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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수다 너는 여기에 없었다 - 무(無)존재에서 유(有)존재로(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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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램지는 항상 설명이 아닌 이미지로 보여주는 감독이었다. 사건이 아닌 심리에 집중하는 감독이었다. '너는 여기에 없었다'도 그 예외는 아니다. 때문에 조(호아킨 피닉스)가 겪은 트라우마의 실체나 소녀를 구하기 위한 혹독한 과정은 이 영화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감독이 진짜 주목하는 것은 피로 점철된 트라우마로 무너져가는 자신을 간신히 붙잡고 나아가는 행보 그 자체이다.

트라우마는 처음을 알기 힘들만큼 덩어리로 뭉쳐져 그의 삶을 헤집어 놓았다. 그래서 조는 자신의 존재해야할 이유를 잃어버렸다. 존재이유가 없는 사람에게 남는것은 무(無)뿐이다. 숫자를 거꾸로 되뇌이는 내레이션이 영화 안에서 줄곧 등장하는데 그 끝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0이다. 조가 계속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것 역시 세상에서 자신을 없애려는 필사적인 발버둥인 것이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CCTV 장면은 이런 조의 황폐한 내면을 최적으로 요약해 보여주는 명장면이다. 영화내에서 가장 격렬하고 폭력적인 순간인 이 장면은 역으로 가장 건조하고, 비어있는 것처럼 묘사된다. 화면은 흑백이고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그가 행하는 연쇄살인은 어찌보면 그의 인생에서 자신의 존재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 순간조차 그는 철저히 메마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마주친 소녀는 조가 자신의 존재 이유를 되찾는 매개이자 다시 세상에 발을 내딛게 해준 믿받침이다. 죽은 어머니와 함께 물속으로 뛰어든 그는 소녀의 환영을 보고 다시 물밖으로 헤엄쳐 나온다. 심지어 어머니를 죽이고 자신까지 죽이려다가 죽어가는 킬러의 손을 잡아주기 까지한다. 결국 조는 소녀를 구함으로써 자기자신 또한 구하려 한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손을 잡고 힘겹게 복귀한 세상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권총으로 스스로를 쏴도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옆에 영수증을 놓는 차가운 세상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아름다운 날이라고 말하며 분연히 세상속으로 뛰어든다. 자신이 존재해야하는 이유를 깨달은 세상은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곳일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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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한솔2 2019.11.17. 20:45
작년에 정말 인상적으로 봤고 음악들도 너무 좋았습니다~~^^;;
댓글
수수스스 작성자 2019.11.17. 20:47
한솔2
음악을 라디오헤드 기타리스트가 맡았었죠ㅋㅋ 저도 적당히 기괴하니 좋더라구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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