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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스토리]를 만난 벅찬 소감

텐더로인 텐더로인
4197 15 25
2019-11-07 00.10.27-1.jpg

(시네마톡에서 깜짝 선물로 받은 백과 포스터, 책자입니다. 캔커피도 받아서 마셨습니다. )

 

극장에서 보길 오래도록 소망했던 전설의 작품, <타이페이 스토리>를 보고 왔습니다.

감히 평가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다만 저의 스포없는 감격의 소감을 전할 뿐입니다.

 

더 감격적인 건, 관람한 어제가 바로 에드워드 양의 탄생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올해의 신작은 아니기 때문에 베스트 목록에 포함은 시킬 수 없지만,

이 작품은 올해 제가 극장에서 본 모든 영화를 통틀어 최고 경지 중에 하나입니다.

 

34년전 영화를 보며 솔직히 놀랐습니다.

이렇게 세련되고도 감각적인 미장센을 우리 눈앞에 선보이다니.

어둠속의 대화, 시와 같은 리듬, 컷의 단호함, 국적성마저 흐릿하게 만드는 낯선 정경들.

왕가위가 <아비정전>에서 선보였던 도시인의 음울함을 5년 전에 먼저 선보인거죠.

 

포스터의 교차로 차들은 실제로 꽤 비중있는 씬이더군요.

한눈에 조망이 가능한 곳에서 바라본 시점이며, 반복됩니다.

차들은 회색의 문명 콘크리트 숲 사이를 물고기떼처럼 헤엄쳐 갑니다.

 

초기작인 이 작품은 그의 유작인 <하나 그리고 둘>과 통하는 측면이 많습니다.

인간의 이면을 깊이있고 인상적으로 담고 있죠.

말 그대로 삶의 뒷면, 얽혀들어가는 세상사들, 무에서 채우고 다시 무로 돌아가는 허탈......

이 영화의 첫장면과 마지막 장면은 서로 느슨하게 조응합니다.

 

이 영화의 타이페이는 저에게 일종의 실낙원처럼 느껴집니다.

이상을 꿈꾸었던 이들은 추방당하고 배회하고 좌절합니다.

때론 우연이란 이름으로 만나고 싶지 않은, 때론 만나지 말아야 할 이를 마주칠때의 비참함이 종종 생기는 건,

밀집된 도시라는 무대 때문이겠죠.

 

대만영화의 거목,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젊은 시절 연기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극장에서 만나보세요.

 

텐더로인 텐더로인
33 Lv. 172345/190000P

"All those moments will be lost in time, like tears in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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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굉장히 오래된 작품인데.. 지금봐도 울림이 있는 작품이군요.

00:29
19.11.07.
profile image
golgo
저는 감히 이렇게 단언합니다. 시대와 세기의 무게를 초월합니다. 우리와 동시대 영화라 봐도 무방합니다. 그만큼의 보편성과 이국성의 양면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00:33
19.11.07.
profile image 2등
'청매죽마'라는 원제를 생각하면 더더욱 [하나 그리고 둘]의 NJ 이야기와 부분적으로 포개져 보이는 지점이 많네요. 영화 초반부의 비관적인 운명론을 이야기하는 대사도 같이 생각해 본다면, 에드워드 양은 어릴 적 연인이 반드시 재회하되 행복한 결말을 이루지는 못할 것이라는 운명론을 믿고 있었던 게 아닐지.
00:34
19.11.07.
profile image
LinusBlanket
그의 영화를 볼때면 문명인들의 황폐화된 내면과 삶의 굴레가 변주되는게 느껴지더군요. 에드워드 양 자신의 인생사도 타국을 떠돈 이방인의 삶이었고...
00:36
19.11.07.
profile image
LinusBlanket
택시 운전을 하는 아룽의 친구가 NJ와 동일인인 오념진이에요. ^^
23:24
19.11.09.
profile image 3등
허샤오시엔 감독이 주연인지 모르고 봤는데 영화 분위기랑도 잘 맞는것 같고 전 연기가 꽤 괜찮게 느껴졌어요 ㅎㅎ
00:34
19.11.07.
profile image
루니엘
정말 깊이있는 연기라 그 점에서도 놀랐습니다. 못다 이룬 꿈과 대비되는 현실의 나날들...
00:38
19.11.07.
profile image
허우 샤오시엔 감독님이 연기한 아룽이 볼때마다.. 조용필 가수님 닮으셔서 볼때마다 정겨운(?) 작품인것 같아요 ㅋ
00:40
19.11.07.
profile image
Hide

그러고 보니 젊은 시절 머리 좀 길던 용필이 형님 이미지도 있네요. 문득, 수첸역의 채금 배우를 보니 민해경 누님의 이미지도....

00:44
19.11.07.
profile image
텐더로인
네 ㅎㅎ 젊은 시절의 허우 샤오시엔 과 조용필 두분은 생김새가 비슷하세요 정말 ㅋ
그런가요 ㅋ 수첸이나 민해경 가수분의 헤어스타일이 그 당시 유행하던 핫한 스타일이긴한거 같아요 ㅋ
01:30
19.11.07.
profile image

'하나 그리고 둘' 너무 좋았어서 극장에서 2번 보고 dvd까지 소장중인데 이 글 읽으니 더 기대됩니다. 거기에 감독이 아닌 배우 허우샤오시엔 연기가 엄청 궁금하네요.ㅎㅎ

00:41
19.11.07.
profile image
김갱

솔직히 말씀드리면...<하나 그리고 둘>도 매우 훌륭한 작품이지만 저는 지금 이 작품에 더 마음이 가는군요.

00:45
19.11.07.
profile image
텐더로인
와..그 정도라니 궁금해 죽겠네요.ㅠ 이번주 주말에 당장 봐야겠어요.
13:52
19.11.07.
profile image
알모도바르
연기까지 잘하시다니.. 이제보니 사기캐셨군요.ㅋㅋ
13:53
19.11.07.
profile image
opeter
인테리어와 도시 풍경, 촬영의 모던함을 보면 '아...이게 1985년 작품이 맞나?' 라는 의구심을 계속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00:46
19.11.07.

80년대 영화가 이렇게 세련될 수 있다니 정말 놀랐습니다. 촬영, 패션, 타이베이의 야경, 캐릭터들까지 시대를 앞서갔더라고요.
무엇보다 이 영화 보니깐 대만 여행 가고 싶어졌어요😭😭

 

개봉하는 것마다 다 마음에 들어서 남은 영화들도 계속 개봉해줬음 좋겠네요.

00:46
19.11.07.
profile image
알모도바르
영화가 이렇게 모던하다니....생각하며 마음속으로 몇번 탄성을 질렀습니다. 어떤 초월성마저 느꼈습니다. 지금봐도 위화감이 없어요.
00:48
19.11.07.
이번 주 개봉 영화 중 보려고 체크 해놓은 것 중에 갈 수 있는 관이 제일 적어서
제일 먼저 봐야겠구나 했어요.
볼거였지만 더욱 뽐뿌 넣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포스터 맘에 들었는데 영화 안에서도 의미 있다니 더욱 좋아지네요.
00:48
19.11.07.
profile image
milktea
뽐뿌를 훅훅 넣어드렸다면....제 소임은 달성되었습니다ㅎ
00:49
19.11.07.
profile image
같은 날 같은 장소에 계셨었네요. 에드워드 양 추모를 할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에드워드 양은 영화 사상 안토니오니와 함께 도시 경관을 잡아내는 능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라고 봐요. 후반부 오토바이 질주신이 굉장하다고 생각해요. 초반보다는 후반이 훨씬 좋더라구요.
23:23
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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