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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수다 [나이브스 아웃] 노스포 후기 (4.5/5)

'나이브스 아웃'은 베스트셀러 갑부 작가의 죽음과 그의 유산을 둘러싼 가족들에 대한 라이언 존슨 감독의 후더닛 미스터리 작품이다. '라스트 제다이' 이후 그의 첫 영화인 이 작품의 예고편이 떴을 때는 엄청나게 호화로운 캐스팅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라이언 존슨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기대가 컸는데, 후더닛이 꽤나 시들어버린 영화판에서 그는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처럼 이런 후더닛 미스터리들은 올스타 캐스팅이 일종의 마케팅 기믹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이 서브장르의 특성이 된 감이 있다. 라이언 존슨은 바로 그 올드한 후더닛의 감성을 이 영화에서 잔뜩 반영하고 있다. 캐스팅 뿐만 아니라 필름 촬영부터 해서 고풍스럽고 미로 같은 저택, 각양각색의 드레스와 정장을 입는 사람들과 스코어까지 모두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 영화화한듯한 미스터리물의 느낌을 풍기고 있다. 거기에 탐정 캐릭터도 프랑스계 이름을 가지면서도 굉장히 과장된 발음을 가진 점도 그렇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고전적인 팔레트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배경은 현대다. 스마트폰, SNS 뿐만 아니라 트럼프 정권의 이민자 갈등도 나오고 있는 이 영화의 무대는 구와 신의 정말 묘한 조합으로 느껴진다.
 
구와 신의 조화는 단순히 시각적인 요소가 아니다. 이 영화는 후더닛이라는 상당히 구체적이고 아주 잘 정립된 서브장르의 전개와 틀들을 조금씩 비틀고 변주하면서도 그 정신과 매력에는 매우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면에서는 라이언 존슨이 '라스트 제다이'에서 스타워즈를 가지고 한 것을 이 영화에서는 후더닛 장르로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바로 그 점에서 라이언 존슨은  '브릭' 같은 영화들에서 이미 보여준 미스터리 연출가로서의 탄탄한 기본기와 변주 능력을 더 화려하고 능숙하게 선보이며 알듯 말듯하면서도 계속 추리하다가 클라이막스에서 통쾌한 전말 공개까지 스릴을 쌓는다. 후더닛의 매력은 미스터리 이야기의 전개를 통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이들 간의 복잡한 관계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용의자들이 서로 달라 보이지만 피해자를 통해 연결점이 생기며, 보이지 않던 연결점들이 수사 중에 계속 드러나며, 그 안에서 각자의 욕망들과 동기들이 드러나며, 과연 누가 어떻게 왜 범행을 저질렀을지 흥미진진하게 탐정과 함께 추리해가는 그 재미 말이다. 라이언 존슨은 정보 공개의 완급조절을 정말 완벽하게 하는 엄청난 스토리텔링 능력을 보여주며 그 재미를 극대화하며, 정말 간만에 제대로 된 후더닛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거기에 유머와 재치로 가득찬 대사들에도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선 전말 부분에서 좀 개연성이 부족했던 파트가 딱 하나가 있다고 생각하고, 초호화 출연진이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좀 낭비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이 절대 짧은 건 아니지만, 이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를 좀 더 깊이 알 수만 있다면 더 길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다니엘 크레이그, 토니 콜레트, 아나 데 아르마스, 제이미 리 커티스, 마이클 섀넌, 크리스 에반스, 라키스 스탠필드, 캐서린 랭포드, 제이든 마텔, 크리스토퍼 플러머, 프랭크 오즈... 나열하면서도 이게 말이 되는 출연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제이든 마텔의 분량이 너무 아쉽긴 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배우는 아나 데 아르마스와 다니엘 크레이그와 크리스토퍼 플러머였던 것 같다. 우선 아나 데 아르마스는 그동안 꽤나 주목은 받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영화의 중심을 잡을 능력까지 되는 훌륭한 주연급 배우임을 본인이 증명한 것 같다.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캐릭터가 죽었음에도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으며, 등장하는 씬마다 그냥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씬을 지배한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정말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과장된 남부 억양으로 연기를 하지만, 덕분에 이 영화의 다소 코믹하고 소설과도 같은 톤에 중요하게 일조했다.

 

4.5/5

추천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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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이트 에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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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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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플래티넘 2019.11.21. 00:40
헤엑... 에라이트님 관람 점수 이 정도 주는 건 거의 처음본 듯ㄷㄷ,...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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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이트 작성자 2019.11.21. 01:00
플래티넘
좀 오랜만에 영화를 이렇게 재밌게 본 거 같아요 ㅋㅋ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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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이트 작성자 2019.11.21. 01:01
알폰소쿠아론

영어 예고편에서는 대놓고 whodunnit이라고 홍보합니다 ㅋㅋ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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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씨네 2019.11.21. 02:24
높은 점수네요. 기대 만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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