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아이] 익무 시사 후기(스포)
우선, 저는 '비'를 좋아하진 않습니다.
개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비가 오는 것이 아름다워보이진 않았습니다.
비오면,
몸이 젖으니까 찝찝하고, 시야도 가려져 판단력이 흐려지고,
안에 있다고 해도 비구름때문에 흐릿하고 우중충한 바깥배경이 하루 컨디션을 좋게 하진 않았습니다.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은 같은 스토리라 할지라도 표현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아무리 실사와 같이 똑같이 애니메이션을 그려도 결국 실사와 같지 않은, 감독이 상상이 가미된 '가공된 실사'이니까요.
그러기에, 사물뿐만아니라 인물에서도 표정하나하나, 몸체하나하나가 리얼같지만 리얼하지 않은 상상력을 가져오게 합니다.
한 예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최근 실사로 영화화되어 개봉했었지만, 제가 본 대부분의 감상평은 원작과의 거리감을 많이 느꼈다는 것이 많았었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 주는 인물의 감정 표현이 실사같지만 실사같지 않은 오버된 액션으로 장면을 더욱더 풍부하게 만들기에 절대로 실사 배우가 이를 따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서두부터 뜬끔없었으나, '날씨의 아이'로 돌아와서 보면 정말 실사같은 배경 및 원화가 끝내줍니다. 도쿄의 거리, 건물, 교통수단 등등 모든 사물이 사진에서 보듯 거의 이질감이 없었으니까요. 이전 과거 에니메이션에서는 도시 전체를 이렇게 세밀하게 표현하진 못하고, 특정 건물들, 랜드마크들만 부각되어 디테일하게 표현하여 그 나름의 퀄리티를 보여줬다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원화 작화 수준은 정말 비교가 안될 정도로 디테일합니다.
영화 전체를 보면서도 내용보다도 작화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몰랐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디테일한 배경에서 이 영화의 주 사물인 '비'는 제가 경험했던 '비'와 는 전혀 다르게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빗방울 하나하나가 '물고기'가 되어 첨벙첨벙 화면에서 춤을 추고 가미된 색이 입혀 더욱더 빛났습니다. 비가 빛난다라... 아이러니 하지만, 참 고운 색감의 '비'였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비'가 내리는 중심 도시 '도쿄'안에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리얼하게 그릴 수 있을까요? 예상대로, 초반 장면에서 도시의 '삭막함'을 '비'와 어지러운 '간판'들, 더 나아가 '총'으로서 표현하지만, 그 '삭막함'은 그렇게 동화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boy meets girl' 스토리로 진행되며, 감독의 전작 '너의 이름은' 처럼 아기자기 한 인물 작화속에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두 주인공인 '호다카' 와 '히나'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이 로맨틱 드라마에 맞게 적절히 서로 얽히고 이해하고 사랑하고 합니다. 솔직히 전체적인 내용은 그리 특이한 것이 없이 무난했다고 생각합니다. '맑음 소녀'라는 것이 전작의 '몸 바꾸기' 처럼 영화의 독특한 소재가 되나, 주된 내용은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에, 전작보다는 '맑음 소녀'의 능력이 그렇게 많이 부각되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의 흐름을 좋다고 봅니다. 만약, '맑음 소녀'의 능력으로 인한 다른 주변인의 서브 스토리가 길어지면, 정리가 안될 것 같으니까요.
좀 욕심을 낸다면 똑같은 작화수준에 13부작 으로 드라마화 했으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맑음 소녀'의 아름다운 '비'가 내리는 '삭막한' 도쿄에서 '태양'을 찾는 소시민들의 '꿈'을 찾아 주는 (이럼 마법소녀물이 되나요? 하하) 그러면서 남주인공과의 사랑이 더욱더 애틋하게 커져가는 그리고 클라이 막스로 주인공들에 대한 사건 및 그 해결로 가는... 뭐 이정도면 옴니버스 형식으로 한 20부작 이상도 괜찮을 것 같을텐데요.
즉, 소재만 뺀다면 젊은 층이 좋아할만한 트랜디 판타지 러브 드라마같다고 보이는 겁니다. 거기에 화려한 수준의 작화로 이쁘게 포장되어 그 달콤함은 눈을 딴 곳으로 돌릴 수 없게 합니다.
또한, 전작과 유사하게 중간중간 곡 삽입을 통해, 영화 속 시간 조절 및 인물간의 감정 표현을 대신하는데, 약간은 과하게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영상에 알맞는 곡으로서 듣기에 거북함은 없지만, 이 또한, 위에 언급한 트랜디 드라마 처럼 성향이 안맞는 사람에겐 약간은 거북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익무 시사는 코엑스 MX 관이였지만, 삽입곡에 대한 음향세기가 그리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더 좋다고 볼수있은 것이 '날씨의 아이'는 뮤지컬 영화가 아니기에 삽입곡 음향 수준에 그리 집중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습니다.
IMDb 로 확인해 보니 돌비 아트모스도 아니기에 꼭 MX 관을 고집하지 않아도 될것 같습니다. MX관 보다는 IMAX 리마스터링이 되었기에 좀 더 화면이 큰 관에서 화려한 작화를 보는 것이 더 좋을 듯합니다.
전체적으로 '신카이 마코토' 장르의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이였습니다. 다시 기회가 된다면 (만약 IMAX 관에서 상영한다면 더욱 더) 다시 화면하나하나 곱씹으면서 '달콤한' 사랑이야기를 호로록 마시고 싶습니다.
언제나 좋은 작품을 접하게 해주신 익무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추천인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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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사랑 이야기로 바뀐게
너무 좋습니다 ㅠㅠ