더 이상 이 시리즈를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이상 할 이야기 없기는 하죠.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는 것도 있고 악당도 죽었으니까요.
하지만 루카스에게 엄청난 거금을 주고 판권을 사온 디즈니는 이 죽은 자식을 살려 내려고 했습니다. 아니 살려 냈습니다. 기존 팬들과 신규 팬들을 유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습니다. 이후에 행보를 보면 디즈니는 그냥 이 프랜차이즈를 어떻게 만들어서 어떻게 써 먹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어요.
아니 그냥 디즈니 랜드 테마파크에서 팔아 먹을 수 있는 어트렉션 그 이상 그 이하로 생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어져야 할 시리즈들이 서로가 서로에서 전작의 설정은 다 뻥이고 이게 진짜야! 전작의 설정은 나는 모르겠고!! 를 시전함으로서 서로가 서로에게 걸림돌이 되는 것들은 모조리 제거합니다. 각 편을 볼 때에는 그냥 저냥 볼만한 작품이 되지만 전체적안 시리즈물로 보게 되면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야? 싶은 것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마지막편인 이번편은 시작과 동시에 달려갑니다. 마치 전작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 내달리는 것 같아요. 마치 임성한 작가 200부작을 쓰는 와중에 50편에서 199편까지 쓰다가 마무리를 저야 하는데 방송사에서 더 이상 연장을 해주지 않겠다고 하자 마지막편에서 모든 것을 수습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작이 너무 다급하게 급격하게 커브를 꺾는 바람에 신선함도 있었지만 이걸 어떻게 수습할거야? 싶었는데 수습은 커녕 그냥 모르쇠로 퉁치고 넘어가버리면....... 사실 악당도 너무 뜬금없이 등장했어요. 물론 많은 팬들이 진정한 흑막은 따로 있을 것이다 했는데 그럴 거면 7편부터 그 떡밥을 넣었어야죠. 이렇게 툭 하고 던지면 그냥 충격적일 뿐이지 별 감흥이 없습니다. 물론 이 흑막이 주는 카리스마가 멋있기는 했지만.... 그 최후가 너무 아쉬웠어요. 이럴거면 왜 데려와서 이런 대접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긴 다른 캐릭터들도 이런 식인데 무슨 할 말이 있을까요? 주인공들도 마치 무언가 할 것 같았지만 자신들에게 던져진 떡밥들을 해결하기 위해 움직일 뿐이지... 캐릭터들이 붕 떠 있다보니깐 과거의 캐릭터들이 얼마나 잘 만들어진 캐릭터였는지 더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이런 식으로 써 먹은 제작진들이 아쉽습니다.
전체적으로 각 편마다 볼만은 했다 정도의 점수 외에는 이 시퀄 시리즈는 참으로 아쉽다는 생각 밖에 없습니다. 하긴 더 이상 할 이야기도 없던 이야기에 살을 붙이려다 보니 제대로 붙을리가 있었을까요? 거기에 전체 총괄할 사람이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이 사단이 난 것이 아닐까 싶어요.
1. 스코프 비율입니다.
2. 목동메박에서 봤습니다.
3. MX관에서 봤어요. 역시 사운드 죽여줍니다.
4. 광선검 액션은 역시나 프리퀄 시리즈만한 것이 없네요. ㅠㅠ
5. OST도 프리퀄의 그 웅장한 곡들이 많아서 좋았는데 시퀄은 그저 오리지널을 거진 편곡한 것들만 기억에 남네요. 이것도 아쉬워요.
추천인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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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만 보면 그럭저럭 재미있고 괜찮게 볼 수도 있는데, 이 시퀄 3부작을 한 눈에 담으면 대단히 괴상한 시리즈가 된다는건 백번 공감합니다ㅋㅋ
무난하고 안정적인 출발이었던 <깨어난 포스> 때를 돌이켜보면 디즈니의 큰 그림이 뭐였는지 의아해지네요.
3부작 기획을 애초부터 확실히 세우고 진행한 게 아닌 것 같아 안타깝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