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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베일의 최고 열연 top 5(주관주의)

미션시바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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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베일은 제가 영화에 본격적으로 빠져드는 데 큰 영향을 준 배우들 중 한 사람입니다. 대부분의 2,30대 남성들처럼 저 역시 <프레스티지>와 <배트맨 비긴즈>에서의 남성미 넘치는 모습을 보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의 작품들을 찾아보니, 이 전후로 <아메리칸 사이코>, <머시니스트>, <하쉬타임>, <레스큐 돈> 등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작품에서 범상치 않은 캐릭터를 연기했더라고요. 배우 본연의 모습을 지우고 배역에 몸과 마음을 온전히 몰입하는 메소드 연기를 처음 접해, 어릴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자연스럽게 메소드 액팅이 궁금해졌고 그 흥미는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잭 니콜슨, 더스틴 호프만, 말론 브랜도,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 같은 전설들에게로 차례로 퍼지면서 이 시점에 제 안의 영화 세계관이 많이 확장되었죠.

아니나다를까, 크리스찬 베일은 2011년 <파이터>로 금새 오스카 위너가 되더군요. 그리고 지금까지 죽 헐리우드 최정점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는 다니엘 데이루이스, 에드워드 노튼, 호아킨 피닉스 등과 함께 최고의 메소드 배우 반열에 있죠.

2주 뒤에 개봉할 <포드 V 페라리>를 기다리며, 크리스찬 베일의 빅 팬으로써 그의 최고 열연 작품들을 뽑아봤습니다. 작품의 완성도보다 베일의 연기력에 초점을 맞춘 순위예요.
 
 
 

1. <파이터>, 2010
 
크리스찬 베일은 감독들의 세세한 요구까지 꼼꼼하게 수행하기로 유명하죠. 그런 그에게 실존인물 연기는 매우 잘 어울립니다. 배역의 모습이 뚜렷하면 뚜렷할수록 그가 참고할 여지도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해요.

한때 촉망받던 유망주 복서였지만 마약에 빠져 재능을 탕진한 퇴물 디키 에클런드 역을 위해, 14kg을 감량하고 탈모 헤어스타일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완벽한 지역 악센트와 마약 중독자 연기를 더해, 그야말로 신들린 싱크로율을 보이며 커리어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죠.
 
영화 전체에서 메사추세츠 로웰의 로컬 색이 강하게 드러나지만 그 중에서도 베일의 표현력은 단연 최고.
 
 
 

2. <바이스>, 2018
 
아들 부시 시절,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권력을 누렸던 실세 부통령 딕 체니를 연기했습니다.
 
전면에 나설 때보다 뒷공작에 능했고, 네오콘인 동시에 가족에게는 약했던 입체적인 인물을 베일 만의 방식으로 만들었어요. 이번에도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 평체에서 18kg가량을 찌우며 '악의 축' 딕 체니의 찌질함과 음흉함을 소름돋게 재현합니다.

베일의 작품을 볼 때면 매번 느끼는 점이지만, 연기를 하기 전에 몸이 먼저 연기를 하고 있어요. 그냥 가만히 있어도 몸이 무언가를 말하고 있죠. 개인적으로는 저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명연기였습니다.
 
 
 

3. <빅 쇼트>, 2015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충격적인 진상을 고발하는 유사 다큐멘터리 장르에, 베일 혼자서 1인극을 펼치며 작품에 영화적 입체감을 부여했습니다.

실존인물인 마이클 버리를 연기하기 위해 드럼까지 배워서 직접 연주한 베일이지만, 정말로 충격적인 건 마이클 버리의 한 쪽 유리 의안을 표현함에 있어 어떠한 특수효과도 없이 한쪽 눈을 따로 움직여가며 열연했다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말도 안되는 연기 디테일에 정말 할말을 잃었었네요.

이런 장르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그의 연기가 빛납니다.
 
 
 

4. <레스큐 돈>, 2007
 
쓰다보니 지금까지 모두 실존인물을 연기한 작품들이네요. 이번엔 전쟁 포로입니다.
 
베트남 전쟁 당시 포로가 되었다 구사일생으로 탈출에 성공했던 미군 파일럿 디에터 댕글러 역을 맡았습니다.

굶주린 포로를 연기하기 위해 무려 20kg을 감량하는 걸로 모자라, 거머리에게 물려 피를 빨리고 구더기를 손으로 집어먹은 건 무척 유명하죠.
 
크리스찬 베일이 유명해진 요즈음 이 영화가 나왔다면 분명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을 거라 생각합니다.
 
 
 

5. <하쉬타임>, 2006
 
드디어 실존인물이 아닌 배역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극한으로 폭주하는 예사롭지 않은 캐릭터예요.

LA 변두리의 험악한 동네에서 자란 생양아치 '짐 데이비스'란 인물이 전역한 이후 사회에 편입하고자 하는 이야기인데, 전쟁으로 인한 PTSD 때문에 점점 주변에 위험한 영향을 끼치다가 결국 걷잡을 수 없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간단한 플롯에, 베일과 그의 캐릭터에게 많은 부분을 기댄 작품이에요. 배경이 LA니 그에 어울리는 LA 로컬 양아치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한인가게에서 행패를 부리며 한국말(!) 하는 베일의 모습도 볼 수 있어요.
 
