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나내나> 언론 시사회 후기입니다.
지난 목요일에 익무의 은혜로 <니나내나> 시사회 잘 다녀왔습니다.^^
후기는 처음으로 쓰는거라 너무 내용도 뒤죽박죽이라 우선 죄송합니다.
<니나내나>는 자극적이거나, 하나의 큰 임펙트를 주는 사건이 있다거나 한명의 캐릭터에 초점이 맞춰져서 진행이 되는 것이 아니라.
미정-경환-재윤 세 남매와 주변 인물들에게 시선이 골고루 분배되었지만 그 과정이 산만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세 남매의 여정을 무던하고 잔잔하게 그려냈지만 지루하다는 인상을 주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결말로 달려가는 과정도 억지 감정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 보는 관객들의 호흡에 따라서 여러가지의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작품이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에서 좋았던 점은 영화속에서만 있을 것 같은 가족의 이야기가 아닌, 내 가족 또는 지금 내 주변에 얼마든지 있을 것 같은 가족구성원들의 이야기였다는 것이었는데요.
화목해보이는 가정이라고 하더라도 그 내부안에서도 여러가지 갈등이 있을 수도 있고,
가족이지만 오히려 남보다도 더 불편한 사이가 되어 다투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가족이 있다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고 나온 뒤 왠지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들에게 연락도 해보고 싶어지고,
영화속 삼남매와 둘러 앉아 "우리 집은 이랬는데 말이지~ 니네 집은 양반이야~" 이런식으로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할까요.
아마도 이런 친근한 느낌을 받은 것은 배우들의 연기호흡이 좋아서 였을 것 같은데요.
특히 영화속에서 단연 눈에 띄었던 건 미정 역의 장혜진 배우의 연기였습니다.
이미 <우리들>과 <기생충>에서 어머니 연기를 선보였던지라 비슷한 느낌의 연기를 보여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니나내나>속의 미정은 또 그들과는 다른 느낌의 어머니 그리고 우리의 맏언니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품속에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미정의 모습을 보면서 작품의 결도 같이 달라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미정의 친근함과 반대로 뾰족뾰족 날이 선듯한 예민한 재윤을 연기한 이가섭 배우의 모습도 인상깊었습니다.
<폭력의 씨앗>속의 서늘함과 <도어락>과 <노량진>에서 만난 광기어린 모습과는 다른
조금은 위태위태하면서도 속은 다정한 재윤으로서의 옷을 잘 입은 느낌.
연기력이 뛰어난 장혜진-태인호 배우님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고 자기 연기를 보여준 느낌이라 앞으로의 연기들이 기대되더라구요.
그리고 극속에서 안정적인 느낌으로 다른 배우들을 받쳐주는 듯한 태인호 배우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둘째 경환역의 태인호 배우는 모든 배우들과 붙을때마다 묘한 안정감을 주는 케미 제조기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특히 배우자의 이상희 배우와 함께 등장하는 씬에서는 친근함과 편안함을 주었고, 더 많이 등장했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주연배우들 뿐만 아니라 경환의 배우자 상희 역의 이상희 배우이나 미정의 딸인 규림역을 맡은 김진영 배우.
어머니의 불륜상대였던 김종구 배우님 등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안정적인 느낌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성장한 이효제 배우님의 모습 반갑더라구요.상대역인 김푸름 배우와의 케미도 좋아서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독립영화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태경, 우지현, 박강섭 배우의 깜짝 등장도 반가웠구요.
지난 가을에 촬영되서인지 영화 내내 가을 느낌이 가득해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원작인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읽고 가서 이해가 좀 더 빨라지기도 했던 것 같은데.
꼭 원작을 읽고 가지 않아도 무난하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서 편하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언론시사회에서도 느꼈지만 배우들이 촬영장에서 매우 즐겁게 촬영한 느낌을 받았고,
그 촬영장의 분위기가 영화속에 그대로 전해진 느낌이라 편하게 볼 수 있었던 작품이어서 인지.
올 가을 가족들과 함께 보러가시기에 좋은 작품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