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여기에 없었다 _ 걸작이네요 👏🏻
(스포있습니다!!)
사실
선뜻 보긴 힘들었습니다.
얼핏 봐도 무겁고 폭력적이고, 트라우마가 가득해서
뒷맛이 좋진 않을 것 같았거든요.
미루고 미루다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봤는 데
진작 보지 않은 게 너무나 후회되더군요.
제 기준에서 걸작입니다.
최근에 이렇게 감각적인 연출을 특출나게 썼던 영화가 있었나 싶어요.
표면적인 스토리라인은
'아저씨' 같은 소녀를 구해내는 킬러 이야기지만
그게 크게 의미가 있진 않습니다.
신체에 대한 폭력이 많이 나오지만
무미건조하게 처리되며 중요하게 다루지도 않습니다.
영화에서 주로 묘사되는 고통은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죽지 못해 사는 남자 '조' -
그의 심리적 내상들을 외면화하면서 나옵니다.
과거의 파편화된 기억들이 순간순간 남자의 일상에
불쑥 들어와 그를 헤집어 놓고,
그때마다 그는 죽고싶은 충동에 휩싸입니다.
린 램지 감독는 별다른 사족 없이 미니멀하게
폭력과 심리적 트라우마를 교차하며,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신체의 폭력은 사무적으로만 전시해서 보면서도 전혀 뜨거워지질 않는 반면,
심리의 내상은 순간순간 이미지들이지만 깊게 뇌리에 박힙니다.
You were never really here
라는 제목의 의미는 영화 내에서 여러번 변용됩니다.
살인의 현장에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는 킬러,
과거 엄마가 아빠한테 맞을 때 그 자리에 없었던 것처럼 숨어 있던 아이,
자신이 그 자리에 없어서 구해내지 못했던 아이들,
이것들이 조의 트라우마 그 자체였지요.
I'm weak I'm weak 하며 자책하며
아이처럼 울어대던 그 모습이 조가 평생 숨겨온 자신의 본질이겠지요.
이 영화는 전혀 희망적이지도 않고 구원이라 부를 수도 없지만,
저는 다 보고나서 이상하게도 온기를 느꼈습니다.
소녀가 울고 있는 조에게 도리어 It's Ok Joe. 하고 말해줄 때
이 사람이 평생 기다렸던 말이 그 한마디가 아니었을 까 생각했습니다.
영화 보는 중에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장면에서 평화를 느꼈고요.
조가 자신의 손에 죽어가던 다른 킬러의 손을 가만히 잡아줄때,
어머니의 시신을 들고 호수에 천천히 가라앉을 때
너무 평화롭고 아름다워서 이상한 기분마저 들더군요.
추천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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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칸 각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