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 단평 - 역시 축구와 관련해서 이탈리아는 좋아하기 힘드네요
'디에고 마라도나'의 성공과 실패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디에고>를 보고 왔습니다. 요즘 한국 축구가 2002년 이후로 최고의 붐을 일으키고 있어서 관심이 부쩍 높아지던 찰나에 가장 유명했던 축구선수 관련 다큐멘터리가 나온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던 작품입니다. FULL HD를 넘어 UHD로 중계화면을 보는 요즘 시대에 80년대 SD 화질을 대형 스크린으로 보고 있자니 눈의 피로가 몰려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역동적이면서 판타스틱한 마라도나의 스페셜 영상들에 눈뽕 제대로 받고 왔습니다^^ (저 당시에는 저 화질을 당연한 걸로 알고 봤었을 텐데, 새삼 우리가 얼마나 축복 받은 시대에 살고 있는지 ㅎㅎ)
그저 그런 팀이었던 '나폴리'를 세리에A 리그 우승과 UEFA컵(지금의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우승으로 이끌었던 전설적인 영웅이자 전인미답의 신계에 머물렀던 사나이 마라도나가 어떻게 마약 스캔들로 자멸하게 되는지 그 흥망성쇠를 가감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마약 스캔들 이면에 작용 했던 이탈리아 사람들의 썩은 본성을 다루고 있어서 더 흥미로웠습니다. 이전 까지는 단순히 스스로 관리를 못해서 스스로 자멸한 천재로만 기억하고 있었지만, 그를 인생 내리막길로 떠밀고 각도를 가파르게 더한 자들은 다름 아닌 그를 메시아로 숭상했던 나폴리 사람들과 이탈리아 사람들 이었습니다.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준결승에서 맞붙었던 홈팀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는 연장 접전 끝에 승부차기까지 가는데 마라도나의 결승 승부차기 골로 이탈리아가 탈락하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준결승전이 열리고 있던 경기장은 나폴리의 홈인 산시로 경기장 이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라도나를 신처럼 떠받들던 열성적인 팬 이었죠. 하지만 이 사건 이후로 마라도나는 순식간에 역적이 되고 맙니다. 지난 6년여간의 공로가 한줌 재로 변하는데는 한골이면 충분 했습니다. 이쯤에서 생각나는 한국 축구 선수가 있지요? 안정환이 2002년에 연장 골든볼로 이탈리아 탈락시키고 페루자에서 방출된 사건 다들 기억 하실 겁니다. 축구를 순수한 스포츠로 즐기지 못하고 못난 국민 감정으로 똘똘 뭉친 이탈리아 사람들,, 그러고 보면 지금 저질스런 인종차별이 가장 심한 리그가 이탈리아 리그 입니다. 민족 문화 소양 자체가 한참 모자란 불쌍한 사람들... 그들이 정말 마라도나가 마약하는 것을 몰랐을까요? 다 알면서도 묵과 해 줬던 이탈리아인들이 순식간에 돌변해서 축구계 고위 인사부터 사법부까지 전부 마라도나를 생매장하기위해 똘똘 뭉치는 모습은 정말 역하더군요. 물론 근본적으로는 마라도나가 자기 관리를 못한 잘못이 가장 크지만, 한 때 사랑하고 응원했던, 심지어 신처럼 받들어 모셨던 자신들의 우상을 이리 쉽게 팽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화가 나더군요. 아마도 안정환이 오버랩 돼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암튼 축구 좋아하시는 분들과 마라도나를 더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적극 추천드립니다. 86년 월드컵 영국 VS 아르헨티나 전에서의 하프라인 폭풍질주 장면 같은 아드레날린 뽐뿌 오는 스페셜 영상들이 중간 중간 많이 나와서 재밌으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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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2시간 넘게 저화질 화면 보고 있어서 그런가, 다른 영화 봤을 때보다 굉장히 피곤한 느낌이 들더라고요ㅋㅋㅋ
본문 내용 중에 사알~짝 수정하고 싶은 부분은, UEFA컵은 현재 유로파리그의 전신입니다ㅎㅎ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은 유러피언 컵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