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리우드] 제8회 인도영화제 부산 상영 일정 및 추천작 소개
지난 10월 20일 일요일을 마지막으로 제8회 인도영화제 서울 상영은 막을 내렸고 이제 오는 25일부터는 부산 지역 상영이 시작됩니다.
상영작은 개막작 춤바크를 시작으로 페란부, 랏차시, 하누만 vs. 마히라바나, 우마 다섯 편의 영화와 얼마전에 개봉되었던 블라인드 멜로디가 라인업에 들어와 함께 상영됩니다.
일정은 빡빡한 대신에 주말에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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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영은 제대로 챙기지 못했지만 그래도 좋은 영화를 한 편 보게 되어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개막작으로 상영되는 《춤바크》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는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에 상영되었던 《추스킷》이라는 영화와 혼동했습니다. 그 영화는 다리가 불편한 소녀가 학교에 가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뭄바이에서 돈 좀 벌겠다고 상경한 한 소년이 등장하길래 그 오빠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아니더라고요 ㅎㅎ
《춤바크》를 홍보중인 배우 악쉐이 쿠마르
영화사가 Cape of Good Films입니다. 발리우드의 톱스타 악쉐이 쿠마르 계열의 회사인데 안 그래도 영화 오프닝에 '악쉐이 쿠마르 제공'이 뜹니다. 포브스가 선정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벌어들이는 연예인 50인 중 한 명인 악쉐이는 인도영화계에서 오락영화 전문 배우에서 최근에는 《패드맨》 같은 작품으로 소셜테인한 작품을 제작하거나 직접 출연하는데 이 영화 역시 그런 행보의 연장선상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작품에서는 악쉐이가 카메오로 출연한다든지 하지는 않습니다.
영화는 1.5 Crores, 우리 돈으로 2억 5천만원도 되지 않는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영화로 유명한 배우는 나오지 않습니다. 출연진 중에 가장 이름있는 사람이 정신 지체 장애인인 프라사나 역을 맡은 스와난드 키르키레인데 이 사람은 원래 배우가 아닙니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영화 《세 얼간이》의 '알 이즈 웰' 같은 가사를 쓴 작사가인데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용 드라마 등에 출연하면서 연기에 재능을 보인듯 합니다. 스와난드는 이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로 내셔널 어워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플롯은 단순하지만 구조는 생각보다 복잡한 영화입니다. 고향에 새로 생기는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장사를 하기 위해 모은 돈을 한 푼 두 푼 계약자에게 보내던 발루는 돈을 불려준다는 투자자의 말에 속아 모은 돈을 몽땅 날립니다. 불량한 인생선배에게 '비즈니스'라는 명목으로 가짜 복권 당첨 안내를 하는데 정신지체 장애인인 프라사나가 걸려들면서 일이 시작됩니다.
영화에는 절도, 투자사기, 전화사기, 고리대금과 장기밀매, 계약위반 등등 직-간접적으로 밑바닥 인생들이 저지르거나 혹은 겪을 각종 범죄들이 등장하는데 이것들이 10대 소년의 성장극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사실 이런 것들을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편하겠지만 그렇게 영화 속 인물과 관객이 소격된 상태로만 놓일 순 없는 것은 어쩌면 우리도 이런 상황에선 주인공 발루와 다를 바 없이 행동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블라인드 멜로디》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범죄영화라는 장르는 관객들의 비뚤어진 욕망을 거울처럼 바라보게 해서 반대로 인간의 도덕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특히나 뭄바이 한복판에서 하드보일드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약자의 위치에 놓인 사람과 공생과 연대를 하기 보다는 각자도생 시대의 구성원이 되어 오히려 그들을 이용하고 등쳐먹게 되는 것이죠. 이런 모습을 영화속 인물이 대신 보여줌으로서 인간성 회복으로의 길을 비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수익성과는 거리가 먼 영화라 정식 개봉은 힘들고 이번 인도영화제를 통해서만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봐서 손해봤다는 생각은 안 드실 겁니다.
raSpberRy
추천인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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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배경이기도 하니 '발리우드'라 불리는 곳의 씁쓸한 이면이 있지 않겠습니까...
화면 내리면서 찬찬히 글을 읽다가 저의 인영 본진께서 등장하셔서 깜짝 놀랐어요+0+
[블라인드 멜로디] 상영 전 영화사 소개 영상에서 [OMG]와 [Special 26] 잠깐 (작게) 보여준 것도 그렇고, 본진이라는 존재는 정말 언제 어디에서 봐도 짜릿합니다
플롯은 단순하지만 구조를 다층적으로 쌓아서 영화적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연출이 좋네요*
영화제 영화들 거의 다봤는데 가장 만족했던 작품이었습니다!!!
연기가 특히나 놀라웠었는데 전문 연기자가 아니고 작가님이셨군요?
페란부 정말 강력추천하고, 우마도 좋습니다.:)
페란부는 정말 작품성과 영상미, 음악까지 두루 잡은 작품이니 꼭 보시길 추천드려요.
알 이즈 웰 작사가군요.^^
암울한 대도시 모습 보여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