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스킨] 단평 - 저는 이렇게 해석 해 봤습니다(스포)
<디어스킨>은 굉장히 매니악한 컬트 코미디 스릴러 입니다. 페이크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이 영화는 그나마의 억지 사실감을 주기 위해 현대 보다는 살짝 동떨어진 밀레니엄 전후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행위들은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습니다.
조르주는 자신의 전 재산(약 천만원)으로 100% 사슴 가죽 재킷을 구매합니다. 재킷의 전 주인은 덤으로 낡은 캠코더도 넘겨 주지요. 이제 이 남자가 벌이는 행동 하나 하나는 굉장히 엉뚱하고 기괴합니다. 자신의 재킷에 너무 만족한 조르주는 나르시시즘을 넘어 재킷에 인격을 부여 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곤 캠코더로 재킷과의 대화를 녹화하기 시작 하지요. 이윽고 재킷에 지배 당하기 시작한 조르주는 재킷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세상의 모든 재킷을 없애 버리기로 작당 합니다. 재밌는 사실은 조르주가 재킷에서 시작해 100% 사슴 가죽 모자, 바지, 장갑을 추가로 몸에 걸치게 됨에 따라 재킷에 사로잡힌 그의 광기는 점점 더 커져만 갑니다.
캠코더로 재킷과 함께한 모든 사건을 녹화하면서 감독 행세를 하는 그에게 관심을 보인 웨이트리스이자 아마추어 편집가인 드니스라는 여인도 있습니다. 그녀는 감독인 조르주를 동경하고 본인도 웨이트리스를 벗어나 그와 함께 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체를 대하는 그의 방식이나 어리 아이에게 돌을 던지는 행위에서 읽을 수 있는 그의 사이코패스 같은 성향은 이제 본인의 아름다운 재킷만을 남기기 위해 (본인만 특별 해 지기 위해) 스스럼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이쯤되면 감독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느낌이 오기 시작합니다. 조르주는 겨우 재킷 한 벌을 사기 위해 본인의 전 재산을 넘겼습니다. 그리고는 숙박할 돈도 없어 그 멋진 재킷을 걸치고는 쓰레기 통을 뒤져 빵을 주워 먹습니다. 그런 허영심에 쩌들어 있는 와 중에 또 허세 등등하게 본인이 감독인 척 하지요. 어찌나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는지 바에서 두 여인이 본인의 재킷 얘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열심히 본인의 모습을 거울에 그리고 캠코더에 담습니다. 이제는 자기애를 넘어서서 본인만이 특별 해 지기 위해 다른 사람을 제거하기 시작합니다(정확히는 그들이 입고 있는 재킷을 제거합니다)
시대만 20년 정도 차이가 날 뿐이지 오늘날 많이 볼 수 있는 모습 아닙니까? 쥐뿔 가진 것도 없으면서 본인의 지출 능력을 뛰어넘는 고가 아이템(그것이 차가 되었든 명품 백이 되었든)으로 한껏 치장하고, 그에 걸맞는 사람이 되고 싶어 쉽게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SNS에 기록하고 공유하며 너무 자신을 사랑한 나머지 심지어 범죄를 저지르기에 이른 사람들... 이런 잘못된 자기애는 다른 사람으로의 전파력 또한 어마어마 합니다. 마치 드니스가 그의 가죽 재킷을 벗겨 본인의 몸에 걸친 것 처럼 말입니다.
아마도 20년 전으로 시공간을 맞춘것은 감독의 의도를 너무 직접적으로 노출하고 싶지 않은 효과적인 영화적 연출로 보입니다.(조르주가 스마트폰으로 재킷입은 본인의 모습들을 SNS에 기록하고 올렸다면 김 샜겠죠^^;)
너무도 독창적인 시나리오와 줄거리 덕분에 이'쿠엔틴 두피욱스'?(정확한 발음이 ^^;) 프랑스 감독에 흥미가 생기네요. 익무 덕에 좋은 영화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