찾아보니 F*** 단어가 296번 나온다고 하네요. 점차 파국으로 치닫는 시한폭탄 같은 영화예요.
 
 
 

그외
 
<머시니스트>, 2004
 
크리스찬 베일의 고무줄 감량 전설의 시작을 알린 작품. 영화사상 최고 기록인 30kg을 감량합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작품 직전엔 <이퀼리브리엄>(2002)을, 이후엔 <배트맨 비긴즈>(2005)를 찍었다는 것. 이쯤 되면 좀 무섭네요...

내용과 결말 자체는 그다지 특출나지 않은데, 나중에 드러나는 진상이 베일의 감량과 맞물려 큰 충격을 선사합니다. 배우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평범한 작품을 특별하게 만든, 또 하나의 좋은 케이스.
 
 
 

<퍼블릭 에너미>, 2009
 
주를 옮겨다니는 전설적인 갱스터 존 딜린저(조니뎁 분)을 잡기 위해 최초로 창설된 미 연방 수사국 FBI의 요원 '멜빈 퍼비스'를 연기했습니다.
 
미국 남부 사투리를 쓰는 신사로 나오는데, 영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확연히 느껴진다 할 정도로 다른 악센트가 인상적입니다.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크리스찬 베일 X 크리스토퍼 놀란 조합의 배트맨 시리즈입니다.
 
항상 플롯이 중심인 놀란 감독 작품의 특성상 배역을 깊이 있게 표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베일은 액션 블록버스터엔 과하다 싶을 정도의 열연을 펼칩니다. 저의 올타임 넘버원 '브루스 웨인'이에요.
 
 
 

<태양의 제국>, 1987
 
팬으로써 이 작품을 빼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합작한 아역 배우 베일의 출세작.
 
철없는 소년이 전쟁의 참상을 겪으며 온갖 고생 끝에 점차 성장하는 내용입니다. 어릴 때부터 배역에 몰입하는 모습이 이미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어요.
 
예전에 인상적인 아역 배우에 대한 글을 쓰면서 베일의 top 5 최고 연기에 항상 거론돼야 한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그 말이 무색해졌네요ㅎㅎ;;;
 
 
 

이밖에도 <아메리칸 사이코>, <진링의 13소녀>,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아메리칸 허슬>, <아임 낫 데어>, <뉴 월드>, <3:10 투 유마> 등 출연 작품들의 평가를 떠나서 크리스찬 베일은 항상 좋은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성우로 나온 <모글리: 정글의 전설>이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마저도 베일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좋죠.

국내에서 다음 달에 개봉하는 <포드 V 페라리>도 국내외에서 반응이 무척 좋아 기대되네요. 비교적 무명일 때부터 응원했던 팬으로써, 앞으로도 지금처럼 훌륭한 커리어를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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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순위에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 있네요ㅎㅎ 연기 최고에요 진짜
21:24
19.11.21.
oneplusone
정말 대단한 배우죠ㅎㅎ 포드v페라리도 무척 기대됩니다ㅠ
21:26
19.11.21.
profile image
미션시바견
맞아요 영화 보고 나면 지인들에게 꼭 보라고 영업해요ㅋㅋ
21:36
19.11.21.
profile image 2등

베일 형님...ㅎㄷㄷ...

 

이분의 연기는 미션임파서블~~~

 

살아있는 레쟌드 액터죠...^^#

21:51
19.11.21.
profile image 3등
바이스는 아무것도 모르고ㅇ봤었는데 최근에 베일이라는거 알고ㅇ진짜 놀랐어요ㄷㄷ
22:29
19.11.21.
최근의 바이스에선 몰라보겠더라구요 대단한 배우입니다
03:39
19.11.22.
JL
베일 연기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ㅎㅎ 블루 칼라 아메리칸 사이코 같은 느낌이에요.
22:29
19.11.22.
크리스찬 베일은 공포스러울 정도로 늘 연기가 좋아요. <바이스>로 무조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어야 하는 건데.ㅠ
(크리스찬 베일이 수상 실패한 건 거의 국제재판소 고소감이라고 우스갯소리 한 번 해봅니다.ㅎㅎ)
23:20
19.11.22.
bonvoyage
라미 말렉도 물론 좋았지만 베일의 클라스는 정말 범접이 안되는 레벨이었다고 생각해요ㅎㅎ
23:36
19.11.22.
profile image
전 아메리칸 싸이코가........ 최고였던 거 같아요
23:28
19.11.22.
vvwwvwwv
아역배우가 성인 돼서 보여준 충격의 연기였다죠ㅎㅎ 많은 분들이 아직도 최고로 치시는 것 같아요.
23:37
19.11.22.
profile image
전 팀 버튼의 최고작은 가위손이라고 생각하지만 최애작은 이상한나라의 앨리스예요ㅋㅋ 참 이상한 매력..
01:31
2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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